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거하면서도 부모님의 뜻을 어기지 않고, 올바르면서도 세속과 단절하지 않으며, 천자가 그를 신하 삼을 수 없고 제후가 그를 벗 삼을 수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 밖의 것은 나는 모릅니다.”
注+① 범엽范曄의 ≪후한서後漢書≫에 말하였다. “범방范滂은 자字가 맹박孟博이고, 여남汝南 이양伊陽 사람이다. 젊어서부터 깨끗한 절조를 지니려고 애썼고 효렴孝廉으로 천거되었다. 수레에 올라 고삐를 휘두르며 천하를 쇄신하려는 뜻을 지녔다. 후에 으로 옥에 갇혔는데 황제가 조서를 내려 중상시中常侍 왕보王甫를 파견하여 차례로 심문하게 하였다. 범맹박이 이에 차례를 뛰어넘어 대답하기를, ‘신이 중니仲尼(공자孔子)의 말을 들으니, 「선善을 보면 미치지 못할 것처럼 하고, 악惡을 보면 뜨거운 국을 만지는 것처럼 한다.」 하였기에, 〈신은〉 선善한 사람을 선하게 여겨 그 깨끗함을 함께 하려고 하고 악惡한 사람을 미워하여 그 더러움을 함께 미워하려 하였고, 그것이 왕정王政이 듣기 원하는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다시 당인黨人이라 여길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였다. 왕보가 말하기를, ‘경이 서로 도와 발탁하고 추천하여 번갈아 이와 잇몸처럼 긴밀한 관계를 맺었고 뜻이 맞지 않는 자가 있으면 번번이 배척하였으니, 그 의도가 무엇인가?’ 하니, 범방이 마침내 분연히 하늘을 우러러보며 말하였다. ‘옛날에 선을 따르는 자는 많은 복을 구했는데, 오늘날 선을 따르는 자는 목숨을 잃게 되는구나. 내가 죽으면 나를 수양산首陽山 곁에 묻어 주기 바란다. 〈나는〉 위로는 황천皇天을 저버리지 않고 아래로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에게 부끄럽지 않다.’ 그러자 왕보가 측은하게 여겨 그로 인해 자세를 바로 하였다.범방范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