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目]
초楚나라가
주周나라를 취하려고 하자, 왕이
동주東周 무공武公을 보내
초楚나라의
영윤令尹 소자昭子에게 말하기를
注+① 동주東周 무공武公은 정왕定王의 현손玄孫이고 서주西周 혜공惠公의 아들이다. 영윤令尹은 초楚나라의 상경上卿이니, 국정을 관장하는 자이다. “
서주西周의 땅이 100리에 불과하지만, 명색이 천하의 종주이다.
注+② 천하가 모두 주周나라를 종주로 삼아 제후의 주인으로 섬긴다는 말이다.
그 땅을 잘라 갖더라도 나라를 살찌우기에 부족하며, 그 백성을 얻더라도 군대를 강하게 만들기에 부족하다.
그런데도 공격하는 자는 임금을 시해한 자로 불릴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공격하려는 자가 있는 것은
제기祭器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注+③ 제기祭器는 삼대三代로부터 전해오는 제기를 일컫는데, 이를테면 과 같은 따위가 이것이다.
호랑이는 그 고기에서 누린내가 나고 날카로운 무기를 몸에 지녔는데도 사람들이 오히려 공격한다.
注+④ 조臊는 소조蘇遭의 절切이니, 누린내가 난다는 뜻이다. 호랑이에게 발톱과 송곳니가 있는 것은 날카로운 무기가 몸에 있는 것과 같다. 그 고기에서 비록 누린내가 나지만 사람들이 그래도 공격하는 것은 호랑이 가죽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늪에 사는 사슴으로 하여금 호랑이의 가죽을 뒤집어쓰게 한다면 필시 만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공격할 것이다.
注+⑤ 사슴은 날카로운 발톱과 송곳니가 없고 고기도 먹을 만하다.
초楚나라의 땅을 잘라 갖는다면 나라를 살찌우기에 충분하고
초楚나라의 참람한 호칭을 저지한다면
주군主君을 존숭한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注+⑥ 굴詘(물리치다)은 출黜로 읽으니, 왕의 호칭을 참칭하는 것을 저지한다는 말이다.
지금 그대는 천하의 종주를 해쳐서 삼대三代로부터 전해온 제기를 차지하려고 한다.
제기가 남쪽으로 옮겨가면
초楚나라를 정벌할 군대가 이를 것이다.”
注+⑦ 거居는 쌓아둔다는 뜻이다. 전기傳器는 나라에 전해오는 보기寶器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