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0-15-나2(안按)
[신안臣按] 범조우范祖禹의 논의가 훌륭합니다. 그러나 구사량仇士良이 말한 “뜻한 바를 달성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은 옳지 않습니다.
무릇 군주가 덕을 닦고 학문을 강마하면 천하가 안정되어서 곤충과 초목도 모두 제자리를 얻는데, 하물며 좌우의 신하들이 제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군주가 덕을 닦지 않고 학문을 강마하지 않으면 천하가 어지러워져서 곤충과 초목도 모두 제자리를 잃는데, 하물며 좌우의 신하들이 제자리를 얻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原注
그러므로
진秦나라가 위태해지자
이사李斯와
조고趙高가 죽임을 당하였고,
한漢나라 왕업이 무너지자
장양張讓과
조충趙忠이
注+조충趙忠과 장양張讓이다. 주살되었던 것입니다.
구사량仇士良은 소인이었기 때문에 권세를 훔치고 총애를 굳건히 하는 것을 영화로 여길 줄만 알았지, 나라가 망하면 권세와 총애도 마찬가지로 자연히 보전될 이치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구사량이 다섯 황제의 조정에서 권력을 전횡하여 그 자신은 비록 요행히 화를 면했지만 집안이 망하는 재앙이 끝내 그가 죽은 뒤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어찌 마존량馬存亮의 무리와 같이 권세를 탐하지 않고 총애를 과도하게 바라지 않아 자신을 보전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구사량의 말은 예로부터 간신이 말하지 않았던 것이니, 군주가 이를 한 부 써서 자리 곁에 두고 반드시 유생을 가까이하고 반드시 경사經史를 가까이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사치가 현혹시킬 수 없을 것이며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들이 총명을 가리지 못할 것이니, 그렇지 않으면 구사량과 같은 무리에게 우롱당하지 않는 경우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