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8-10-나(안按)
[신안臣按] 간사한 신하는 대체로 권모술수가 많고 속셈이 밝습니다. 오직 그 마음먹는 것이 바르지 않기 때문에 이것으로 선善을 행하지 않고 악惡을 행하며, 충성을 하지 않고 속이는 짓을 하는 것입니다.
홍공弘恭과 석현石顯의 일을 가지고 보면, 저들은 절조를 중시하여 꺾이지 않을 소망지蕭望之가 능히 굴욕을 견뎌낼 사람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에 그를 옥에 가두도록 한 것입니다. 이것은 소망지를 격발시켜 자살하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소망지는 과연 자살하였습니다.
또 저들은 원제元帝를 속이기가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불러서 정위廷尉에게 보내라는 것으로 말을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옥에 가두는 것이었고, 뒤에는 옥에 가두어 조금 굴욕을 주라고 둘러댔지만 실제로는 그가 자살하도록 압박한 것이었습니다.
原注
석현石顯이 꾸민 일들은 중등의 자질을 가진 군주만 되었어도 필시 감히 그렇게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오직 어리석고 나약한 원제元帝가 필시 자신을 치죄治罪하지 못할 것임을 예상하였기 때문에 이런 짓을 한 것이었는데, 원제는 과연 그들을 치죄하지 못하였습니다.
뛰어난 예상과 탁월한 계산대로 되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 만일 이 마음을 충성을 다하고 선善을 행하는 일에 썼더라면 그 유익함이 이루 다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므로 “소인이 재주를 가지고 악을 행하면 악을 또한 행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라고 하였으니, 사마광司馬光의 이 말이 참으로 옳습니다.
原注
제멋대로 황제의 사부를 죽인 것은 죄 중에서도 큰 것이고, 관모를 벗고 임시변통으로 사죄하는 것은 예禮 중에서도 작은 것입니다. 작은 예를 가지고 큰 죄를 막았는데도 원제元帝가 또한 더 이상 문책을 하지 못하고 다만 음식을 물리치고 눈물을 흘릴 뿐이었으니,
석현石顯은 이 당시에 비록 겉으로는 두려워 떨며 사죄하는 모습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실로 비웃으며 업신여겼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임금이 된 자가 굳세고 밝은 덕은 없이 부인들의 작은 은혜에 얽매인다면 아마도 간신에게 놀아나지 않을 자가 거의 드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