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 왕이보王夷甫(왕연王衍)는 평소 심오한 이치를 숭상하였는데 늘 부인이 탐욕스럽고 혼탁한 것을 싫어하여 입에 ‘돈’이라는 말을 올린 적이 없었다.注+① ≪진양추晉陽秋≫에 말했다. “왕이보王夷甫는 〈사람들에게〉 잘 베풀었다. 부친 생시에 〈돈을〉 빌려갔던 이들을 위해 채무 증서를 모두 태워주었고 재물과 이익에 관한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왕은王隱의 ≪진서晉書≫에 말했다. “왕이보는 부귀를 구해 부귀를 얻었다. 재산이 산처럼 쌓여 아무리 써도 다 쓸 수 없었으니 어찌 돈에 관해 물을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데도 세상에서는 〈그가 돈에 관해〉 묻지 않은 것을 고상하다고 여기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부인이 그를 시험해 보고자 계집종에게 돈으로 침상을 에워싸서 〈왕이보가〉 다니지 못하게 하라고 시켰다. 왕이보가 아침에 일어나서 돈이 다니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을 보고는 계집종을 불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