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나5(按) [臣按] 천지의 化育을 돕고 천지와 더불어 셋이 되는 것은 바로 지극한 성실함을 지극히 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그 근본은 자신의 본성을 다한 것뿐이니, 바로 이 점이 聖人의 경지를 배워서 이를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 다음 단계의 ‘발현된 한쪽의 善한 단서를 미루어 넓혀나가 지극히 하는 것[致曲]’은 바로 학문하는 일입니다. 신은 ‘曲’은 曲禮의 曲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聖人은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편안히 행하는 분이기 때문에 굳이 발현된 한쪽의 善한 단서를 미루어 넓혀나가 지극히 할 필요도 없이 절로 자신의 본성을 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大賢부터 그 이하의 단계에서는 반드시 작고 세세한 부분에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앞 장의 ‘博學(폭넓게 배우는 것)’, ‘審問(세심히 따져 묻는 것)’, ‘愼思(신중하게 고찰하는 것)’, ‘明辨(명확하게 변별하는 것)’, ‘篤行(독실하게 행하는 것)’의 뜻입니다. 禮가 아니면 하지 않는 顔子의 네 가지 일과 날마다 자신을 돌아본 曾子의 세 가지 일이 모두 致曲의 일입니다.
역주
역주1曲禮 :
禮의 세세한 의절을 이른다. 《禮記》 〈禮器〉에 “禮는 큰 것이 있고 작은 것이 있으며, 그 뜻이 명백한 것이 있고 은미한 것이 있다. 큰 禮는 축소할 수 없고 작은 禮는 확대할 수 없으며, 명백한 것은 가릴 수 없고 은미한 것은 드러낼 수 없다. 經禮는 3백 가지이고 曲禮는 3천 가지이지만 그 이치는 하나이다.[禮有大 有小 有顯 有微 大者不可損 小者不可益 顯者不可揜 微者不可大也 故經禮三百 曲禮三千 其致一也]”라는 내용이 보이는데, 鄭玄의 注에 따르면, 經禮는 360개의 관직으로 이루어진 《周禮》를 가리키며, 曲禮는 《儀禮》를 가리킨다. 그러나 《中庸》에 “經禮인 禮儀가 3백 가지이고 曲禮인 威儀가 3천 가지이다.[禮儀三百 威儀三千]”라는 구절로 미루어보면 經禮와 曲禮를 《周禮》와 《儀禮》로 해석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經禮는 禮의 大綱으로, 曲禮는 禮의 細目으로 해석한다.
역주5顔子之四勿 :
《論語》 〈顔淵〉 제1장에 克己復禮의 조목에 대한 顔淵의 물음에, 공자가 “禮에 맞는 것이 아니면 보지 말며, 예에 맞는 것이 아니면 듣지 말며, 예에 맞는 것이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에 맞는 것이 아니면 動하지 말아야 한다.[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라고 대답한 내용이 보인다. 11-3-가 참조.
역주6曾子之三省 :
《論語》 〈學而〉 제4장에 “나는 날마다 세 가지로 자신을 돌아본다.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해줌에 충성스럽지 못하였는가?’, ‘붕우와 사귐에 성실하지 못하였는가?’, ‘전수받은 것을 제대로 익히지 않았는가?’이다.[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라는 曾參의 말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