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8-7-나(안按)
[신안臣按] 예로부터 소인이 권력과 총애를 훔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군주의 뜻을 엿보아 이에 영합하는 법입니다.
이것은 군주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다르고 기뻐할지 노여워할지 자신할 수 없으니, 남몰래 살피고 추측하여 군주가 가리키는 뜻을 알지 않으면 군주의 환심을 사고 비위를 맞출 거리로 삼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설공薛公은 제齊나라 왕을 섬길 때 왕이 애희愛姬가 일곱 명이어서 누구를 부인夫人으로 세울 것인지 알 수 없자 7쌍의 귀고리를 바치되 그중 한 쌍을 아름답게 하고서 다음날 그 아름다운 귀고리가 있는 곳을 살펴서 왕에게 그 여자를 부인으로 세울 것을 청하였는데 왕이 설공의 말을 따랐습니다.
신불해申不害는 한 소후韓 昭侯의 재상으로 있으면서 소후가 일을 도모할 때 소후가 원하는 바를 알 수 없자 같은 반열에 있는 두 사람에게 먼저 그들의 계책을 진달하게 하여 소후가 기뻐하는 쪽을 가만히 살펴 말하니 소후가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간신이 군주를 섬길 때 군주의 뜻에 맞는 것이 많고 거슬리는 것이 적은 것은 그가 윗사람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엿보는 데 능했기 때문입니다. 석현石顯이 한 원제漢 元帝에게 신뢰를 받았던 것은 대체로 이 방법을 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