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0-11-나(안按)
[신안臣按] 소식蘇軾이 일찍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사李斯는 몽염蒙恬이 자신의 권력을 빼앗을까 걱정되자 이세二世를 세워 진秦나라를 망하게 하였고, 노기盧杞는 당 덕종唐 德宗에게 이회광李懷光이 자신의 죄악을 열거할까 두렵자 덕종을 그르쳐 난이 재차 일어나도록 하였습니다.
그 마음은 본래 잃게 될 것을 걱정한 데서 생겨나 그 화가 마침내 나라를 잃는 데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신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회광이 천 리 길을 달려와 근왕勤王하여 능히 큰 난리를 평정하였는데도
마침내 천자를 한 번 알현하지도 못하였으니, 이것은 사리상 기필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덕종이 노기의 말에 현혹되어 입조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은 승기를 타고 적을 섬멸한다는 말로 덕종의 욕심에 맞추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회광이 충심忠心을 바꾸어서 반역하여 주차朱泚와 교통하니, 황제가 다시 촉도蜀道로 파천하는 일이 있게 되었습니다. 간사한 신하가 나라를 그르치는 것이 결국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으니, 덕종이 밝지 못한 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