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뜻은 많은 것을 얻는 데 있지 않았는데 세상이 변고로 혼란한 때를 만나 마침내 정승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주박朱博처럼 〈실질은 없이〉 이름만 알려진 것이라 참으로 마음에 부끄럽습니다.”
注+② 에 말하였다. “주박朱博은 자字가 자원子元이고 두릉杜陵 사람이다. 승상丞相이 되어 제수될 때 전각에 올라 임명장을 받으려는데 종이 울리는 듯한 큰 소리가 났다. 황제가 양웅楊雄(양웅揚雄)과 이심李尋에게 물으니 ‘에서 말한 라는 것입니다. 군주가 총명하지 않아 실질은 없이 이름만 있는 자가 벼슬에 나아가면 물체가 없는데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주박은 나중에 사건에 연루되어 자살하였다.”
그러므로 ≪한서漢書≫ 〈서전序傳〉에서 “주박이 〈실질은 없이〉 이름만 알려져서 괴성이 들리는 상스럽지 못한 조짐이 먼저 일어났다.”라고 하였다. ≪주역周易≫ 중부괘中孚卦에 “상구上九는 한음翰音이 하늘로 올라가니, 정고貞固하여 흉하도다.”라고 하였는데, 왕필王弼의 주注에 “한翰은 ‘높이 날다’는 뜻이니, ‘날다’는 말은 명성은 알려졌지만 실제가 뒤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