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臣按】 陳 後主와 隋 煬帝 두 임금은 글재주에 뛰어난 자들이라고 말하지만, 한 사람은 이로 인하여 군신간에 서로 무람없었고, 한 사람은 이로 인하여 군신간에 우위를 다투어 마침내 혼란과 멸망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제왕은 詞章에 있어서 모두 지으면 안 되는 것입니까?
하늘의 명을 삼가자고 했던 虞舜의 노래와 썩은 새끼줄로 여섯 마리 말을 모는 것처럼 무섭다던 大禹의 훈계와 成湯이 만든 官府의 형벌 제도는, 비록 글을 짓는 데 뜻을 둔 것은 아니었지만 그 글이 문채가 나서 천고에 찬란하게 빛나고 있으니, 이는 임금이 법으로 삼아야 할 바입니다.
漢 高祖의 〈大風歌〉에서 평안할 때에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았던 점은 그래도 영명한 임금의 遠慮를 볼 수 있고, 唐 太宗의 《金鏡書》에서 현인을 임용하고 불초한 이를 버린다고 한 것 역시 충분히 자손들에게 분명하게 보일 만합니다.
그래도 이것들은 모두 목적이 있어 지은 것이니, 역대 聖王들과 비교해보면 아마도 그 다음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문장을 조탁하고 얽어서 文士들과 사소한 우위를 다투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니, 하물며 음란하고 비루함에 있어 陳 後主‧隋 煬帝와 같은 임금은 어떻겠습니까.
신이 이 때문에 여기에 수록하여 임금으로서 글재주에 탐닉하는 이의 경계로 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