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秦始皇帝旣呑天下
하고 乃召群臣而議
하야 曰 古者
에 하고 하니 孰是
오 將爲之
호리라
博士七十人未對
러니 對
하야 曰 天下官則讓賢
이 是也
요 天下家則世繼 是也
라 故五帝
는 以天下爲官
하고 三王
은 以天下爲家
니이다
秦始皇帝仰天而歎曰 吾德出于五帝하니 吾將官天下하노니 誰可使代我後者오
鮑白令之對曰 陛下行桀紂之道하시고 欲爲五帝之禪하시니 非陛下所能行也니이다
秦始皇帝大怒하야 曰 令之前하라 若何以言我行桀紂之道也오 趣說之하라 不解則死호리라
令之對曰 臣請說之
하노이다 陛下築臺干雲
하고 宮殿五里
하며 建千石之鍾
하고 萬石之虡
하며 婦女連百
하고 倡優累千
하며 興作
宮室
하야 至雍相繼不絶
하니 所以自奉者
로 殫天下
하고 竭民力
하야 偏駁自私
하야 不能以及人
이니 陛下
는 所謂自營僅存之主也
니이다 何暇
에 比德五帝
하야 欲官天下哉
잇가
始皇闇然無以應之하고 面有慙色이러니 久之에 曰 令之之言이 乃令衆醜我라하고 遂罷謀하야 無禪意也러라
진 시황제秦 始皇帝가 이미 천하를 병탄하고 마침내 군신群臣들을 불러서 의논하여 말했다. “예전에 오제五帝는 어진 이에게 선양禪讓하였고 삼왕三王은 자손에게 세습하였으니, 어떤 방법이 옳은가? 나도 옳은 방법을 따라서 하겠다.”
박사博士 70인이 대답하지 못했는데, 포백령지鮑白令之가 대답했다. “천하를 공유[관官]로 여기시면 어진 이에게 선양하는 것이 옳고, 천하를 사유[가家]로 여기시면 자손에게 세습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 때문에 오제는 천하를 공유로 여겼고, 삼왕은 천하를 사유로 여겼습니다.”
진시황제가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하여 말했다. “나의 덕德은 오제보다 뛰어나니 나는 천하를 공유하려고 하는데, 누가 나의 뒤를 계승할 만한 사람인가?”
포백영지가 대답했다. “폐하陛下는 걸桀‧주紂의 도道를 행하시고 오제처럼 선양을 하려고 하시니, 폐하께서 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진 시황제가 크게 노하여 말했다. “영지는 앞으로 나오라. 너는 무엇을 가지고 내가 걸‧주의 도를 행했다고 말하느냐? 빨리 이유를 말하라. 해명하지 못하면 너를 죽일 것이다.”
영지가 대답했다. “신臣이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폐하께서 지은 누대는 구름에 닿을 듯이 높고, 궁전은 5리에 걸쳐져 있으며, 무게가 1천 석石이나 되는 종鍾을 세우고, 1만 석이나 되는 악기의 틀을 세웠습니다. 후궁後宮은 1백 명에 이르고, 배우는 수천 명이나 되며, 여산驪山에 궁실을 지어 옹雍에 이르기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이는 자신을 봉양하기 위해 천하의 재력財力을 탕진하고 백성의 힘을 고갈시켜 자신만을 위하는 데 치우쳐서 백성들에게는 은덕이 미치지 않는 행위입니다. 폐하는 이른바 자신만을 영위하여 겨우 보존하는 군주입니다. 어느 겨를에 오제의 덕에 견주어 천하를 공유하고자 하십니까?”
시황이 이 말을 듣고는 묵묵히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있더니, 한참 뒤에 말했다. “영지의 말은 여러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추하게 여기게 하는구나!”그러고는 마침내 그 계획을 중지하여 천하를 선양할 뜻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