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하야 居
之內
하시고 하시며 七日不食
하시고 이라 弟子皆有飢色
호되 讀詩書治禮不休
하시다
子路進諫曰 凡人爲善者
는 天報以福
하고 爲不善者
는 天報以禍
니이다 今先生積德行爲善久矣
로되 意者
컨대 尙有遺行乎
잇가 奚居
隱也
잇고
孔子曰 由
아 來
하라 汝不知
니라 坐
하라 吾語汝
호리라 子以夫知者爲無不知乎
아 則
은 何爲剖心而死
오 以諫者爲必聽耶
아
伍子胥
는 何爲抉目於吳東門
고 子以廉者爲必用乎
아 伯夷叔齊
는 何爲餓死於首陽山之下
오 子以忠者爲必用乎
아 오
終身不顯
하고 抱木而立枯
하며 登山焚死
라 故夫君子博學深謀
로되 不遇時者衆矣
니 豈獨丘哉
리오 賢不肖者才也
요 爲不爲者人也
며 遇不遇者時也
요 死生者命也
라
有其才不遇其時면 雖才不用이나 苟遇其時면 何難之有리오
故舜耕
하고 而
於河畔
호되 立爲天子
는 則其遇堯也
요 負壤土
라가 釋板築
하고 而立佐天子
는 則其遇
也
요 伊尹
은 有莘氏
也
니 負鼎俎
하고 調五味
하야 而佐天子
는 則其遇成湯也
요 行年五十
에 賣食於
하고 行年七十
에 屠牛
라가 行年九十
에 爲天子師
는 則其遇文王也
요 管夷吾束縛膠目
하야 居檻車中
이라가 自車中起爲仲父
는 則其遇齊桓公也
요 自賣取五羊皮
하야 이라가 以爲卿大夫
는 則其遇秦穆公也
요 名聞天下
하야 以爲令尹
이나 而讓孫叔敖
는 則其遇楚莊王也
라
伍子胥前多功
이나 後戮死
는 非其智益衰也
라 前遇闔閭
하고 後遇夫差也
니라 夫驥厄罷鹽車
는 非無驥狀也
라 夫世莫能知也
니 使驥得
면 驥無千里之足乎
아
芝蘭生深林
에 非爲無人而不香
이라 故學者非爲通也
니 爲窮而不困也
하며 憂
不衰也
라 此知禍福之始而心不惑也
니 聖人之深念
하야 獨知獨見
이니라 舜亦賢聖矣
나 南面治天下
는 惟其遇堯也
니 使舜居桀紂之世
면 能自免刑戮
이 固可也
어늘 又何官得治乎
아 夫桀殺
하고 而紂殺王子比干
하니 當是時
하야 豈關龍逢無知
하고 而比干
哉
아 此桀紂無道之世然也
라 故君子積學
하고 修身端行
하야 以須其時也
니라
공자孔子께서 진陳나라와 채蔡나라 사이에서 곤액困厄을 당하여 좁고 누추한 집에 거처하시고 삼경三經을 펼쳐놓은 자리에 앉아 계시며, 7일 동안 밥을 먹지 못하시고 쌀을 넣지 않은 명아주 나물국을 드셨다. 제자들이 모두 굶주린 기색이 있었으나 공자는 《시경詩經》‧《서경書經》을 읽고 예禮를 연구하는 일을 쉬지 않았다.
자로子路가 와서 뵙고 말했다. “선행善行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福으로 갚아주고, 불선不善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재앙으로 갚아준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선생님께서는 덕德을 쌓고 선善한 일을 행하신 지 오래되었습니다만, 생각건대 도리어 잘못하신 행위가 있습니까? 어찌 이처럼 곤궁한 처지에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유仲由야, 이리 오너라. 너는 잘 알지 못한다. 앉아라. 내 너에게 말해주리라. 너는 지혜가 있는 사람은 모르는 것이 없다고 여기느냐. 그렇다면 왕자王子 비간比干은 어찌하여 심장이 쪼개져서 죽었느냐? 간諫하는 말은 반드시 따른다고 여기느냐.
오자서伍子胥는 어찌하여 눈알이 뽑혀 오吳나라 도성都城의 동쪽 문에 걸렸느냐? 너는 청렴한 사람은 반드시 등용된다고 여기느냐. 백이伯夷 숙제叔齊는 어찌하여 수양산首陽山 아래에서 굶어죽었느냐? 너는 충성하는 사람은 반드시 임용任用된다고 여기느냐. 그렇다면 포장鮑莊은 어찌하여 살이 말라 죽었느냐?
형공 자고荊公 子高는 죽을 때까지 현달顯達하지 못하였고, 포초鮑焦는 나무를 안고 말라 죽었으며, 개자추介子推는 산에 올라가 불에 타 죽었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학식이 넓고 계획이 깊으나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이 많으니, 어찌 나만 그렇겠느냐. 현명하고 불초不肖한 것은 재주에 따른 것이고, 큰일을 하고 못 하는 것은 사람에 따른 것이며, 기회를 만나고 못 만나는 것은 때에 달린 것이고, 죽고 사는 것은 천명天命에 매인 것이다.
재주는 있으나 때를 만나지 못하면 재주가 있어도 펼치지 못하지만 만일 때를 만나면 재주를 펼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느냐.
그 때문에 순舜이 역산歷山에서 농사짓고 황하黃河 가에서 질그릇을 구웠으나 즉위하여 천자天子가 된 것은 요堯를 만났기 때문이고, 부열傅說이 흙을 져서 담을 쌓다가 담틀과 공이를 버리고 천자의 보좌가 된 것은 무정武丁을 만났기 때문이며, 이윤伊尹은 유신씨有莘氏의 잉신媵臣이니, 솥과 도마를 짊어지고 오미五味로 음식을 조리하여 천자를 보좌한 것은 성탕成湯을 만났기 때문이고, 여망呂望이 나이 50세에 극진棘津에서 밥을 팔고 나이 70세에 조가朝歌에서 소를 잡다가 나이 90세에 천자의 스승이 된 것은 문왕文王을 만났기 때문이고, 관이오管夷吾가 결박을 당하고 눈이 가려진 채 함거檻車 안에 있다가 함거에서 일어나 중부仲父가 된 것은 제 환공齊 桓公을 만났기 때문이며, 백리해百里奚가 스스로 다섯 마리 양가죽에 팔려가 진백秦伯의 양치기가 되었다가 경대부卿大夫가 된 것은 진 목공秦 穆公을 만났기 때문이고, 침윤沈尹이 천하에 명망이 드러나 영윤令尹이 되었으나 손숙오孫叔敖에게 양보한 것은 초 장왕楚 莊王을 만났기 때문이다.
오자서伍子胥가 전에는 많은 공功을 세웠으나 뒤에 죽음을 당한 것은 그의 지혜가 전보다 많이 쇠퇴했기 때문이 아니라, 전에는 합려闔閭를 만났고 뒤에는 부차夫差를 만났기 때문이다. 천리마[기驥]가 소금 수레를 끄는 액운을 만나 피폐해진 것은 천리마의 형상이 없어서 그리 된 것이 아니라, 세상에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천리마가 왕량王良과 조보造父를 만났다면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천리마의 발이 없겠느냐?
지란芝蘭이 깊은 숲속에 자랄 적에 감상하는 사람이 없다 하여 향기를 발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학문하는 사람은 현달하기 위해 학문하는 것이 아니라, 빈궁貧窮에 처해도 곤궁을 표하지 않으며, 우환憂患 중에 있어도 지기志氣가 쇠퇴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화복禍福이 시작되는 조짐을 미리 알아 마음이 현혹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인聖人은 깊이 생각하여 그만이 이를 알아 보는 것이다. 순도 성현聖賢이지만 남쪽을 향해 앉아서 천하를 다스린 것은 다만 요를 만났기 때문이다. 가령 순이 걸桀‧주紂의 시대에 살았다면 스스로 형륙刑戮에서 벗어나는 것은 진실로 가하지만 또 어떻게 벼슬을 얻어 천하를 다스리겠느냐? 걸은 관룡봉關龍逢을 죽였고, 주는 왕자 비간을 죽였다. 당시에 어찌 관용방은 무지無知하고 비간은 지혜가 없어서 죽었겠느냐? 이는 걸‧주의 무도한 세태世態가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학문을 쌓고 몸을 수양해 행실을 단정히 하여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