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9-11-나(안按)
[신안臣按] 이임보李林甫가 현종의 뜻을 잘 엿보았던 것은 바로 석현石顯이 군주의 속마음을 살피는 데 능했던 것과 같고, 군주의 사욕을 잘 조종했던 것은 바로 조고趙高가 진 이세秦 二世에게 뜻하시는 대로 즐거움을 맘껏 누리라고 권했던 것과 같고,
군주의 가까이에서 모시는 사람들에게 뇌물을 준 것은 바로 한착寒浞이 궁인들에게 아첨하고 왕망王莽이 태후 측근의 장어長御를 섬겼던 것과 같습니다. 옛날에 간신은 제각각 그중 한 가지에 뛰어났는데 이임보는 이를 겸비하였으니 이는 석현石顯‧조고趙高‧한착寒浞‧왕망王莽을 합하여 한 사람으로 만든 것입니다.
당唐나라가 이로 말미암아 거의 망할 뻔했습니다. 그 근원을 따져보면 명황明皇의 마음이 먼저 흔들렸기 때문에 이임보가 이를 틈타 파고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군주가 진실로 마음을 비워 사심을 없애고 마음을 맑게 해서 욕심을 적게 하여, 내외의 방비를 엄중히 하고 사사로운 청탁을 막아 금기한다면 비록 간신이 있더라도 어떻게 자신의 간사한 계책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예기》에 “왕이 도리에 알맞게 하시어 마음에 작위하는 바가 없어 지극히 중정中正한 도리를 지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오직 하나의 중정한 도리가 많은 사특함을 막을 수 있는 법이니 이것이 군주가 수약守約하는 방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