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0-9-나(안按)
[신안臣按] 간신이 국정을 전단할 때에는 반드시 사대부 중에 유순하고 말이 없으며 제어하기 쉬운 자를 찾아서 자신의 보좌관으로 만듭니다. 그런 뒤에 권력이 한결같이 자신에게서 나와 자신과 권력을 다투는 사람이 없게 됩니다.
곽광霍光이 양창楊敞을 등용했던 것과 이임보李林甫가 진희열陳希烈을 등용했던 것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저들은 인품이 평소 낮았으니 어찌 감히 조정의 높은 벼슬을 스스로 기약하였겠습니까.
그런데 하루아침에 권신權臣에 의해 발탁되어 이런 지위에 오르게 되었으니, 은혜에 감격하여 이에 보답할 생각을 하기에도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어찌 감히 권신과 다른 뜻을 두겠습니까.
노기가 관파를 등용했던 것은 그 뜻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근세에 채경蔡京‧진회秦檜‧한탁주韓侂冑의 무리가 마찬가지로 이 방법을 본떠서 썼기 때문에 나라의 권병權柄을 오랫동안 전단할 수 있었으니, 군주는 이를 살피지 않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