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8-11-나(안按)
[신안臣按] 경방京房이 원제元帝에게 말한 것은 매우 절실하고도 분명하다고 이를 만합니다. 원제가 ‘이미 알겠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석현石顯이 간악한 짓을 한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그런데도 끝내 그를 제거하지 못했던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권세가 있고 총애를 받는 신하는 처음에는 군주에게 아첨하여 총애를 구하고, 종국에는 군주를 겁박하여 지위를 공고히 하는 법입니다. 처음에는 군주가 자신을 알아줌이 깊지 않기 때문에 군주의 뜻에 영합하여 환심을 사는 짓을 하지 못하는 바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만약 요행히 부정한 방법으로 군주의 밝음을 손상시켜 그 마음을 깊이 얻게 되면 이를 공고히 하려는 계략이 날로 교묘해지고 이에 빌붙는 무리가 날로 많아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조정 안팎의 대권이 그의 손에서 나오게 되면, 이것은 마치 토지신을 모시는 사당에 숨어 사는 쥐를 불을 피워 제거할 수 없고, 성벽에 굴을 파고 사는 여우를 물을 부어 제거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됩니다.
또
고황膏肓에
注+‘황肓’은 음이 ‘황’이다. 든 병을 약으로는 치료하지 못하는 것과 같게 되며, 목구멍에 난
注+‘부傅’는 음이 ‘부’이다. 혹을 가까워서 떼어낼 수 없는 것과 같게 됩니다.
오직 현명하고 지혜로운 군주가 점진적으로 다스리고 방법을 강구하여 제거한다면 거의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대로 놓아두어도 죽고 찢고 잘라내도 죽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