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3-6-나(按)
臣은 按 谷永此疏가 足以盡方士欺詭之情矣라 使武帝時에 有爲斯言者면 或可以開帝意之惑乎인저
然則永所謂天地之性‧萬物之情者는 何也오 曰 天地가 雖大하며 萬物이 雖多나 其所不能違者는 陰陽而已라
故春夏
가 不能常春夏而有秋冬焉
하며 旦晝
가 不能常旦晝而有
夜焉
하니 闔闢之循環
과 往來之更代
는 此
가 天地之性也
요
榮必易之以悴하며 盛必繼之以衰하며 有終則有始하며 有殺則有生者는 萬物之情也라
天地는 以體言이라 故曰性이요 萬物은 以用言이라 故曰情이니
人在天地間
이 是亦一物耳
어늘 而爲神
之學者則曰吾能長生而不死
라하나니 有是理乎
아
曰 吾聞宓
‧神農
은 하시고 黃帝‧堯‧舜
은 殂落而死
하시고 文王
은 畢
注+畢, 地名, 文王所葬.이시고 孔子魯城之北
注+孔子葬處.이시니 獨子
는 愛其死乎
아
非人之所及也로다하니 合永與雄之說則知長生之爲虛誕也가 明矣而後來者가 猶甘心而不悟하나니 哀哉로소이다
原注
13-6-나(按)
[臣按] 谷永의 이 상소가 족히 方士가 속이는 정상을 남김없이 밝혔습니다. 만일 武帝의 시대에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쩌면 의혹된 무제의 마음을 계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곡영이 이른바 天地의 본성과 萬物의 실상이라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天地가 비록 크고 萬物이 비록 많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길 수 없는 것은 陰陽뿐입니다.
그러므로 봄과 여름이 항구하게 봄과 여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가을과 겨울이 있으며, 아침과 낮이 항구하게 아침과 낮을 이어가지 못하고 저녁과 밤이 있으니 闔闢의 순환과 往來의 교체가 天地의 性이고,
꽃이 피면 반드시 시듦으로 뒤바뀌며 왕성하면 반드시 쇠락함이 뒤이으며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으며 죽임이 있으면 낳음이 있는 것은 萬物의 情입니다.
天地는 본체로 말하기 때문에 ‘性’이라고 하고, 萬物은 작용으로 말하기 때문에 ‘情’이라고 합니다.
천지 사이에 있는 사람이 이 또한 한 물건일 뿐인데, 신선에 관해 연구하는 학술을 하는 자들이 나는 장생불사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에 대한 揚雄의 說이 옳습니다. 어떤 이가 묻기를 “사람들이 말하는 신선이란 것이 있는가?”라고 하자,
양웅이 대답하기를 “내가 들으니 宓羲와 神農은 죽었고[歿] 黃帝와 堯임금과 舜임금은 수명을 다하여 죽었으며[殂落而死] 文王은 畢에
注+‘畢’은 地名이니, 文王이 묻힌 곳이다. 묻혔고 孔子는 魯城의 북편에
注+孔子가 묻힌 곳이다. 묻혔으니 유독 그대가 자신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는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으니, 곡영과 양웅의 설을 합쳐보면 불로장생이 근거 없는 거짓임을 알 것이 분명한데도, 후세 사람들이 오히려 마음에 흔쾌히 받아들이고 깨닫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