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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불경佛經을 읽었다. 처음에 ≪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을 읽었는데
注+①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서품序品〉의 승조僧肇의 주注에 말하였다. “유마힐은 우리 후진後秦에서는 ‘정명淨名’이라고 불렀다. 〈이 사람은〉 의 대사大士(보살)로, 이 속세에 나타나 살면서 불도佛道를 확장하였다.” ‘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이라는 말이 너무 많다고 의구심을 지녔다가 이후에 ≪
소품반야바라밀경小品般若波羅蜜經≫을 읽을 때에는 이 말이 적다고 아쉬워하였다.
注+② ‘바라밀波羅蜜’이라는 이 말은 피안彼岸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불경佛經에 말하였다. “피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섯 가지 수행을 해야 한다. 첫째는 이니, ‘단’이라는 것은 보시布施이다. 둘째는 이니, ‘비려’라는 것은 지계持戒(계율 준수)이다. 셋째는 이니, ‘찬제’라는 것은 인욕忍辱이다. 넷째는 이니 ‘시라’라는 것은 정진精進이다. 다섯째는 이니, ‘선’이라는 것은 정定이다. 여섯째는 이니, ‘반야’라는 것은 지혜智慧이다. 그렇다면 앞의 다섯 가지는 배[선船]가 되고 반야는 배를 이끄는 선도가 되니, 〈반야가〉 선도하면 모두 이 있는 세상의 물결을 끊어 상相이 없는 피안에 오른다. 그러므로 ‘바라밀’이라고 한다.”
은연원殷淵源(은호殷浩)이 아직 반야바라밀의 이치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그 말이 적은데도 많다고 의구심을 가졌고, 얼마 뒤에 그 종지宗旨를 연구한 뒤에는 그 말이 많은데도 적다고 걱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