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흉노匈奴가 상군上郡과 운중군雲中郡으로 침입하자, 장군 주아부周亞夫 등에게 명하여 군대를 주둔하여 대비하게 하였다.
目
[目] 흉노匈奴가 상군上郡과 운중군雲中郡으로 침입하여 사람을 죽이고 약탈함이 매우 많으니, 봉화가 감천甘泉과 장안長安에 이르렀다.
장군 영면令免을 보내어 군대를 비호飛狐에 주둔시키고,注+영면令免은 사람의 성명姓名이다. 소의蘇意는 구주句注에,注+구句는 음이 구鉤이다. 《한서漢書》 〈군국지郡國志〉에 “구주句注는 산세가 험한 곳의 이름이니, 안문雁門음관현陰館縣에 있다.” 하였다.장무張武는 북지北地에,注+진秦나라가 의거義渠를 멸망시키고 북지군北地郡을 설치하였다. 주아부周亞夫는 세류細柳에,注+주아부周亞夫는 주발周勃의 아들이다. 하룻밤을 유숙하는 것을 숙宿이라 하고, 이틀 밤을 유숙하는 것을 신信이라 하고, 이틀 밤이 넘는 것을 차次라 한다. 세류細柳는 지명이다.
이 말하기를 “세류細柳는 곤명지昆明池 남쪽에 있다.” 하였다. 유례劉禮는 패상霸上에, 서려徐厲는 극문棘門에 주둔하여 오랑캐의 침입을 대비하게 하였다.注+극문棘門은 장안長安의 북쪽에 있으니, 진秦나라 때의 궁문宮門이다.
目
[目] 상上이 직접 군대를 위로할 적에 패상霸上과 극문棘門의 군영에 이르러는 곧장 수레를 몰아 들어갔고, 장수 이하 사람들이 말을 타고 맞이하고 전송하였다.注+기騎(말을 타다)는 기기奇寄의 절切이다.
이윽고 세류細柳의 군영에 가보니, 병사와 관리들이 갑옷을 입고 예리한 병기를 잡고 활과 쇠뇌를 가득히 당기고 있어서注+구彀는 활을 가득히 당긴다는 뜻이다. “지만持滿”은 활을 가득히 당기기만 하고 발사하지 않는 것이다. 선구先驅(전도前導)가 이르렀으나 들어가지 못하였다.
선구先驅가 말하기를 “천자天子가 장차 이를 것이다.”注+선구先驅는 바로 전도前導이니, 앞에 있으면서 거가車駕를 인도하는 자이다. 하니, 군문도위軍門都尉가 말하기를 “장군의 명령에 ‘군중에서는 장군의 명령을 듣고 천자의 조령詔令을 듣지 않는다.’注+
에 이르기를 “장수가 군중에 있으면 군주의 명령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상上이 도착하여 또다시 들어가지 못하였다.
황제의 존귀함을 굽히고 장군을 위로하다
이에 상上이 마침내 사자使者를 시켜 절節을 가지고 가서 장군에게 명하기를 “내 군대를 위로하고자 하노라.” 하였다.
주아부周亞夫가 마침내 말을 전하여 진영의 문을 열게 하니,注+“벽문壁門”은 군루軍壘(군영)의 문이다. 성문의 병사가 거기車騎에게 청하기를 “장군의 약속에 ‘군중에서는 말을 달려 빠르게 수레를 몰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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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이에 마침내 천자天子가 말고삐를 잡고 천천히 수레를 몰고 가서 군영에 이르렀다.
주아부周亞夫가 병기를 잡고 읍하며 아뢰기를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장사는 절하지 않으니, 군례軍禮로 뵙기를 청합니다.”注+《예기禮記》 〈소의少儀〉에 “갑옷을 입은 자는 절하지 않는다.[개자불배介者不拜]” 하였으니, 이는 방해되는[지주枝柱] 바가 있어서 몸을 펴고 굽히는데 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였다.
천자가 차렷 자세를 취하여 용모를 바꾸고 수레에서 경례하고注+위爲(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위하여 차렷[송동竦動]함은 예모禮貌로 대한 것이다. 사람을 시켜 치사致辭하기를 “천자天子가 공경히 장군을 위로하노라.” 하고는 예禮를 이루고 떠나가니,注+사謝는 고함이다. 여러 신하들이 모두 놀랐다.
상上이 말하기를 “아!
이 사람은 참으로 장군이다.
지난번 패상霸上과 극문棘門의 군대는 아이들 장난과 같을 뿐이다.
저들 장수는 진실로 오랑캐가 기습하여 사로잡을 수 있지만 주아부의 군대에 이르러서는 범할 수 있겠는가.” 하고, 훌륭하다고 칭찬하기를 오랫동안 하였다.
한 달이 지난 뒤에 흉노匈奴가 변방을 멀리 떠나가자,注+“원새遠塞”는 변방(장성長城)을 나가 멀리 떠나감을 말한다. 군대를 해산시키고 주아부를 중위中尉로 임명하였다.注+중위中尉는 경사京師의 순찰을 맡았다.
綱
[綱] 여름에 크게 가물고 황충蝗蟲의 재해가 있자, 조령詔令을 내려 산택山澤의 금령禁令을 풀어주어 함께 사용하게 하고 황제의 운용 비용을 줄여 백성들을 구휼하게 하였다.
目
[目] 제후諸侯들로 하여금 들어와 공물貢物을 바치지 말게 하고 산택山澤의 금령禁令을 풀어주고 〈황제가 사용하는〉 여러 복어服御(복식‧거마‧기물 등)를 줄이고 낭이郞吏(낭관郎官)의 인원을 줄였으며, 창고를 열어 백성들을 구휼하고 백성들에게 관작을 매매하게 하였다.注+이弛는 풀어준다는 뜻이다. “이산택弛山澤”은 물고기와 소금, 대나무와 나무를 채취하는 산택山澤의 금령禁令을 풀어주고 금하지 않아서 백성들과 이익을 함께 함을 말한 것이다. 유庾는 음이 유愈이니, 읍邑에 있는 것을 창倉이라 하고, 들에 있는 것을 유庾라 한다. “매작賣爵(관작을 매매하게 하다.)”은 부자들은 관작을 원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원하므로 관작을 매매함을 들어준 것이다.
역주
역주1詔將軍周亞夫等 :
“‘等’이라고 쓴 것은 어째서인가? 생략한 것이다. 이때 여섯 명의 장군이 오랑캐를 방비하였는데, 周亞夫의 서열이 네 번째였으나, 《資治通鑑綱目》에서 諸將들을 ‘等’이라 하고 周亞夫를 맨 앞에 놓았으니, 그의 將材를 인정한 것이다.[等者 何 略之也 於是 六將軍備胡 而亞夫之序在四 綱目等諸將而首亞夫 予之也]” 《書法》
역주2張揖 :
魏나라 淸河 사람으로 字가 稚讓인데 太和(227~232) 연간에 博士를 지냈으며, 저서로 《廣雅》가 있다.
역주3六韜 :
太公의 兵法書로 알려져 있는데, 〈文韜〉‧〈武韜〉‧〈龍韜〉‧〈虎韜〉‧〈豹韜〉‧〈大韜〉로 이루어져 있어 ‘六韜’라 칭한다. 韜는 ‘韜略’으로 軍을 통솔하는 지혜나 계책을 이른다.
역주4司馬法 :
전국시대 齊나라의 명장인 司馬穰苴가 周나라의 군사제도인 《司馬法》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지은 兵法書이다. 그러나 아래 나온 말은 현재 남아 있는 《司馬法》이 아닌 《史記》 〈司馬穰苴列傳〉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