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子曰 丘聞之호니 國亡而不知는 不智요 知而不爭은 不忠이요 忠而不死는 不廉이라
초楚나라가 진陳나라를 토벌하면서 진나라 도성都城의 서문西門을 불태우고, 이어 진나라의 항복한 백성을 부려 수리하게 하였다.
공자孔子께서 마침 이곳을 지나시다가 식軾에 기대어 경의를 표하는 예를 행하지 않았는데, 자로子路가 말했다.
“예의 규정에, 세 사람 앞을 지나면 수레에서 내려 예를 행하고, 두 사람 앞을 지나면 식에 기대어 예를 행하는 것입니다.
지금 진나라의 성문을 수리하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데 선생님께서는 어째서 식軾에 기대어 예를 행하지 않으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들으니 ‘나라가 멸망했는데도 애통해할 줄 모르는 것은 지혜智慧롭지 못하고, 애통해할 줄 알면서도 항쟁抗爭하지 않는 것은 충성忠誠스럽지 못하고, 충성하면서도 나라를 위해 죽지 못하는 것은 강직剛直하지 못해서이다.’ 하였다.
지금 진나라의 성문을 수리하는 사람들은 이 중 한 가지도 실행한 것이 없다.
나는 그래서 식軾에 기대어 행하는 예를 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