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1-1-나(안按)
[신안臣按] 이때 10월 초하루에 일식이 있었으니 음陰은 강성하고 양陽은 미약하여 견책이 하늘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천둥번개가 치는 재이災異와 하천이 넘치고 산이 무너지는 변고가 생겼는데, 시인詩人이 그 까닭을 따져보니 참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사士와 대부大夫가 온 힘을 다하여 국사를 수행해서 감히 수고로움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죄도 잘못도 없는 사람이 뜻밖에 참소를 당하여 옳은 것과 그릇된 것이 뒤바뀌고 사특한 것과 올바른 것이 뒤섞였습니다.
이것이 하늘이 재이를 나타낸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재해가 내려진 것은 사람이 스스로 만든 것이니 어찌 하늘이 내린 것이겠습니까.
헐뜯는 말을 하는 소인이 앞에서는 수다를 떨며 즐거워하고 뒤에서는 미워하며 헐뜯으니, 이 시끄럽게 다투는 것을 주재한 자는 어찌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 사람은 누구이겠습니까? 앞 장에서 말한 황보皇父, 가백家伯, 중윤仲允, 번씨番氏, 추씨棸氏, 궐씨蹶氏, 우씨楀氏이니
이 일곱 사람은 모두 왕의 조정에서 경卿이고, 대부大夫이고, 사士인데 다투어 참소를 행하였고 게다가 요염한 부인이 금중禁中에 있으면서 그들의 주재자가 되어 여자와 소인이 안팎에서 함께 선동하니,
이것이 참소가 행해지고 군자가 억울한 일을 당한 이유입니다. ‘준답배증噂沓背憎(앞에서는 수다 떨다 뒤에서는 미워함)’은 네 글자일 뿐이지만 참소하는 사람의 정상에 대해 거의 다 그려냈으니 군주가 되뇌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