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0-8-나(按)
[臣按] 옛날 융성한 시대에 明君과 良臣이 모여 ‘都’나 ‘兪’라고만 하지 않고 ‘吁’나 ‘咈’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都’나 ‘兪’라고 한 것은 옳다고 한 것을 이른 것이고, ‘吁’나 ‘咈’이라고 한 것은 그르다고 여긴 것을 말한 것입니다.
옳다 그르다 하면서 군신간에 서로 타협을 이루어나갔기 때문에 唐虞의 치세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衛나라 임금이 政事에 대하여 말할 때 스스로 옳다고 여겼는데도 신하들이 맞춰주어 마치 같은 입에서 나온 듯하였으니, 혼란과 멸망을 초래한 이유입니다.
후대의 임금들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대부분 남들이 자신과 의견이 다른 것을 싫어하여, “이는 내 일을 가로막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그르다고 하는 것으로 옳다고 여기는 것을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자신의 일을 완성해주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가로막는다고 하겠습니까.
오로지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에서 헤아리고 가늠하는 것을 마치 국에 간을 맞추듯이 해서 입에 맞게만 하면 되니, 그렇다면 그 다른 것은 바로 같게 되는 것이며, 그 거스르는 것은 바로 순응하는 게 됩니다.
아, 임금이 안자의 말에 대해 깊이 음미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