梁王曰 先生有一妻一妾不能治하고 三畝之園不能芸이어늘 言治天下如運諸手掌이라하니 何以오
百羊而群을 使五尺童子로 荷杖而隨之하야 欲東而東하고 欲西而西하니
君且使堯牽一羊하고 舜荷杖而隨之면 則亂之始也니이다
臣聞之호니 夫呑舟之魚는 不遊淵하고 鴻鵠高飛에 不就汙池하나니
將治大者는 不治小하고 成大功者는 不小苛라하니 此之謂也니이다
양주楊朱가 양왕梁王을 만나 말했다. “천하天下를 다스리는 일은 마치 물건物件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움직이는 것처럼 쉽습니다.”
양왕은 대꾸하였다. “한 명의 아내와 한 명의 첩이 있으나 그도 다스리지 못하고 3묘畝의 원지園地가 있으나 그곳의 풀도 매지 못하면서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물건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움직이는 것처럼 쉽다고 하니, 무슨 말이오?”
양주는 대답하였다. “신臣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임금께서는 양 치는 일을 보지 못했습니까?
백 마리쯤 되는 양떼를 키가 다섯 자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에게 막대기를 메고 따르게 하여 동쪽으로 가고 싶으면 동쪽으로, 서쪽으로 가고 싶으면 서쪽으로 가게 할 수 있습니다.
임금께서 만일 요堯에게 양 한 마리만 끌게 하고 순舜에게 막대기를 메고 따르게 하면 혼란昏亂이 시작될 것입니다.
신은 들으니, 배를 삼킬 만한 큰 물고기는 연못에서는 헤엄치지 않고, 홍곡鴻鵠은 높이 날 때 웅덩이 근처에는 내려앉지 않는다 합니다.
이는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그 뜻이 지극히 원대遠大하기 때문입니다.
황종黃鐘과 대려大呂는 번잡한 춤을 따라 연주할 수 없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 음절音節이 느리고 크기 때문입니다.
큰 일을 다스리려는 사람은 작은 일은 다스리지 않고, 큰 공功을 세우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하니, 이를 가리켜 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