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而四望
이라가 喟然而歎息曰 嗚呼悲哉
로다 世有明於事情
호되 不合於人心者
하며 有合於人心
호되 不明於事情者
니라
子石曰 昔者
에 吳王夫差不聽伍子胥盡忠極諫
하야 抉目而辜
하고 은 偸合苟容
하야 以順夫差之志而伐
라가 二子沈身江湖
하고 頭懸越旗
하니라
昔者
에 는 順紂之心
하야 欲以合於意
라가 武王伐紂
에 四子身死牧之野
하야 頭足異所
하고 比干
은 盡忠剖心而死
하니라
今欲明事情인댄 恐有抉目剖心之禍하고 欲合人心인댄 恐有頭足異所之患이라 由是觀之컨댄 君子道狹耳라 誠不逢其明主면 狹道之中에 又將險危閉塞하야 無可從出者리라
자석子石이 오산吳山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탄식해 말했다. “아, 슬프구나. 세상에는 사정事情에 밝으면서도 남의 마음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남의 마음에 부합하면서도 사정事情에 밝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자 제자弟子가 물었다. “무슨 뜻입니까?”
자석子石이 말했다. “예전에 오왕吳王 부차夫差는 충성을 다해 지극히 간하는 오자서伍子胥의 말을 따르지 않고 눈알을 뽑는 죄를 시행하였고, 태재 비太宰 嚭와 공손락公孫雒은 영합하고 부화附和하면서 부차夫差의 뜻에 순종하여 제齊나라를 정벌했다가 두 사람 다 몸은 강물에 던져지고 머리는 월越나라 깃대 위에 매달리는 꼴이 되었다.
예전에 비중費仲‧〈비렴飛廉〉‧악래혁惡來革과 코가 길고 귀가 찢어진 숭후 호崇侯 虎는 주왕紂王의 마음에 순종하여 영합하려다가 무왕武王이 주왕紂王을 토벌했을 때, 네 사람은 목야牧野에서 죽음을 당하여 머리와 다리가 잘리어 각각 다른 곳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비간比干은 충성을 다하다가 심장이 쪼개져서 죽고 말았다.
만일 사정에 밝으려고 하면 눈알이 뽑히고 심장이 쪼개지는 재앙이 있을까 걱정되고, 남의 마음에 부합하려고 하면 머리와 다리가 잘리어 각각 다른 곳에 놓이게 되는 환난이 있을까 걱정된다. 이를 통해 보건대, 군자君子가 가는 길은 좁다. 진실로 현명한 군주를 만나지 못하면 좁은 길 가운데에서 또 길이 위험하거나 막히어 빠져나갈 틈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