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할새 在塗見道側巾弊布擁蒙而衣衰
하니 其名曰
이라
子贛下車하야 曰 賜不仁하야 過問하니 三言을 可復聞乎아
자공子贛(자공子貢)이 승承 지역에 갈 때 도중에 길가에서 해어진 두건을 써서 얼굴을 가리고 몸에 상복喪服을 입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의 이름은 주작舟綽이라고 한다.
자공이 물었다. “여기서 승承까지는 거리가 얼마나 되오?” 그러나 주작은 입을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자공은 다시 물었다. “남이 자기에게 묻는데도 응답하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
그러자 주작은 얼굴을 가렸던 두건을 벗고 말했다. “멀리서 바라보며 남을 모독하는 것이 어진 것인가요?
가까이 와서 보면서도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가요?
남을 경멸하여 업신여기는 것이 도의道義인가요?”
자공이 수레에서 내려 말했다. “사賜가 어질지 못하여 잘못 물었으니 지금 하신 세 말씀을 다시 들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주작은 말했다. “이 말이면 그대에게 충분하니 나는 그대에게 말해주지 않겠소.”
이리하여 자공은 동반하는 세 사람을 만나면 수레 위에서 몸을 숙여 경의敬意를 표하였고, 동반하는 다섯 사람을 만나면 수레에서 내려 경의를 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