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도 낯빛이 달라지지 않았다. 이처럼 오만하고 거센데 어찌 주의周顗를 어려워했겠는가. 그 말은 맞지 않다. 나중에 강좌江左(강남江南)로 건너와서는 다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왕대장군이 탄식했다.
“내가 진보했는지 주백인周伯仁(주의)이 퇴보했는지注+② 심약沈約의 ≪진서晉書≫에 말했다. “주의周顗를 왕돈王敦은 평소 어렵게 여겨 〈주의를〉 보기만 하면 얼굴에 열이 나서 아무리 섣달이라도 얼굴에 부채질하기를 그치지 않았으니, 이처럼 어려워했다.” 모르겠다.”
注
【두주頭註】
◦ 유신옹劉辰翁:낙양洛陽에 있을 때만 해도 주의周顗를 어려워했는데 강남으로 건어온 뒤에 왕돈王敦이 점차 뜻을 이루자 더 이상 어려워하지 않았음을 말하였다. 그러므로 탄식하며 “내가 진보한 것인지 백인伯仁이 퇴보한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한 것이다.
注
◦ 유진옹劉辰翁:자신을 몰랐던 적이 없었다.
注
◦ 왕세무王世懋:주석에서 심약沈約의 ≪진서晉書≫를 인용해 증명한 것을 보면 앞에서 반박한 말은 유효표劉孝標의 글이 아닌 듯하다.
역주
역주1石季倫(石崇)이……베어도 :
석숭은 연회를 열 때 늘 미녀를 시켜 술을 돌리게 하였는데, 손님이 술을 다 마시지 않으면 미녀의 목을 베었다. 한번은 王導와 王敦이 석숭의 집에 갔는데, 왕도는 억지로라도 술을 마셨으나 왕돈은 세 명의 목이 달아났음에도 안색의 변화 없이 여전히 마시려고도 하지 않았다. 왕도가 나무라자, “자기가 자기집 사람을 죽이는데 그대와 무슨 상관이랍니까.”라고 하였다.(≪世說新語≫ 〈汰侈〉)
역주2(李)[季] :
저본에는 ‘李’로 되어 있으나, ≪世說新語≫와 ≪李卓吾批點世說新語補≫(安永本)에 의거하여 ‘李’를 ‘季’로 바로잡았다.
역주3(徼)[傲] :
저본에는 ‘徼’로 되어 있으나, ≪李卓吾批點世說新語補≫(安永本)에 의거하여 ‘徼’를 ‘傲’로 바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