齊王曰
之聲未聞
하고 矢石未交
하며 長兵未接
이어늘 子何務死之
오
雍門子狄對曰 臣聞之
호니 昔者
에 王田於囿
할새 左轂鳴
이어늘 請死之
한대 而王曰 子何爲死
오
車右曰 臣不見工師之乘이요 而見其鳴吾君也니이다하고 遂刎頸而死하니
齊王曰 有之하니라 雍門子狄曰 今越甲至하니 其鳴吾君也 豈左轂之下哉잇가
齊王有臣이 鈞如雍門子狄이면 擬使越社稷不血食이리라하고
월越나라 군대가 제齊나라를 공격해 들어오니 옹문자적雍門子狄이 나라를 위해 죽겠다고 요청했다.
제왕齊王이 말했다. “고탁鼓鐸의 소리가 아직 들리지 않았고, 화살과 돌을 아직 발사하지 않았으며, 창 같은 긴 무기가 아직 부딪치지 않고 있는데, 그대는 어찌 굳이 죽으려 하는가?
옹문자적이 대답했다. “신臣은 들으니, 예전에 왕王께서 원유園囿에서 사냥을 하실 적에 수레의 왼쪽 바퀴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거우車右가 죽겠다고 요청하자, 왕王께서 ‘그대는 무엇 때문에 죽으려 하느냐?’라고 물으셨지요.
거우는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어 우리 임금을 놀라게 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왕王께서 ‘왼쪽 수레바퀴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낸 것은 공사工師의 죄인데, 그대와 무슨 관계되는 일이 있느냐?’고 되물으셨습니다.
거우는 ‘신臣은 공사工師가 수레를 만드는 것은 보지 못했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어 우리 임금을 놀라게 한 것만 보았습니다.’라 대답하고는 마침내 목을 찔러 죽었다 합니다.
제왕이 말했다. “이런 사실이 있다.” 옹문자적이 말했다. “지금 월나라의 군대가 공격해 왔으니,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어 우리 임금을 놀라게 한 일이 어찌 왼쪽 수레바퀴보다 못한 일이겠습니까?
거우는 삐걱거리는 왼쪽 수레바퀴 때문에 죽을 수 있었는데, 신만은 침입한 월나라 군대 때문에 죽을 수가 없단 말입니까?”
이날 월나라 사람들이 군대를 인솔하고 70리를 퇴각하면서 말했다.
“제왕의 신하들이 모두 옹문자적과 같다면 아마도 월나라의 사직社稷에 제사祭祀를 받들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러고는 마침내 군대를 인솔하고 돌아가니, 제왕이 상경上卿의 예禮를 갖추어 옹문자적을 장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