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있었는데, 그날 밤은 바람이 맑고 달이 밝았다. 강기슭에 있는 고객선估客船(상선商船)에서 시를 읊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매우 정취가 있는데다가 낭송하는 오언시五言詩는 또 이전에 그가 들어본 적이 없는 내용이었다.
찬탄을 금치 못한 채 즉시 사람을 보내 자세히 물어보게 하니, 다름 아니라 원호가 자신이 지은 〈영사시詠史詩〉를 스스로 읊은 것이었다. 이로써 〈원호를〉 맞이하니, 서로 매우 기뻐하면서 의기투합하였다.注+② 단도란檀道鸞의 ≪속진양추續晉陽秋≫에 말하였다. “원호袁虎는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주가 있고 문장이 매우 아름다웠다. 일찍이 〈영사시詠史詩〉를 지었는데, 이는 자신의 회포를 의탁한 작품이다. 어릴 때 부친을 여의고 가난하여 조미租米를 운반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았다. 진서장군鎭西將軍사상謝尙이 당시에 우저牛渚를 다스렸는데, 바람 맑고 달 밝은 아름다운 가을밤을 틈타서 마음 내키는 대로 측근과 함께 평복 차림으로 강에 배를 띄웠다. 그때 마침 원호가 조미를 운반하는 배에서 시를 읊고 있었는데, 목소리 자체가 청아하고 조화로운 데다가 가사도 출중했으니, 사상이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사상이〉 마침내 배를 멈춘 채 듣고는 사람을 보내 물어보게 하니, ‘저는 원림여袁臨汝(원욱袁勖)의 아들이고, 낭송한 시는 바로 제가 지은 〈영사시〉입니다.’ 대답하였다. 사상은 그에게 고상한 정취가 있음을 훌륭하게 여기고는 즉시 사람을 보내 맞이하여 오게 하여 새벽이 될 때까지 담화를 나누었으니, 이로부터 〈원호의〉 명성이 나날이 커졌다.”
注
【두주頭註】
◦ 이지李贄:이 사람도 역시 품팔이꾼이 되었구나.
역주
역주1배를 몰아 :
원문의 ‘經船’에 대해 ≪世說補觿≫․≪世說啓微≫․≪世說講義≫에서는 ‘원호의 배를 지나쳐’라고 해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