原注
【臣按】 詞賦와 같은 작은 기예를 揚雄은 벌레를 조각하고 篆刻을 하는 것에 비겼습니다.
사내대장부조차도 사부를 짓는 것을 부끄러워하는데, 하물며 임금은 어떻겠습니까.
賦도 오히려 쓸모가 없는데, 하물며 鳥篆을 쓰는 말단 기예는 어떻겠습니까.
靈帝가 명색은 학문을 좋아한다 하였으나 취한 행동은 도리어 이러하였습니다.
임금은 가볍게 좋아하는 것을 두어서는 안 되니, 좋아하는 것이 한번 드러나면 아랫사람들 가운데 반드시 그 의향을 엿보는 자가 생깁니다.
그러므로 비록 문장과 부를 짓고 鳥篆을 쓰는 것이지만 소인배가 奇貨로 삼아 출세하는 발판이 되니, 하물며 다른 것은 어떻겠습니까.
오로지 經學에 마음을 두어 담박하게 욕심을 적게 했다면 간사한 자들이 틈을 엿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영제는 우매하고 무도한 임금이므로 논할 만한 가치가 없으나, 다만 그를 후세의 거울로 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