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從高祖定天下
하니 名爲有口辯士
라 居左右
하야 常使諸侯
하니라 及高祖時
하야 中國初定
에 平南越
하고 因王之
하니 高祖使陸賈
로 賜尉佗印
하야 爲南越王
하다
陸生至
하니 尉佗
하야 見陸生
하다 陸生因說佗曰 足下中國人
이니 親戚昆弟墳墓在
이라 今足下反天性
하며 하고 欲以區區之越
로 與天子抗衡爲敵國
하니 禍且及身矣
리라
且夫秦失其政
에 諸侯豪傑竝起
호되 惟漢王先入關
하야 據
이어늘 하고 自立爲西楚霸王
하야 諸侯皆屬
하니 可謂至彊
이라
然漢王起巴蜀하야 鞭笞天下하고 劫諸侯하야 遂誅項羽滅之하니라 五年之間에 海內平定하니 此非人力이요 天之所建也라 天子聞君王王南越하야 不助天下誅暴逆이라
將相欲移兵而誅王
호되 天子憐百姓新勞苦
하사 且休之
하시고 遣臣授君王印
하사 하시니라 君王宜郊迎
하야 北面稱臣
이어늘 乃欲以
之越
로 於此
하니
漢誠聞之
면 掘燒君王先人冢墓
하며 夷
宗族
하고 使一偏將
으로 將十萬衆臨越
하리니 越則殺王
降漢
을 如反覆手耳
니라
於是에 尉佗乃蹶然起坐하야 謝陸生曰 居蠻夷中久하야 殊失禮義로라
陸生曰 皇帝起
하사 討暴秦
하시고 誅强楚
하사 爲天下興利除害
하시고 繼
之業
하사 統理中國
하시니라 中國之人以億計
요 地方萬里
라
居天下之膏腴
하야 人衆車輿
하고 萬物殷富
하며 政由一家
하니 自天地剖判
으로 未嘗有也
니라 今王衆
은 不過數
萬
이요 皆蠻夷
로 山海之間
하니 譬若漢一郡
이어늘 何可乃比於漢王
고
尉佗大笑曰 吾不起中國故
로 王此
어니와 使我居中國
이면 不若漢
이리오 乃大悅陸生
하야 飮數月
하다
曰 越中無足與語러니 至生來하야 令我日聞所不聞이로다
賜陸生
하니 直(値)千金
이요 佗送亦千金
이러라 陸生拜尉佗爲南越王
하야 令稱臣
하고 奉漢約
하다 歸報
하니 高祖大悅
하야 拜爲
하다
육가陸賈가 한 고조漢 高祖를 따라 천하를 평정하니, 말재주가 있는 변사辯士로 이름이 났다. 그리하여 황제의 측근에 있으면서 항상 제후에게 사신으로 나갔다. 고조高祖 때에 이르러 중국이 처음 안정되었을 때 위타尉佗가 남월南越을 평정하고 그대로 왕王이라 일컬으니, 고조가 육가를 파견하여 위타에게 국왕國王의 인장印章을 하사下賜하여 남월왕으로 삼았다.
육가가 남월에 도착하니, 위타가 몽둥이 모양으로 상투를 틀고 두 다리를 뻗고 앉아서 육가를 접견하였다. 육가가 이 틈에 위타를 설득하였다. “그대는 중국 사람이니, 친척‧형제‧조상은 무덤이 진정眞定에 있소. 그런데 지금 그대는 천성天性을 위배하며 관대冠帶를 던져버리고 보잘것없는 남월을 가지고 천자天子에 대항하여 대등한 국가가 되려고 하니, 재앙이 장차 자신에게 닥칠 것이오.
또한 진秦나라가 정치를 잘못하여 황폐해지자 제후와 호걸들이 한꺼번에 일어났으나 오직 한왕漢王께서 남보다 먼저 관중關中에 들어가 함양咸陽을 차지하였소. 그런데 항적項籍이 약속을 위반하고 스스로 즉위하여 서초패왕西楚霸王이 되어 제후들을 모두 귀속시켰으니, 가장 강대하다고 말할 만하였소.
그러나 한왕께서 파촉巴蜀에서 기병起兵하여 천하를 무력으로 제압하고 제후들을 위협하여 마침내 항우項羽를 멸망시켰소. 5년 사이에 천하를 평정하였으니, 이는 사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늘이 한漢나라를 세워준 것이오. 천자께서는 군왕君王이 남월에게 왕이라 일컬으면서 천하 사람을 도와 포악하고 반역하는 사람을 주살誅殺하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으셨소.
장수와 재상들이 군대를 파견하여 군왕을 주살하려고 하였으나, 천자께서는 백성들이 새로 노고하는 것을 가엾게 여기시어 우선 휴식하게 하시고, 저를 파견하시어 군왕의 인장을 주어 부신符信을 나누고 사절使節을 교류하게 하시었소. 군왕은 의당 교외에 나와 사신을 영접하여 북쪽을 향해 신하를 일컬어야 하는데, 새로 건국하여 안정되지 못한 남월을 가지고 이곳에서 강경하고 거만하게 굴면서 남에게 굽히려 하지 않고 있소.
한나라 조정이 참으로 이런 사실을 들으면 군왕의 조상 무덤을 파내어 불태우며 종족을 전부 멸하고 부장副將 한 명을 파견하여 10만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남월을 토벌하게 할 것이오. 그러면 남월 사람들은 군왕을 죽이고 한나라에 항복하는 것을 마치 손바닥을 뒤집듯이 쉽게 할 것이오.”
이에 위타는 벌떡 일어나 앉아 육가에게 사과하며 말했다. “오랑캐 속에서 오래 살아 자못 예의를 잃었소.”
그러고는 이어 육가에게 물었다. “나와 소하蕭何‧조참曹參‧한신韓信을 비교하면 누가 더 낫습니까?” 육가가 대답했다. “군왕이 더 나은 듯합니다.”
위타가 다시 물었다. “나와 황제를 비교하면 누가 더 낫습니까?”
육가가 대답했다. “황제는 풍패豐沛에서 기병하시어 포악한 진나라를 토벌하시고, 강력한 초나라를 주멸誅滅하시어 천하의 백성들을 위해 이익을 일으키고 해를 제거하시며, 오제五帝와 삼왕三王의 공업功業을 계승하시어 중국을 통치하셨소. 중국의 인구는 억만 명으로 헤아리고 땅은 사방 만 리나 됩니다.
천하의 비옥한 곳에 처하여 인구가 많고 수레를 타고 다니며, 온갖 물산이 매우 풍부하고 정치가 한 집에서 나오니, 천지가 개벽한 이후로 일찍이 이보다 성대한 적이 없었소. 지금 군왕의 백성은 수십만 명에 지나지 않고 모두 미개한 만이蠻夷로서 험준한 산과 바닷가에 살고 있으니, 비유하면 한漢나라의 군郡 하나와 같은데, 어떻게 한왕漢王과 견준단 말이오.”
위타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중국에서 기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왕 노릇하지만, 만일 중국에 있었다면 어찌 한왕보다 못하겠소.”마침내 육가를 크게 좋아하여 몇 달간 머물게 하고는 함께 술을 마시면서 즐거워하였다.
위타가 말했다. “남월 지방에는 함께 담론談論할 만한 사람이 없었는데, 선생이 오게 되어 나에게 날마다 듣지 못했던 말을 듣게 해주었소.”
그러고는 육가에게 천금의 가치가 있는 보물을 자루 안에 가득 넣어서 주고 따로 또 천금을 보내주었다. 육가는 위타를 임명하여 남월왕으로 삼아 한나라에 대해 신하를 일컫게 하고 한나라와의 약속을 받들어 지키게 하였다. 육가가 한나라에 돌아가 결과를 보고하자, 고조가 크게 기뻐하여 육가를 태중대부太中大夫에 임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