曰 始吾不自知
하야 以爲在千乘
이면 則萬乘不敢伐
이요 在萬乘
이면 則天下不敢圖
러니
成公趙曰 不可하다 吾因隣國之使而刺之면 則使後世之使不信이니
成公趙曰 不可하다 吾因群臣道徒處之士而刺之면 則後世之忠臣不見信이요 辯士不見顧하야 皆曰趙使之然也라하리니 不可로다
吾聞古之士는 怒則思理하고 危不忘義하야 必將正行以求之耳라호라
今吾在阿어늘 宋屠單父하니 是辱名也요 事誅宋王호되 期年不得하니 是惰行也라
송 강공宋 康公이 아읍阿邑을 공격하고 선보單父 사람들을 도륙하였다.
성공조成公趙가 말했다. “당초에 나는 스스로 사리事理를 알지 못하여 천승千乘의 제후국諸侯國에 살고 있으면 만승萬乘의 천자국天子國이 감히 정벌하지 못하고, 만승萬乘의 천자국天子國에 살고 있으면 천하 사람이 감히 도모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지금 내가 아읍에 살고 있는데 송宋나라가 선보 사람들을 도륙하였으니, 이 때문에 내가 세상에 자립自立할 수가 없다.
성공조는 마침내 송나라에 들어갔으나 3개월 동안 송왕을 만나지 못했다.
어떤 이가 말했다. “어찌 이웃 나라에서 온 사신使臣을 이용하여 송왕을 만나지 않는 게요?”
성공조가 말했다. “안 되오. 내가 이웃 나라에서 온 사신을 이용하여 송왕을 만나 찔러 죽이면 후세後世의 사신에게 신임信任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오.
지니고 온 부절符節의 신빙信憑이 쓸모없게 되면 모두들 ‘성공조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할 것이니, 이는 안 되오.”
그러자 어떤 이가 말했다. “어찌 군신群臣이 은사隱士를 인도하여 뵙게 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찔러 죽이지 않는 게요?”
성공조가 말했다. “안 되오. 내가 군신이 은사를 인도하여 뵙게 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찔러 죽이면 후세의 충신忠臣은 신임을 받지 못할 것이고, 변사辯士는 관심을 받지 못하여 모두들 ‘성공조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할 것이니, 이는 안 되오.
내 들으니, 옛날의 선비는 화를 낼 때면 사리事理를 생각하고, 위험에 처했을 때에도 의리義理를 잊지 아니하여, 반드시 정당한 행위로 구할 따름이라 하였소.”
성공조는 이렇게 말했다. “청렴결백淸廉潔白한 선비는 자기의 명절名節을 욕되게 하지 않고, 성신誠信한 선비는 자기의 행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아읍에 살고 있는데 송나라가 선보 사람들을 도륙하였으니 이는 내 명절을 욕되게 한 것이고, 송왕을 죽이는 일에 나섰으나 1년이 되도록 이루지 못했으니 이는 내 행동이 게으른 것이다.
내가 이처럼 하고 산다면 무슨 면목으로 천하의 선비들을 보겠는가!”
그러고는 마침내 팽산彭山 위에 서서 말라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