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臣按】 이는 《孝經》의 “하늘을 섬기는 데 밝았고 땅을 섬기는 데 분명하였다.”라는 말의 뜻과 대략 같습니다.
先儒 張載가 〈西銘〉을 지어 부모를 섬기는 일을 가지고 하늘을 섬기는 도를 밝혔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이 나에게 이 이치를 부여해준 것은 지극한 善이 아닌 것이 없는데, 내가 그것을 어긴다면 바로 하늘의 불초한 자식이 되는 것이고,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서 사람의 본성을 다할 수 있다면 바로 하늘의 훌륭한 자식이 되는 것입니다.
吉凶과 禍福이 올 때에는 그 正命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늘이 나에게 복과 은택을 내리는 것은 나를 사사로이 사랑해서가 아닙니다.
善을 행할 밑천을 부여한 것은 바로 그 책임을 두텁게 하려는 것이니, 부모를 섬기는 데에 비유한다면 부모가 나를 사랑해주실 때 기뻐하고 그 은혜를 잊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하늘이 나를 근심하고 슬퍼하게 하는 것은 나에게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장차 마음을 어지럽게 하여 단련을 시킴으로써 그 부족한 능력을 키워주려는 것이니, 부모를 섬기는 데에 비유한다면 부모가 나를 미워하실 때 두려워하면서도 원망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原注
이러한 논리를 확대시키면 부모가 바로 하늘이고 하늘이 바로 부모이니, 이들을 섬기는 것이 어찌 둘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부모를 섬기기를 하늘처럼 하는 것은 효자의 일인데 孔子는 그러한 사람을 ‘仁人’이라고 하였으니, 대체로 효성이 지극하면 仁인 것입니다.
張載의 논리는 지극히 정밀하고 은미하니 신이 우선 이렇게 그 개략만 거론하였습니다.
그의 논지를 깊이 연구하고자 하신다면 그 글 전체를 익숙하게 반복하셔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