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정이程頤의 설에 이르기를 “보통 사람의 상정常情은 단속하면 곧 날로 법도에 나아가고 풀어놓으면 곧 날로 방탕함에 나아간다.”라고 하였습니다.
배우는 자도 오히려 그러한데 더구나 군주는 깊은 궁궐에 살면서 지극한 부귀를 누리니, 만약 엄숙함과 공경함으로 스스로를 잡아 지켜서 엄연하고 숙연하여 마치 신명을 대하듯 스승을 대하듯 하지 않는다면 방탕으로 흐르지 않을 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확고해짐’과 ‘구차해짐’은 마음과 뜻을 위주로 말한 것입니다. 엄숙하고 공경하면 뜻이 확립되어 날로 확고해지고, 안일하고 방자하면 뜻이 나태해져서 날로 구차해집니다.
확고해지면 의연히 덕을 진전시키고 업을 닦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겨서 천하의 선善을 할 수 없는 것이 없다고 보아 비록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나 또한 이에 미칠 것을 생각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구차해지면 세월을 보내는 것이 구차하고 안일하여 오직 놀고 즐기는 것만 알 뿐입니다.
조무趙武는 진晉나라의 경卿에 불과했지만 한번 구차한 마음을 가지자 나라를 위해 분투했던 노력이 마침내 이 때문에 성과를 보지 못했으니, 더구나 군주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신이 이 때문에 그 설을 미루어 부연해서 마음이 안일함과 방탕함에 빠진 자의 경계로 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