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6-9-나(안按)
[신안臣按] 헌종은 강명剛明하고 과단성이 있어 능히 충성스러운 계책을 따르고 뭇사람들의 의론에 현혹되지 않아 당나라를 중흥시키는 공을 세웠으니, 이 어찌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겠습니까.
채주蔡州를 평정한 공이 이루어지자 사치하는 마음이 마침내 타올랐으니, 이에 올바름과 간사함이 비로소 그 지위가 뒤바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정이와 황보박의 무리가 재정 관리에 능하여 헌종의 사치하는 비용을 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옛 글에 이르기를 “이익은 지혜를 어둡게 한다.”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배도의 당당한 충절을 정이와 황보박 무리의 하찮고 간사한 아첨에 비교해보았을 때 흑백을 분간하지 못하는 자라도 그 올바름과 사악함의 구분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천부적인 자질이 헌종과 같은 사람도 오히려 이익과 욕심으로 자신의 명철함이 가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임금은 마음을 바르게 하는 학문이 없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