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信鬼神者
는 失謀
요 信日者
는 失時
니 何以知其然
고 夫賢聖周知
하야 能不
而事利
니라 敬法令
하며 貴功勞
면 不卜筮而身吉
이요 謹仁義
하며 順道理
하면 不禱祠而福
이라
故卜數擇日하며 潔齋戒하며 肥犧牲하며 飾珪璧하며 精祠祀라도 而終不能除悖逆之禍니라 以神明有知而事之라도 乃欲背道妄行하야 而以祠祀求福이면 神明必違之矣니라
天子祭天地
하고 諸侯祭社稷
하고 大夫祭
하고 士祭門戶
하고 庶人祭其先祖
하나니 聖王承天心
하야 制禮分也
하니라 凡古之卜日者
는 將以輔道稽疑
하야 示有所先
하야 而不敢
也
요 非欲以顚倒之惡
하야 而幸安之全
이니라
孔子曰
라하시니 是以
라 易稱
라하니 蓋重禮不貴牲也
요 敬實而不貴華
라 誠有其德而推之
면 則安往而不可
리오 是以聖人見人之文
이면 必考其質
하나니라
귀신鬼神을 믿는 사람은 계책計策을 잃고, 시일時日의 길흉을 믿는 사람은 시기時機를 잃는다. 무엇으로 그러한 줄을 아는가? 성현聖賢은 일체를 두루 알아서 시일을 헤아리지 않고서도 일을 유리하게 처리한다. 법령法令을 공경히 준수하고 공로를 귀중히 여기면 점을 치지 않아도 몸에 길吉함을 얻고 인의仁義를 삼가 행하며 도리道理를 따르면 제사하여 빌지 않아도 복을 받는다.
그러므로 점을 헤아려 좋은 날을 가리며 정결하게 재계하며 살찐 희생犧牲을 바치며 제기祭器를 옥玉으로 장식하며 정결한 마음으로 제사를 지내더라도 끝내 순리를 거스르는 재화災禍를 제거하지 못한다. 신명神明이 아는 것이 있다 하여 그를 섬기더라도 도리를 위배하고 함부로 나쁜 짓을 하면서 제사 지내어 복을 받기를 구한다면 신명은 반드시 그의 뜻을 어길 것이다.
천자天子는 천지天地와 오악五嶽과 사독四瀆에 제사를 지내고, 제후는 사직社稷에 제사를 지내고, 대부大夫는 오사五祀에 제사를 지내고, 사士는 문門‧호戶에 제사를 지내고, 서인庶人은 그의 선조先祖에게 제사를 지낸다. 이는 성왕聖王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등급을 정해 예禮를 제정한 것이다. 고대에 시일을 점쳐 정하는 것은 장차 정도正道를 돕고 의심나는 일을 고찰하여 먼저 하늘의 뜻이 있는 곳을 보여주어 감히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으려는 것이지, 상도常道에 반대되는 나쁜 행위를 하고서 안전하기를 바라려는 것은 아니다.
공자孔子께서는 “제사 지낼 대상이 아닌 신에게 제사하는 것이 아첨이다.”라고 하셨다. 이 때문에 태산泰山의 신은 끝내 계씨季氏가 지내는 여제旅祭를 흠향하지 않았다. 《주역周易》에는 “동쪽 이웃이 소를 잡아 성대하게 제사 지내는 것이 서쪽 이웃이 박한 제물로 지내는 제사[약제禴祭]보다 못하다.” 하였다. 이는 예의를 중시한 것이지 희생犧牲을 중시한 것이 아니고, 성실한 마음을 존경한 것이지 화려한 외모를 귀중하게 여긴 것이 아니다. 진실로 덕德이 있어서 이를 미루어 넓힌다면 무슨 일인들 되지 않겠는가. 이 때문에 성인聖人이 사람의 겉꾸밈을 보면 반드시 그 본질을 고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