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以五百里地
로 易
한대 鄢陵君辭而不受
하고 使
謝秦王
하다
秦王曰 秦破韓滅魏어늘 鄢陵君이 獨以五十里地存者는 吾豈畏其威哉아 吾多其義耳니라 今寡人以十倍之地易之어늘 鄢陵君辭而不受하니 是輕寡人也로다
唐且避席對曰 非如此也
니이다 夫不以利害爲
者
는 鄢陵也
니이다 夫鄢陵君
이 受地於先君而守之
하니 雖復千里
라도 不得當
이어늘 豈獨五百里哉
잇가
秦王曰 布衣韋帶之士怒也면 解冠徒跣하고 以頭頓地耳니 何難知者리오
唐且曰 此乃匹夫愚人之怒耳
요 非布衣韋帶之士怒也
니이다 夫
에 彗星襲月
하고 奔星晝出
하며 에 蒼隼擊於臺上
하고 에 白虹貫日
하니 此三人
은 皆夫布衣韋帶之士怒矣
니 與臣將四
니이다 士含怒未發
에 搢厲於天
하나니 無怒卽已
어니와 一怒
면 伏尸
人
이요 流血五步
니이다
秦王變色長跪曰 先生은 就坐하라 寡人喩矣로라 秦破韓滅魏어늘 鄢陵獨以五十里地存者는 徒用先生之故耳로다
진왕秦王이 500리의 땅을 가지고 언릉鄢陵과 바꾸자고 하였는데, 언릉군鄢陵君은 받아들이지 않고 거절하면서 당저唐且를 보내 진왕에게 사과하도록 하였다.
진왕이 말했다. “진秦나라는 한韓나라를 격파하고 위魏나라를 멸망시켰는데, 언릉군만 50리의 땅을 가지고 생존한 것은 내가 어찌 그 위세를 두려워해서겠는가. 내가 그 도의道義를 훌륭하게 여겨 멸망시키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과인寡人이 열 배의 땅을 가지고 바꾸자고 하는데 언릉군이 받아들이지 않고 거절하니, 이는 과인을 경멸하는 것이다.”
이에 당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해利害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하게 할 수 없는 사람은 언릉군입니다. 언릉군이 선군先君에게 땅을 받아 지키고 있으니, 다시 천 리의 땅을 가지고 바꾸자 하더라도 합당하지 않을 텐데, 어찌 단지 500리의 땅이겠습니까.”
진왕이 벌컥 성을 내어 안색이 변하면서 분노하여 말했다. “공公도 일찍이 천자天子가 분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당저가 말했다. “신臣은 일찍이 보지 못했습니다.”
진왕이 말했다. “천자가 한 번 분노하면 백만 명의 시체가 땅바닥에 엎어지고 천 리까지 피가 흐르게 된다.”
당저가 말했다. “왕王께서도 일찍이 베옷에 가죽띠를 맨 용사勇士가 분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까?”
진왕이 말했다. “베옷에 가죽띠를 맨 용사가 분노하면 관冠을 벗고 맨발로 머리를 땅바닥에 찧을 뿐이니, 어찌 알기가 어렵겠는가.”
당저가 말했다. “이는 곧 보잘것없고 어리석은 남자가 분노한 모습일 뿐이고, 베옷에 가죽띠를 맨 용사가 분노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전제專諸가 왕료王僚를 찔러 죽일 적에 살별의 광채가 달빛을 가리고 유성流星이 낮에 나타났으며, 요리要離가 왕자王子 경기慶忌를 찔러 죽일 적에 푸른 새매가 높은 누대에 들이쳤고, 섭정聶政이 한왕韓王의 계부季父를 찔러 죽일 적에 흰 무지개가 태양을 가로질렀습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베옷에 가죽띠를 맨 용사가 분노한 모습이니, 신과 함께 앞으로 네 사람의 용사가 될 것입니다. 용사가 분노한 마음을 품고 아직 성을 내지 않았을 때 좋지 않은 징조가 하늘에 먼저 나타나는 것입니다. 용사가 분노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한번 분노하면 두 명의 시체가 땅바닥에 엎어지고 다섯 걸음까지 피가 흐릅니다.”
그러고는 즉시 비수를 잡고 일어나 진왕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지금 당장 이렇게 하겠습니다.”
진왕의 안색이 하얗게 변하면서 허리를 세우고 꿇어앉으며 말했다. “선생은 자리에 앉으시오. 과인은 알게 되었소. 진나라가 한나라를 격파하고 위나라를 멸망시켰는데 언릉군만 50리의 땅을 가지고 생존한 것은 단지 선생을 등용했기 때문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