堯‧舜‧
之爲治
와 六經‧語‧孟之爲敎
가 不出乎此而大學一書
가 由體而用
하여 本末先後
가 尤明且備
하니
蓋其所謂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者는 體也요 其所謂齊家‧治國‧平天下者는 用也니 人主之學이 必以此爲據依然後에 體用之全을 可以默識矣라
卽位以來로 無一日不親近儒生하시며 無一日不講劘道義하시니 自昔好學之君이 未有加焉者也니이다
臣
이 昨值
之初
하여 獲陪講讀之末
하여 嘗欲因大學之條目
하여 附之以經史
하여 纂集爲書
하여 以備淸燕之覽
이러니
而臣의 區區愛君憂國之念이 雖在畎畒나 未嘗少忘이라
居閒無事
에 則取前所
爲而未遂者
하여 朝夕編摩
하여 名之曰大學衍義
라하니
首之以帝王爲治之序者는 見堯‧舜‧禹‧湯‧文‧武之爲治가 莫不自心身始也요
次之以帝王爲學之本者는 見堯‧舜‧禹‧湯‧文‧武之爲學이 亦莫不自心身始也니 此所謂綱也라
首之以明道術‧辨人材‧審治體‧察民情者는 格物致知之要也요
次之以崇敬畏‧戒逸欲者는 誠意正心之要也요 又次之以謹言行‧正威儀者는 修身之要也요 又次之以重妃匹‧嚴内治‧定國本‧教戚屬者는 齊家之要也니 此所謂目也라
而目之中에 又有細目焉하니 每條之中에 首之以聖賢之典訓하고 次之以古今之事迹하고 諸儒之釋經論史가 有所發明者를 錄之하고 臣愚一得之見을 亦竊附焉하니
雖其銓次가 無法하고 論議가 無取나 然人君所當知之理와 所當爲之事가 粗見於此하니이다
輒因
하여 冒昧以聞
하노니 伏望聖慈
는 察臣一念愛君之篤
하시고 矜臣拾年用功之勤
하사 特降叡旨
하사 許令投進而陛下
가
於機政之暇와 講讀之餘에 賜以覽觀하시면 其於體用之學에 不無秋毫之補니
玖月拾肆日
에 이 同奉聖旨
하니 疾速投進
하라하시다
중봉대부中奉大夫로서 새로 제수된 권호부상서權戶部尙書 진덕수眞德秀가 차자箚子로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신은 들으니, 성인의 도道는 체體가 있고 용用이 있다 하였습니다.
한 몸에 바탕을 둔 것은 체體이고 천하에 두루 통하는 것은 용用입니다.
요堯임금‧순舜임금‧삼왕三王의 치세와 육경六經‧《논어》‧《맹자》의 가르침이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대학》이라는 책은 체體에서 시작하여 용用에 이르러 본말本末과 선후先後가 더욱 분명하고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선유先儒가 말하기를 ‘지금 옛사람이 학문을 했던 차례를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책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논어》와 《맹자》는 그 다음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대학》에서 말하는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은 체體이며 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는 용用이니, 임금의 학문은 반드시 이것을 근거로 삼은 뒤에 체體와 용用이 온전히 구비된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폐하께서는 ‘뜻을 겸손하게 하고 때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했던’ 고종高宗과 같은 학문과 ‘선왕의 덕을 계속하여 밝혔던’ 성왕成王과 같은 덕을 지니시어,
즉위한 이래 어느 하루 유생儒生을 가까이하지 않은 날이 없었으며, 어느 하루 도의道義를 강마하지 않은 적이 없으셨으니, 예로부터 학문을 좋아했던 임금 중에 이보다 더한 분은 없었습니다.
신은 지난번 폐하께서 즉위하신 초기에 폐하를 모시고 강독하는 직임에 있었기에 일찍이 《대학大學》의 조목을 기반으로 하여 여러 경문經文과 사적史蹟을 덧붙여서 책으로 찬집纂集하여 한가한 시간에 보실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는데,
황망히 도성을 떠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신이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초야에 있으면서도 잠시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벼슬을 떠나 한가하게 살면서 일이 없게 되자, 전에 하려고 했다 이루지 못했던 것을 가져다가 밤낮으로 편집하여 《대학연의大學衍義》라 이름 붙였습니다.
강綱의 첫머리에 〈역대 성왕聖王이 치세治世를 이룩해갔던 단계[帝王爲治之序]〉를 둔 것은 요堯임금‧순舜임금‧우왕禹王‧탕왕湯王‧문왕文王‧무왕武王의 치세가 몸과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음이 없었다는 것을 보인 것이고,
다음에 〈역대 성왕聖王이 학문을 해나갔던 근본[帝王爲學之本]〉을 둔 것은 요임금‧순임금‧우왕‧탕왕‧문왕‧무왕의 학문도 몸과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음이 없었다는 것을 보인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강綱’입니다.
목目의 첫머리에 〈도道를 분명히 밝힘[明道術]〉‧〈인재를 구별하는 방법들[辨人材]〉‧〈치국의 강령을 살핌[審治體]〉‧〈여론을 살피는 방법[察民情]〉을 둔 것은 ‘사물의 원리를 깊이 연구하여 지성知性의 힘을 극대화하는 핵심적인 방법들[格物致知之要]’이며, 다음에 〈공경함과 두려워함을 존숭함[崇敬畏]〉‧〈안일과 욕심을 경계함[戒逸欲]〉을 둔 것은 ‘생각을 성실하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는 요체[誠意正心之要]’이며,
그 다음에 〈언행을 삼감[謹言行]〉‧〈위의를 바르게 함[正威儀]〉을 둔 것은 ‘자신을 수양하는 요체[修身之要]’이며, 그 다음에 〈배필을 중히 여김[重妃匹]〉‧〈궁위宮闈와 환관에 대한 단속을 엄히 함[嚴內治]〉‧〈국본을 정함[定國本]〉‧〈외척을 교화함[敎戚屬]〉을 둔 것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요체[齊家之要]’이니, 이것이 이른바 ‘목目’입니다.
그리고 목目에는 또 세목細目이 있어서, 매 조목마다 처음에는 성현의 가르침을 두었고 다음에는 고금의 사적事迹을 두었으며, 각 조목의 아래에는 여러 유자儒者들이 경전을 해석하고 역사를 논한 것 중에 새롭게 밝힌 것을 채록하고 어리석은 신의 소견을 또한 외람되이 여기에 덧붙였습니다.
비록 그 편집한 차례에 법도가 없고 논의에 취할 만한 것은 없지만 임금이 알아야 할 이치와 해야 할 일이 여기에서 대강 보입니다.
폐하께서 친정親政을 하신 초기에 신의 책이 마침 완성되었으니, 권으로는 43권이요 책으로는 22책입니다.
완성되자마자 소대召對하는 기회를 통해 어리석음을 무릅쓰고 아뢰오니, 삼가 바라건대 자애로우신 성상께서는 한마음으로 임금을 사랑하는 신의 진정을 살피시고 10년 동안 애쓴 신의 노고를 긍휼히 여기시어 특별히 조령詔令을 내려 이 책을 올리도록 허락해주소서.
그리하여 폐하께서 국사를 돌보고 강독을 하시고 나서 여가에 친람해주신다면 체體와 용用의 학문에 털끝만한 도움이나마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9월 14일에 삼성三省이 함께 성지聖旨를 받으니, “속히 올리도록 하라.”라고 하셨다.
위 차자箚子는 새로 제수된 권호부상서權戶部尙書 진덕수眞德秀에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