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5-7-나(안按)
[신안臣按] 동중서董仲舒가 《춘추春秋》의 학문으로 왕자王者는 덕에 맡기고 형벌만 중히 여기지 않는 뜻을 미루어 밝혔으니 훌륭하다고 할 만합니다.
하지만 양陽은 이것으로 만물을 낳고 음陰은 이것으로 만물을 이루니 그 공이 같습니다. 음은 비록 한겨울에 잠복하여 있지만 바로 조화의 근본이 되는 것이니,
대개 정貞이 아니면 원元이 될 수 없고 닫지 않으면 열릴 수 없습니다. 겨울에 잠복한 뒤에야 봄에 발육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음이 겨울에 머무는 것을 ‘텅 비어 작용하지 않는 곳에 쌓인다.’라고 하였으니 매우 옳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무제武帝가 즉위한 초기에는 호전적이고 결단력이 있었습니다.
동중서는 무제가 형벌에 맡기는 나쁜 점이 있으리라는 것을 미리 헤아려 알았기 때문에 천도天道를 들어 왕도王道를 밝힘으로써 살리기를 좋아하고 죽이기를 싫어하는 마음을 열어주었으니, 동중서의 말은 참으로 무제에 대한 따끔한 경계인 것입니다.
그 후에 장탕張湯과 조우趙禹의 무리가 임용되어 타인의 범죄를 알고도 고의로 묵인하는 것을 처벌하는 법이 시행되어 끝내 형벌에 맡김으로써 천하에 해독을 끼쳤으니, 동중서는 아마도 말을 듣고 사람의 시비是非와 선악善惡을 잘 알았던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