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者는 尙其德而希其刑하고 霸者는 刑德竝湊하고 彊國은 先其刑而後德이니라
夫刑德者는 化之所由興也니 德者는 養善而進闕者也요 刑者는 懲惡而禁後者也라
故德化之崇者는 至於賞하고 刑罰之甚者는 至於誅라
夫有功而不賞이면 則善不勸하고 有過而不誅면 則惡不懼하나니
善不勸惡不懼하고 而能以行化乎天下者는 未嘗聞也로라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으니 형벌刑罰과 덕교德敎가 이것이다.
왕자王者는 덕교를 숭상하고 형벌은 적게 쓰며, 패자霸者는 형벌과 덕교를 아울러 쓰고, 강포强暴한 나라는 형벌을 먼저 쓰고 덕교는 뒤에 쓴다.
형벌과 덕교는 교화敎化가 일어나는 근본이니, 덕교는 선善을 길러 결점缺點을 보완補完하여 나아가게 하는 것이고, 형벌은 악행惡行을 징계懲戒하여 뒷사람의 악행을 금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덕화德化를 숭상하게 하는 방법은 상賞을 주고, 형벌을 심하게 하는 방법은 주벌誅罰하는 것이다.
주벌하고 상을 주는 것은 어진 이와 어질지 못한 이를 구별하고 공功이 있는 이와 공이 없는 이를 나누어 세우는 방법이다.
그 때문에 주벌하고 상을 주는 일을 잘못 시행해서는 안 되니, 주벌하고 상을 주는 일을 잘못 시행하면 선善과 악惡이 혼란해진다.
공이 있는데도 상을 주지 않으면 선善한 사람이 권장되지 않고, 잘못이 있는데도 주벌하지 않으면 악惡한 사람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선善한 사람이 권장되지 않고 악惡한 사람이 두려워하지 않고서 천하에 교화를 잘 행했다는 사람은 일찍이 듣지 못했다.
《서경書經》에 “상과 벌을 모두 합당하게 한다.” 하였으니, 이를 두고 이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