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使其明於此義而以修身爲本則固視明聽聰而不可欺以賢否矣요 能以尊賢爲先則所置以爲大臣者가 必不雜以如是之人矣요
豈有知其能爲姦以敗國하고 顧猶置之大臣之位하여 使之姑以奉行文書爲職業하고 而又恃小臣之察하여 以防之哉리오
夫勞於
賢而逸於得人
하며 任則不疑而疑則不任
은 此
가 古之聖君賢相
의 所以誠意交孚
하여 兩盡其道而有以共成正大光明之業也
라
如其不然이면 將恐上之所以猜防畏備者가 愈密而其爲眩이 愈甚하고 下之所以欺罔蒙蔽者가 愈巧而其爲害가 愈深이니
不幸而臣之姦이 遂則其禍가 固有不可勝言者요 幸而主之威가 勝則夫所謂偏聽獨任‧御下蔽上之姦이 將不在於大臣而在於左右라
原注
“아홉 가지 주요 원칙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그 내면을 전일하게 하지 않으면 그 외면을 제어할 수 없고, 그 외면을 가지런하게 하지 않으면 그 내면을 함양할 수 없으며, 고요할 때 마음을 보존하지 않으면 그 근본을 확립할 수 없고, 동할 때 살피지 않으면 그 사욕을 이길 수 없다.
그러므로 齋戒하고 깨끗이 하며 의복을 성대하게 입고서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으면 내면과 외면이 서로 함양되어 동할 때와 고요할 때가 어긋나지 않게 되니, 자신을 수양하는 요체가 되는 까닭이다.
참소와 간사함을 믿으면 賢人을 믿고 맡기는 것이 전일하지 않게 되고 재화와 여색을 쫓으면 현인을 좋아하는 것이 독실하지 않게 되니, 賈捐之가 이른바 ‘후궁이 여색으로 가득하면 현자가 은거하고, 아첨하는 사람이 권력을 휘두르면 간쟁하는 신하가 입을 다문다.’라는 것이다.
대체로 저울질하는 형세가 한쪽이 무거우면 다른 한쪽이 가벼워지는 것은 이치가 본래 그러한 것이다.
그러므로 참소를 물리치고 여색을 멀리하며 재화를 천히 여겨서 덕을 한결같이 귀하게 여기는 것이 현인을 권면하는 방도가 되는 까닭이다.
原注
친히 여긴다면 그가 귀해지기를 바라고, 사랑한다면 그가 부유해지기를 바란다.
형제와 인척들이 서로 멀리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므로 지위를 높여주고 녹을 많이 주며 그 好惡를 같이하는 것이 친족을 친히 함을 권면하는 방도가 되는 까닭이다.
대신이 세세한 일을 직접 하지 않으면 道로써 임금을 섬기는 자가 스스로 직분을 다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관속을 많이 두어 부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대신을 권면하는 방도가 되는 것이다.
그 정성을 다하고 그 개인적인 형편을 돌보아주면, 선비는 위로 부모를 섬기고 아래로 처자를 부양할 걱정이 없게 되어 즐겁게 직무에 달려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忠信으로 대하고 녹을 많이 주는 것이 선비를 권면하는 방도가 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편안하고자 하지 않음이 없으며 또한 부유하고자 하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철에 따라 부리고 조세를 적게 거두는 것이 백성들을 권면하는 방도가 되는 것이다.
原注
날마다 살펴보고 달마다 시험하여 그 능력을 헤아리고 녹봉을 일에 걸맞게 하여 그 노고를 보상하면, 법도를 믿지 않고 음험한 기교를 부리는 자들이 용납될 바가 없을 것이니, 게으른 자는 힘쓰고 능한 자는 권면될 것이다.
가는 이를 위해 符節을 주어 그 가는 것을 전송하고 오는 이를 재물로 우대하여 그 오는 것을 맞이하며, 능력에 따라 소임을 주어 그 잘하는 이를 가상히 여기고, 그가 원치 않는 일을 강제하지 않음으로써 그 잘하지 못하는 이를 긍휼히 여긴다면 천하의 나그네들이 모두 기뻐하여 그 길로 나오기를 원할 것이다.
제사 지내줄 후손의 나라가 없는 경우에는 대를 이어주고
注+예를 들면 周 武王이 夏나라와 商나라의 후사를 세워준 경우이다. , 이미 멸망한 나라는 다시 봉해주며
注+예를 들면 齊 桓公이 衛나라를 봉해준 경우이다., 어지러운 나라를 안정시켜 상하가 서로 편안하게 하고 위태로운 나라를 붙들어주어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서로 돌보게 하며, 朝會와 聘問은 일정한 시기를 두어 그 힘을 수고롭게 하지 않도록 하고 공물과 하사는 법도를 두어 그 재정이 고갈되지 않게 한다면 천하의 제후들이 모두 그 힘을 다하여 왕실을 보호하고 배반하려는 마음이 없게 될 것이다.
原注
이 아홉 가지 주요 원칙은 그 일이 같지 않다.
그러나 그 실제를 총괄해보면 단지 자신을 수양하고 현인을 존숭하고 친족을 친히 하는 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대신을 공경하는 것과 신하들을 자기 몸처럼 돌보는 것은 현인을 존숭하는 데 차등을 두는 것으로부터 미루어 나간 것이며,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것과 百工을 오게 하는 것과 먼 지역 사람을 어루만지는 것과 제후들을 그리워하게 하는 것은 친족을 친히 하는 데 차등을 두는 것으로부터 미루어 나간 것이다.
현인을 존숭하고 친족을 친히 하는 방법에 이르러서는, 또한 자신을 수양함이 지극한 연후에 각각 그 이치에 합당하여 어그러진 바가 없게 될 뿐이라고 하겠다.”
原注
“친족을 친히 하면서도 일을 맡긴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입니까?”
“이것이 친족을 친히 하는 것과 현자를 존숭하는 것이 병행되면서도 서로 어긋나지 않게 하는 방도이다.
만약 친족을 친히 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賢否를 따지지도 않고 가벼이 일을 맡겼다가 불행하게도 그 일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때 그를 治罪하면 은혜를 손상하게 되고 치죄하지 않으면 법을 무너뜨리게 된다.
이 때문에 부유하게 하고 귀하게 하고 친히 하고 후하게 하면서도 일을 맡긴다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바로 그들을 친히 하면서도 온전히 보전하는 방법이다.
만약 친척으로서 현명하다면 당연히 대신의 지위에 두어 그를 존숭하고 공경해야 할 것이니, 어찌 단지 부유하게 하고 귀하게 만들어주는 데에서 그치겠는가.
管叔과 蔡叔에게 商나라를 감독하게 하여 周公이 허물이 있게 됨을 면치 못하였고, 그들의 죄를 물어 죽인 이후에는 오직 康叔과 聃季만이 함께 왕실을 보좌하였을 뿐, 五叔은 봉토만 있고 관직이 없었던 사례에서 살펴보면, 聖人의 의도를 또한 알 수 있다.”
原注
“대신에게 믿고 맡기면 임금과 대신을 이간질할 수 없으므로 임금이 일에 임하여 현혹되지 않으니,
만약 대신이 현명하다면 괜찮겠지만 간혹 불행히도 趙高‧朱异‧虞世基‧李林甫와 같은 무리가 있다면, 鄒陽이 이른바 ‘한쪽의 말만 들으면 간사함이 생겨나고 한 사람에게 권력을 맡기면 난이 이루어지게 된다.’라고 한 경우와,
范睢가 이른바 ‘덕이 있는 사람을 시기하고 재능 있는 사람을 미워하며 아랫사람을 통제하고 윗사람을 가려서 자기 사욕을 채우는데도 임금이 깨닫지 못한다.’라고 한 경우를 또한 어찌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原注
그 임금들이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바로 아홉 가지 주요 원칙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여서 그런 것일 뿐이다.
만약 임금이 이 의미를 분명히 알아서 자신을 수양하는 일로 근본을 삼았다면 참으로 보고 듣는 것이 밝아서 간신들이 賢否를 가지고 속일 수 없었을 것이며, 현자를 존숭하는 것을 급선무로 삼을 수 있었다면 대신으로 삼은 자들 중에 틀림없이 이러한 사람들이 섞여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히 혹 잘못 섞여 들어갔다 하더라도 또한 빨리 적임자를 찾아서 바꿀 뿐이다.
어떻게 그가 간악한 짓을 하여 나라를 망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오히려 대신의 자리에 두어 고식적으로 문서를 봉행하는 것을 업무로 삼게 하고는, 또 소신들의 감찰에만 의지하여 이를 막겠는가.
현자를 구하는 데 애쓰고 인재를 얻으면 편안해지며, 맡기면 의심하지 않고 의심하면 맡기지 않는 것은 바로 옛날 聖君과 어진 宰相들이 성실한 생각으로 서로 믿어서 양쪽이 모두 자신의 도리를 다함으로써 함께 光明正大한 위업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인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아마도 위에서 시기해서 막고 두려워서 방비함이 치밀해질수록 그 현혹됨은 더욱 심해질 것이며, 아래에서 속이고 가리는 것이 교묘해질수록 그 해로움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불행히도 신하의 간사함이 이루어지면 그 화는 참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 다행히 임금의 위엄이 압도적이면 이른바 ‘한쪽의 말만 듣고 한 사람에게 권력을 맡기는 것’과 ‘아랫사람을 통제하고 윗사람을 가리는’ 간사한 일이 장차 大臣에게 있지 않고 近臣에게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국가의 재앙이 되는 것이 더욱 이루 말할 수 없게 될 것이니, 아, 위태롭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