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年七十
에 其恭益甚
하야 冬日行陰
하고 夏日行陽
하며 不敢不
하니라
行必隨
하며 坐必危
하며 一食之間
에 三起
하며 見衣
之士
하면 則爲之禮
하니라
機氾對曰 君子는 好恭以成其名하고 小人은 學恭以除其刑하나니이다
對君之坐면 豈不安哉리오마는 尙有差跌이요 一食之上이면 豈不美哉리오마는 尙有哽噎이니이다
鴻鵠飛沖天
에 豈不高哉
리오마는 尙得而加之
하고 虎豹爲猛
호대 人尙食其肉
하며 席其皮
하니이다
노魯나라에 공손恭遜한 사람이 있으니, 이름을 기범機氾이라 한다.
70세의 나이에 공손함이 더욱 심하여 겨울에는 음지陰地로 다니고 여름에는 양지陽地로 다녔으며, 시장을 관리하는 관사官舍를 보면 감히 찾아 뵙고 문안을 드리는 예禮를 행하지 않는 적이 없었다.
길을 갈 때는 남의 뒤를 따라갔으며, 앉을 때는 반드시 무릎을 꿇었으며, 한 번 밥을 먹는 시간에 세 번이나 일어났으며, 거칠고 천박한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예를 행하였다.
노군魯君이 그에게 물었다. “기자機子는 연세가 높은데, 공손함을 내려놓을 수가 없소?”
기범은 대답하였다. “군자君子는 공손함 좋아하여 명성名聲을 이루고, 소인小人은 공손함을 배워 형벌刑罰을 면하는 것입니다.
임금을 마주하여 앉으면 그 자리가 어찌 편안하지 않겠습니까마는 오히려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경우가 있고, 한 식탁에서 먹는 음식이 어찌 맛있지 않겠습니까마는 오히려 목이 멜 때가 있습니다.
지금 저 같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진실로 자신은 꼭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홍곡鴻鵠이 대번에 하늘로 날아올랐을 때 어찌 높지 않겠습니까마는 주살이 오히려 쏘아 맞히고, 호표虎豹가 매우 사납지만 사람들이 그 고기를 먹으며 그 가죽을 깔고 앉습니다.
남을 칭찬하는 사람은 적고 남을 헐뜯는 사람은 많습니다.
저는 나이가 70이지만 언제나 부질斧質의 형벌이 저에게 더해질까 걱정되는데 어떻게 공손함을 내려놓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