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5-8-나(안按)
[신안臣按]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것은 비록 사람의 본성이 본래 그러하지만, 도를 어겨서 구하는 칭찬과 완전하기를 추구하다가 받는 비방 또한 세상에 있기 때문에 세심히 살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광장匡章의 불효는 사람들이 모두 일컬었지만 맹자는 “이는 부자간에 책선責善이 지나쳤던 것일 뿐이지, 불효가 아니다.”라고 하였고,
중자仲子의 청렴은 또한 사람들이 모두 일컬었지만 맹자는 그가 형을 피하고 모친을 떠난 죄를 책망하여 “이것이 어찌 청렴한 것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으니, 시시비비의 대체는 본래 흑백처럼 명료합니다.
그러나 그중에 옳은 것 같지만 그릇되고 그릇된 것 같지만 옳은 것은 보통 사람이 쉽게 혼동하는 것입니다. 성현聖賢이 비슷하여 분간하기 어려운 것 중에서 실정을 궁구하지 않고 모호한 사이에서 실정을 고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 합당한 데 알맞게 할 수 있겠습니까.
임금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반드시 제 위왕齊 威王이 아대부阿大夫를 팽형烹刑에 처하고 즉묵대부卽墨大夫를 봉해준 것처럼 한 뒤에야 시비의 실정을 제대로 살핀 것이 되니,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비방과 칭찬으로 실상을 어지럽히지 않을 사람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