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齊桓公北征
할새 未至
谿中十里
하야 而止
하고 而視
라가
有頃
에 奉矢未敢發也
하고 喟然歎曰 事其不濟乎
인저 有人長尺
에 冠冕
하고 人物具焉
하야 左袪衣
하고 走馬前者
로다
管仲曰 事必濟리니 此人知道之神也니이다 走馬前者는 導也요 左袪衣者는 前有水也니 從左方渡하소서
行十里
에 果有水
하니 曰
라 表之
하고 從左方渡至踝
하고 從右方渡至膝
하다
已渡
에 事果濟
하니 桓公拜管仲馬前
하고 曰 仲父之聖至如是
어늘 寡人得罪久矣
로라 管仲曰
聞之
호니 聖人先知無形
이어늘 今已有形乃知之
하니 是夷吾善承敎
요 非聖也
니이다
제 환공齊 桓公이 북쪽에 가서 고죽국孤竹國을 토벌할 때 비이산卑耳山 골짜기에서 10리쯤 못 미쳐 갑자기 멈추어 서서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뒤에 화살을 잡고 감히 발사하지 못하고 탄식하면서 말했다. “이 전쟁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키가 한 자[척尺]쯤 되는 사람이 면류관을 쓰고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서 왼쪽 옷깃을 걷어 올리고는 말 앞으로 달려가는 자가 있구나.”
관중管仲이 말했다. “이 전쟁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니, 이 사람은 길을 아는 신神입니다. 말 앞으로 달려간 것은 인도하는 것이고, 왼쪽 옷깃을 걷어 올린 것은 앞에 물이 있는 것이니, 왼쪽 방면으로 가서 건너십시오.”
10리를 나아가자 정말 요수遼水라는 하수河水가 있었다. 수심水深을 측량하여 표시하고 왼쪽 방면을 따라 물을 건너자 물이 복사뼈까지 차올랐고 오른쪽으로 건너자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
물을 건넌 뒤에 과연 전쟁에서 승리하니, 환공이 관중의 말 앞에서 절을 하고 말했다. “중부仲父의 슬기로움[성聖]이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르렀는데, 과인寡人이 몰라본 죄를 지은 지 오래되었구려.”관중이 말했다. “저는 들으니, 성인聖人은 일의 형태가 드러나기 전에 먼저 안다고 하는데, 지금 저는 형태가 드러나서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이는 제가 가르침을 잘 받았을 뿐, 슬기로운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