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資治通鑑綱目(3)

자치통감강목(3)

범례 | 참고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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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통감강목(3)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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綱
癸亥年(B.C. 178)
二年이라
冬十月에 丞相曲逆侯陳平이 卒하다
目
諡曰獻이라하다
綱
詔列侯之國하다
目
上曰 古者에 諸侯各守其地하여 民不勞苦러니
今列侯居長安하여 吏卒은 給輸費苦하고 而列侯는 亦無由敎訓其民하니 其各之國하라
綱
十一月에 以周勃爲丞相하다
綱
◑ 是月晦에 日食이어늘 詔擧賢良方正能直言極諫者하다
目
詔曰
人主不徳하면 天示之災하여 以戒不治注+治, 直吏切.하나니
朕이 下不能治育群生하여 上以累三光之明하니 不徳이 大矣注+三光, 日月星也.라
令至에 其悉思朕之過失及知見之所不及하여匄以啓告朕注+令, 謂此詔書. 匄, 音蓋, 乞也. 啓, 開也, 言以過失開告朕躬.하고
及擧賢良方正能直言極諫者하여 以匡朕之不逮注+不逮, 意慮所不及.하라
因各勅以職任하여 務省繇費以便民注+省, 減也.하고 罷衛將軍注+漢書, 軍字下, 又有軍字.하고 太僕見馬를 遺財足하고 餘皆以給傳置注+遺, 留也. 財, 與纔通, 少也, 僅也. 言減見在之馬, 所留纔足充事而已. 傳, 張戀切. 置, 驛也.하라
目
◑ 潁陰侯騎賈山이 上書曰注+潁陰侯, 灌嬰也. 班志 “潁陰縣, 屬潁川郡.” 騎者, 蓋在侯家爲騎從也.
臣聞雷霆之所擊에 無不摧折者요 萬鈞之所壓에 無不糜滅者注+霆, 音廷, 疾雷也.라하니
今人主之威는 非特雷霆也요 勢重은 非特萬鈞也라
開道而求諫하고 和顔色而受之하여 用其言而顯其身이라도 士猶恐懼而不敢自盡이어든 而況於縱欲恣暴하여惡聞其過乎잇가
昔者에 周는 蓋千八百國注+凡九州, 千七百七十三國, 曰千八百國者, 擧成數也.이라
以九州之民으로 養千八百國之君호되 君有餘財하고 民有餘力하여 而頌聲이 作注+頌者, 美盛德之形容, 蓋帝王之嘉致.이러니
秦皇帝는 以千八百國之民으로 自養호대 力罷不能勝其役하고 財盡不能勝其求注+罷, 讀曰疲. 勝. 音升.하여 身死纔數月耳어늘 天下四面而攻之하여 宗廟滅絶矣라
秦皇帝居滅絶之中而不自知者는 何也오
亡養老之義하고 亡輔弼之臣하며 退誹謗之人하고 殺直諫之士라
是以道諛하여婾合苟容注+道, 讀曰導, 言爲諂諛, 導迎主意, 納之於邪也. 婾, 與偸同, 亦苟且之義.하여 比其徳則賢於堯舜하고 課其功則賢於湯武라하여 天下已潰而莫之告也注+天下已潰, 言天下已壞, 如水之潰也.하니이다
目
今陛下使天下로 擧賢良方正之士하시니 天下之士莫不精白以承休徳注+精白, 厲精而爲潔白也.이어늘
乃直與之馳驅射獵하여 一日再三出하시니 臣은 恐朝廷之解弛하여 百官之隋於事也注+解, 讀曰懈. 隋, 讀曰墮.일까하노이다
陛下節用愛民하고 平獄緩刑하시니 天下莫不說喜注+說, 讀曰悅.라
臣聞山東吏布詔令에 民雖老羸癃疾이나 扶杖而往聽之하여 願少須臾毋死하여 思見徳化之成也注+羸, 弱也. 癃, 罷病也. 扶, 助也, 謂以杖自助.라하니이다
今功業方就하고 名聞方昭하여 四方鄕風注+聞, 音問, 謂聲聞也. 鄕, 讀曰嚮.이어늘 而從豪俊之臣, 方正之士하여 直與之日日獵射하여 擊兎伐狐하여 以傷大業하고 絶天下之望하시니 臣竊悼之하노이다
古者에 大臣이 不得與宴游注+與, 讀曰豫. 安息曰宴.하고 使皆務其方하여 以高其節하니 則群臣이 莫敢不正身修行하여 盡心以稱大禮注+方, 道也, 一曰廉隅也. 行, 去聲. 稱, 昌孕切, 副也.하니이다
夫士修之於家而壞之於天子之廷하니 臣竊愍之하노이다
陛下與衆臣宴游하고 與大臣方正으로 朝廷論議하사 游不失樂하고 朝不失禮하고 議不失計하시면軌事之大者也니이다
上이 嘉納其言注+樂, 音洛. 軌, 音簋, 謂法度也.하다
目
◑ 上이 每朝에 郞從官이 上書疏어든 未嘗不止輦受其言하여 言不可用이면 置之하고 言可用이면 采之하여 未嘗不稱善注+從, 去聲. 疏, 所據切, 條陳也.하니라
目
◑ 帝從霸陵上하여 欲西馳下峻阪注+班志 “霸陵縣, 屬京兆, 故芷陽也. 帝起陵邑, 因更名.”이러니 中郞將袁盎이 騎하여竝車擥轡注+漢, 有五官‧左‧右中郞三將典領, 中郞屬郞中令. 竝, 蒲浪切, 依也. 擥, 與攬同. 盎乘騎, 依竝帝車, 擥持其轡, 不容馳下.어늘
上曰 將軍이 怯邪아 盎曰 臣聞 千金之子는 坐不垂堂注+言富人之子, 則自愛深也. 垂堂者, 近堂邊外, 恐墜墮也.이라하니이다
聖主는 不乘危하며 不徼幸하나니 今陛下騁六飛하사 馳下峻山注+六馬之疾若飛, 故曰六飛.하시니 有如馬驚車敗면
陛下縱自輕이나 奈高廟太后何리잇고하니 上이 乃止하다
上所幸愼夫人이 在禁中하여 常與皇后同席坐注+愼, 姓也. 同席坐, 所坐之處, 高下齊同, 無等差也.러니 及幸上林布席에 盎이 引却愼夫人坐注+却, 謂退而卑之也. 坐, 才臥切. 時盎爲中郞將, 天子幸署, 預設供張待之, 故得却愼夫人坐也. 署, 上林中直衛之署也.한대 夫人이 怒하고 上亦怒어늘
盎이 因前說曰 臣聞尊卑有序하면 則上下和라하니이다
今已立后하시니 夫人은 乃妾이라
妾主豈可與同坐哉잇가
且陛下獨不見人彘乎잇가
上이說하여 語夫人한대 賜盎金五十斤注+通鑑 “召語愼夫人, 愼夫人賜盎金五十斤.”하다
綱
春正月에 親耕籍田하다
目
賈誼說上曰
一夫不耕이면 或受之飢하고 一女不織이면 或受之寒이라하니 生之有時而用之亡度하면 則物力必屈注+屈, 盡也. 下同.이니이다
古之治天下는 至纖至悉이라 故로 其畜積足恃러니
今背本而趨末者甚衆注+本, 農業也. 末, 工商也.하고 淫侈之俗이 日日以長注+長, 丁丈切.하여 生之者甚少하고 而靡之者甚多하니 天下財産이 何得不蹷注+靡, 與糜通, 散也. 蹷, 與蹶同, 傾竭也.이리오
卽不幸有方二三千里之旱이면 國胡以相恤이며 卒然邊境有急이면 數十百萬之衆을 國胡以餽之리오
兵旱相乘하여 天下大屈이면 有勇力者 聚徒而衡擊注+衡, 讀曰橫.하고 遠方之能僭擬者 竝擧而爭起矣리니 乃駭而圖之나 豈將有及乎잇가
夫積貯者는 天下之大命也라
苟粟多而財有餘면 何爲而不成이리오
以攻則取하고 以守則固하고 以戰則勝이니 懷敵附遠에 何招而不至注+懷, 來也, 安也.리오
今敺民而歸之農하여 皆著於本하여 使天下各食其力注+敺, 與驅同. 著, 直略切. 各以力耕得食, 是卽食己之力也하고 末技游食之民을 轉而縁南畮注+畮, 古畝字.하면 則畜積足而人樂其所矣리이다
上이 感誼言하여 詔曰 夫農者는 天下之本也니 其開籍田하라
朕親率耕하여 以給宗廟粢盛注+籍, 與藉‧耤通. 古者, 天子耕籍田千畝, 爲天下先. 籍者, 典籍之常也. 一說, 籍, 蹈藉也, 言親自蹈履于田而耕之. 粢盛, 音咨成, 黍稷曰粢, 在器曰盛.호리라
綱
三月에 立趙幽王子辟彊하여 爲河間王하고 朱虛侯章爲城陽王하고 東牟侯興居爲濟北王하고 子武爲代王하고 參爲太原王하고 揖爲梁王하다
目
有司請立皇子爲諸侯王한대 詔先立河間, 城陽, 濟北王하고 然後에 立皇子注+河間, 故趙地, 在兩河之間, 文帝別爲國. 城陽‧濟北, 本皆屬齊, 今分以王二人.하다
綱
夏五月에 除誹謗妖言法하다
目
詔曰
古之治天下에 朝有進善之旌, 誹謗之木하니 所以通治道而來諫者也注+旌, 幡也. 堯設之於五達之道, 令民欲有進善者, 立於旌下言之. 러니
今法有誹謗妖言之罪하니 是注+高后元年, 詔除妖言令, 今猶有妖言之罪, 則是中間復設此條也.는 使衆臣不敢盡情하여 而上無由聞過失也라
將何以來遠方之賢良이리오
其除之하라
綱
秋九月에 賜天下今年田租之半하다
目
詔曰
農은 天下之大本也니 民所恃以生也어늘
而民或不務本而事末이라 故로 生不遂注+衣食乏絶, 致有夭喪, 故不遂其生.하니
朕今親率群臣하여 農以勸之注+農, 耕種也.하노니 其賜天下民今年田租之半注+免不收之.하라


綱
계해년(B.C. 178)
[綱] 한漢나라 태종太宗 효문황제孝文皇帝 2년이다.
겨울 10월에 승상丞相 곡역후曲逆侯 진평陳平이 졸卒하였다.
目
[目] 시호諡號를 헌獻이라 하였다.
綱
[綱] 조령詔令을 내려 열후列侯들에게 봉국封國으로 가도록 하였다.
目
[目] 상上이 말하기를, “옛날에는 제후諸侯가 각각 자기 봉지封地를 지켜서 백성들이 수고롭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열후列侯가 장안長安에 거주하여 이졸吏卒들은 운수 비용을 마련하느라 고달프고 열후 역시 백성들을 다스릴 수가 없으니, 각기 봉국封國으로 가라.” 하였다.
綱
[綱] 11월에 주발周勃을 승상丞相으로 삼았다.
綱
[綱] 이달 그믐에 일식이 있자, 조령詔令을 내려서 현량賢良하고 방정方正하여 직언直言하고 극간極諫할 수 있는 자를 천거하게 하였다.
目
[目] 조령詔令을 다음과 같이 내렸다.
“군주가 덕德이 없으면 하늘이 재앙을 보여 군주가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것을 경계한다.注+치治(정치)는 직리直吏의 절切이다.
짐朕은 아래로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기르지 못해서 위로 삼광三光의 밝음에 누를 끼쳤으니, 매우 덕이 없는 것이다.注+삼광三光은 해, 달, 별이다.
이 조령詔令이 이르면 짐의 과실과 식견識見이 미치지 못하는 바를 모두 깊이 생각해서 짐에게 고해주기 바란다.注+영令은 이 조령詔令을 이른다. 개匄는 음이 개蓋이니 구한다는 뜻이다. 계啓는 열어준다는 뜻이니, 〈“이계고짐以啓告朕”은〉 과실過失을 짐朕에게 고하라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현량賢良하고 방정方正하여 직언直言하고 극간極諫할 수 있는 자를 천거해서 짐의 뜻과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바로잡도록 하라.注+“불체不逮”는 뜻과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어서 각기 직임職任을 잘 수행하도록 신칙해서 되도록 요역繇役의 비용費用을 줄여 백성을 편하게 하고,注+생省은 줄인다는 뜻이다.위장군衛將軍의 군대를 없애고注+《한서漢書》에는 군軍 아래에 또 군軍이 있다.태복시太僕寺에 현재 있는 말[마馬]을 꼭 필요한 정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전치傳置(역참驛站)에 주도록 하라.”注+유遺는 남겨둔다는 뜻이다. 재財는 재纔와 통通하니, 적다는 뜻이고 겨우라는 뜻이다. 현재 있는 말을 줄여서 겨우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만 남겨둘 뿐이라고 말한 것이다. 전傳(파발마)은 장련張戀의 절切이다. 치置는 역참驛站이다.
目
[目] 영음후潁陰侯(관영灌嬰)의 기종騎從인 가산賈山이 다음과 같이 상서上書하였다.注+영음후潁陰侯는 관영灌嬰이다.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영음현潁陰縣은 영천군潁川郡에 속하였다.” 하였다. 기騎는 영음후의 집에서 말을 타고 수행한 자이다.
“신이 듣건대, 우레와 벼락이 치는 곳에는 부러져 꺾이지 않는 것이 없고, 만균萬鈞의 무게로 짓누르는 곳에는 문드러져 부스러지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注+정霆은 음이 정廷이니, 요란한 우레이다.
지금 군주의 위엄은 비단 우레와 벼락 정도일 뿐만이 아니고, 권세의 중함은 비단 만균萬鈞 정도일 뿐만이 아닙니다.
언로言路를 열어 간언諫言을 구하고 안색을 온화하게 하여 간언을 받아들여서, 그의 말을 따르고 그의 몸을 현달顯達하게 해주더라도 선비들은 오히려 두려워서 감히 스스로 할 말을 다하지 못하는데, 항차 군주가 욕심을 부리고 마구 포악한 짓을 자행하여 자신의 과실을 듣기 싫어하는 경우이겠습니까.
옛날에 주周나라는 1,800개의 나라였습니다.注+
구주九州는 1,773개 국國인데 1,800개 국國이라고 말한 것은 성수成數를 든 것이다.
구주九州의 백성으로 1,800개 나라의 군주들을 봉양하였으나, 군주들은 남은 재물이 있고 백성들은 남은 힘이 있어서 칭송하는 소리가 일어났습니다.注+송頌은 아름다운 성덕盛德을 형용(칭송)하는 것이니, 제왕帝王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런데 진秦나라 황제는 1,800개 나라의 백성을 가지고 자신만을 봉양하게 하였으나, 힘이 피폐하여 그 부역을 감당하지 못하였고 재물이 탕진되어 그 요구를 감당하지 못해서注+피罷(피폐하다)는 피疲로 읽는다. 승勝(감당하다)은 음이 승升이다. 몸이 죽은 지 겨우 몇 달이 지났을 뿐인데 천하天下가 사면四面에서 진秦나라를 공격하여 종묘宗廟(국가)가 멸망하여 없어졌습니다.
진秦나라 황제는 국가가 멸망하는 가운데 있으면서도 스스로 알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노인을 봉양하는 의리가 없었고 보필輔弼하는 신하가 없었으며 비방하는 사람을 물리쳤고 직간直諫하는 선비를 죽였습니다.
이 때문에 아첨하고 영합하여 구차하게 용납해서注+도道는 도導로 읽으니, 아첨하여 군주의 뜻에 맞추어 간사奸邪함에 들어가도록 인도함을 말한다. 투婾는 투偸와 같으니, 또한 구차하다는 뜻이다. 그 덕徳을 비교하면 요堯‧순舜보다 어질다 하고 그 공功을 계산하면 탕湯‧무武보다 낫다고 하여 천하天下가 이미 무너졌는데도 고하는 자가 없었습니다.注+“천하이궤天下已潰”는 천하天下가 이미 무너진 것이 물이 제방堤防을 무너뜨린 것과 같음을 말한다.
目
[目] 지금 폐하께서 천하로 하여금 현량賢良하고 방정方正한 선비들을 천거하게 하시니, 천하의 선비들이 정신을 깨끗하게 가다듬어 아름다운 덕을 받들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注+“정백精白”은 정신精神을 가다듬어 결백潔白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만 그들과 더불어 말을 달리고 수레를 몰며 활을 쏘고 사냥을 하여 하루에 두세 번씩 나가시니, 신은 조정이 해이해져서 백관百官들이 일을 실추시킬까 두렵습니다.注+해解(해이하다)는 해懈로 읽고, 수隋(실추시키다)는 타墮로 읽는다.
폐하께서 재용財用을 절약하고 백성을 사랑하시며, 옥사獄事를 공평히 처리하고 형벌을 너그럽게 하시니, 천하에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注+세說(기쁘다)은 열悅로 읽는다.
신이 듣건대, 산동山東의 관리가 조령詔令을 선포하자, 백성들이 비록 늙고 병들었으나 지팡이를 짚고 와서 듣고는 ‘원컨대 잠시라도 죽지 말아서 덕화德化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注+리羸는 허약한 것이다. 융癃은 피로해서 병든 것이다. 부扶는 돕는 것이니, 〈“부장扶杖”은〉 지팡이로 스스로를 돕는 것을 이른다.라고 말하였다 합니다.
지금 공업功業이 막 성취成就되고 명성名聲이 막 밝게 나타나서 사방四方이 교화를 기대하고 있는데,注+문聞은 음이 문問이니, 〈“명문名聞”은〉 성문聲聞(명성名聲)을 이른다. 향鄕(향하다)은 향嚮으로 읽는다. 호걸스럽고 준걸스러운 신하와 방정한 선비들을 수행시켜, 다만 그들과 날마다 사냥을 하고 활을 쏘아 토끼를 잡고 여우를 죽여서 대업大業을 손상시키고 천하 사람들의 희망을 끊으시니, 신은 매우 서글프게 생각합니다.
옛날에 대신大臣들은 연회를 베풀어 즐겁게 노는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고 注+예與(참여하다)는 예豫로 읽는다. 편안히 쉬는 것을 연宴이라고 한다.모두 도道에 힘써서 그 절의節義를 높이게 하였으니, 이렇게 하면 신하들은 감히 몸을 바르게 하고 행동을 닦아서 마음을 다해 큰 예禮에 맞게 하지 않는 자가 없었습니다.注+방方은 도道이니, 일설一說에는 염우廉隅(방정方正)라고 한다. 행行(행실)은 거성去聲이다. 칭稱은 창잉昌孕의 절切이니, 부응한다는 뜻이다.
선비가 집안에서 몸을 닦아 천자의 조정에서 이를 무너뜨리니, 신은 삼가 이를 근심스럽게 여깁니다.
폐하께서 여러 신하들과는 함께 연회를 베풀어 노시고, 대신과 방정한 선비들과는 함께 조정에서 논의하여, 노실 적에는 즐거움을 잃지 않고 조정에서는 예禮를 잃지 않으며 의논을 하실 적에는 잘못된 계책을 내지 않으시면 매우 일을 법도에 맞게 하는 것입니다.”
상上이 그의 말을 아름답게 여겨 받아들였다.注+락樂(즐거움)은 음이 낙洛이다. 궤軌는 음이 궤簋이니, 법도法度를 이른다.
目
[目] 상上이 조회朝會할 때마다 낭관郎官과 종관從官이 서소書疏를 올리면 일찍이 연輦을 멈추고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 쓸 만하지 않으면 내버려두고 말이 쓸 만하면 채택하여 훌륭하다고 칭찬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注+종從(따르다)은 거성去聲이다. 소疏는 소거所據의 절切이니, 조목별로 아뢰는 것이다.
연輦을 멈추고 간언을 받아들이다연輦을 멈추고 간언을 받아들이다
目
[目] 황제가 패릉霸陵을 따라 올라가서 서쪽으로 수레를 몰아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려고 하니,注+《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패릉현霸陵縣은 경조京兆에 속했으니, 옛 지양芷陽이다. 문제文帝의 능읍陵邑을 만들고 인하여 이름을 패릉霸陵으로 고쳤다.” 하였다.중랑장中郞將 원앙袁盎이 말을 타고 황제의 수레 옆에 바짝 붙어 나란히 가면서 고삐를 잡아당겨 내달리지 못하게 하였다.注+한漢나라는 오관중랑장五官中郞將과 좌중랑장左中郞將, 우중랑장右中郞將 세 명을 두어 통솔하였으니, 중랑中郞은 낭중령郞中令에 속하였다. 방竝은 포랑蒲浪의 절切이니, 나란히 따름이다. 람擥(잡다)은 람攬과 같다. 원앙袁盎이 말을 타고 황제皇帝의 수레 옆에 바짝 붙어 나란히 가면서 그 고삐를 잡아당겨 아래로 내달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에 상上이 말하기를 “장군將軍은 겁이 나오?” 하니, 원앙이 아뢰기를, “신이 듣건대, 천금千金의 재산이 있는 부잣집의 아들은 마루 끝에 앉지 않는다 합니다.注+〈“천금지자千金之子 좌불수당坐不垂堂(천금千金의 재산이 있는 부잣집의 아들은 마루 끝에 앉지 않는다.)”은〉 부잣집 아들은 스스로 몸을 아낌이 심함을 말한 것이다. “수당垂堂”은 마루 끝과 가까우니, 떨어질까 두려운 것이다.
성주聖主는 위험한 것을 타지 않으며 요행을 바라지 않는 법인데, 지금 폐하陛下께서는 여섯 말이 나는 듯이 달리는 수레를 몰아 가파른 산비탈을 내려가시니,注+여섯 말의 빠름이 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육비六飛라고 말한 것이다.
가령 말이 놀라 수레가 부서지면 폐하께서 비록 자신을 가볍게 여기신다 하더라도 고묘高廟(고조高祖의 묘廟)와 태후太后께는 어찌하시렵니까?” 하니, 상上이 이에 중지하였다.
원앙袁盎의 간언을 받아들이고 금을 하사하다원앙袁盎의 간언을 받아들이고 금을 하사하다
상上이 총애하는 신부인愼夫人이 궁중에 있으면서 일찍이 황후皇后와 자리를 함께하여 앉아 있었는데,注+신愼은 성姓이다. “동석좌同席坐”는 앉은 자리의 고하高下가 똑같아서 차등이 없는 것이다. 황제가 상림원上林苑에 행행行幸하여 자리를 마련할 적에 원앙이 신부인의 자리를 뒤로 물리자,注+각却은 뒤로 물려서 낮게 함을 이른다. 좌坐(자리)는 재와才臥의 절切이다. 당시에 원앙袁盎이 중랑장中郞將이 되어 천자天子가 서署에 갔을 적에 미리 유장帷帳을 설치하고 기다렸기 때문에 신부인愼夫人의 자리를 물릴 수 있었던 것이다. 서署는 상림원上林苑 가운데에 숙직하고 호위하는 부서이다. 부인이 노하고 상上 또한 노하였다.
원앙이 인하여 앞에 나아가 설득하기를 “신이 듣건대 ‘신분의 높고 낮음에 질서가 있으면 위와 아래가 화목하다.’ 하였습니다.
이제 이미 황후를 세우셨으니, 신부인은 바로 첩입니다.
첩과 주모主母가 어찌 한 자리에 함께 앉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폐하께서는 어찌
인체人彘
를 보지 못하셨습니까?” 하였다.
상上이 기뻐하여 신부인에게 말하니, 〈신부인이〉 원앙에게 50근의 금을 하사하였다.注+《자치통감資治通鑑》에 “신부인愼夫人을 불러 말하니, 신부인愼夫人이 원앙袁盎에게 50근의 금을 하사했다.” 하였다.
綱
[綱] 봄 정월에 황제가 적전籍田에서 친히 농사지었다.
目
[目] 가의賈誼가 상上을 설득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한 지아비가 밭을 갈지 않으면 백성들 중에 혹 굶주리는 자가 있고 한 여자가 길쌈을 하지 않으면 백성들 중에 혹 추위에 떨기도 하는 자가 있다고 하니, 생산하는 데에는 때가 있는데 쓰는 데에 절도가 없으면 물력物力이 반드시 소진消盡됩니다.注+굴屈은 다한다는 뜻이니, 아래도 같다.
옛날에는 천하天下를 다스리는 것이 지극히 섬세하고 주밀하였기 때문에 그 축적蓄積이 충분히 믿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본업本業(농업農業)을 버리고 말업末業(상공업商工業)을 좇는 자가 매우 많으며,注+본本은 농업農業이고, 말末은 공업工業과 상업商業이다. 지나치게 사치한 습속이 날로 자라서注+장長(자라다)은 정장丁丈의 절切이다. 생산하는 자는 매우 적고 쓰는 자는 매우 많으니, 천하天下의 재산財産이 어떻게 고갈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注+미靡는 미糜와 통通하니, 흩는다는 뜻이다. 궐蹷(넘어지다)은 궐蹶과 같으니 기울어 다 없어지는 것이다.
만일 불행히 사방 2, 3천 리에 가뭄이 들면 나라가 어떻게 구휼하며, 갑작스레 변경邊境에 위급한 일이 발생하면 수십, 수백만의 군대에 나라가 어떻게 군량을 공급하겠습니까.
전쟁과 가뭄이 서로 일어나 천하天下의 재정이 크게 고갈되면 용력勇力이 있는 자들이 무리를 모아 제멋대로 공격할 것이고, 먼 지방에서 제왕帝王을 참칭僭稱하는 자들이 모두 다투어 일어날 것이니,注+횡衡(제멋대로)은 횡橫으로 읽는다. 그제야 놀라 해결하려 한들 어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저축은 천하의 대사大事입니다.
만일 곡식이 많고 재물이 충분하다면 무슨 일을 한들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적을 공격하면 점령할 수 있고 나라를 지키면 견고하게 방어할 수 있고 싸우면 승리할 수 있으니, 적敵을 회유하고 먼 지방 사람들을 따르게 함에 누구를 부른들 오지 않겠습니까.注+회懷는 오게 하고 편안하게 하는 뜻이다.
이제 백성들을 몰아 농사로 돌아가게 해서 모두 본업本業에 귀착시켜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각각 자기 힘으로 농사지어 먹고 살게 하고,注+구敺(몰다)는 구驅와 같다. 착著(붙이다)은 직략直略의 절切이다. 각각 자기 힘으로 농사지어 먹을 수 있게 하니, 이것이 바로 자기의 힘으로 먹는 것이다.말기末技(상공업)에 종사하고 놀고먹는 백성들을 옮겨서 농사를 짓게 한다면注+묘畮는 묘畝의 고자古字이다. 저축이 풍족하여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곳을 즐거워할 것입니다.”
상上이 가의의 말에 감동하여 조령詔令을 내리기를,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니, 적전籍田을 열라.
짐朕이 친히 밭을 갈아서 종묘宗廟의 자성粢盛에 바칠 것이다.”注+적籍(친경親耕하다)은 자藉, 적耤과 통한다. 옛날에 천자天子는 적전籍田 1천 묘畝를 경작하여 천하에 솔선하였다. 적籍은 〈제왕帝王의〉 전적典籍의 떳떳함이다. 일설一說에 적籍(자)는 밟음이니, 친히 스스로 밭을 밟아 경작함을 말한다고 한다. “자성粢盛”은 음이 자성咨成이니, 기장과 피를 ‘자粢’라 하고, 〈기장과 피가〉 그릇에 담겨져 있는 것을 ‘성盛’이라고 한다. 하였다.
綱
[綱] 3월에 조趙나라 유왕幽王의 아들 유벽강劉辟彊을 세워 하간왕河間王으로, 주허후朱虛侯 유장劉章을 성양왕城陽王으로, 동모후東牟侯 유흥거劉興居를 제북왕濟北王으로, 아들 유무劉武를 대왕代王으로, 유참劉參을 태원왕太原王으로, 유읍劉揖을 양왕梁王으로 삼았다.
目
[目] 유사有司가 황제의 아들을 세워 제후왕諸侯王으로 삼을 것을 청하자, 조령詔令을 내려 하간왕河間王, 성양왕城陽王, 제북왕濟北王을 먼저 세운 뒤에 황제皇帝의 아들을 세웠다.注+하간河間은 옛 조趙나라의 땅이니 양하兩河(하북河北과 하남河南)의 사이에 있었는데 문제文帝가 별도로 나누어 나라를 만든 것이다. 성양城陽과 제북濟北은 본래 모두 제齊나라에 속했는데, 지금 나누어 두 사람에게 왕 노릇 하게 한 것이다.
綱
[綱] 여름 5월에 비방誹謗과 요언妖言에 대한 법法을 없앴다.
目
[目] 조령詔令을 다음과 같이 내렸다.
“옛날에 천하天下를 다스릴 적에는 조정에 훌륭한 말을 올리는 진선정進善旌과 정사의 과실過失을 말하는 비방목誹謗木이 있었으니, 이는 치도治道를 막힘없이 통하게 해서 간諫하는 자들을 오게 하려는 것이었다.注+정旌은 깃발이다. 요堯임금은 진선정進善旌을 사방으로 통하는 길거리에 설치하여 백성들 가운데 훌륭한 말을 올리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깃발 아래에 서서 말하게 하였다.
그런데 지금 법法에 비방하고 요망한 말을 하는 죄罪를 다스리게 함이 있으니, 이는注+고후高后 원년元年(B.C. 187)에 조령詔令을 내려 요언妖言을 금지하는 법法을 없앴는데, 지금까지도 요망한 말을 하는 죄罪가 있었으니, 이는 중간에 다시 이 법 조항을 설치한 것이다. 여러 신하들로 하여금 감히 실정을 다 말하지 못하게 해서 임금이 과실過失을 들을 길이 없게 하는 것이다.
장차 어떻게 먼 지방의 현량賢良한 자들을 오게 할 수 있겠는가.
이 법을 없애라.”
綱
[綱] 가을 9월에 천하의 백성들에게 금년 전조田租의 반을 경감해주었다.
目
[目] 조령詔令을 다음과 같이 내렸다.
“농사農事는 천하의 큰 근본이니, 백성들이 믿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백성들이 혹 본업本業(농업農業)에 힘쓰지 않고 말업末業(상공업商工業)을 일삼기 때문에 그 삶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注+의식衣食이 궁핍해서 일찍 죽기 때문에 그 삶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짐이 이제 친히 여러 신하들을 거느리고 농사로써 권장하노니,注+농農은 밭 갈고 씨 뿌리는 것이다. 천하의 백성들에게 금년 전조田租의 반을 경감해주도록 하라.”注+조세租稅를 면제해서 거두지 않는 것이다.


역주
역주1 九州는……든 것이다 : 九州는 아홉 개의 州로 中國 전체를 이르는바 명칭이 약간 다른데, 《書經》 〈禹貢〉에는 冀州, 兗州, 靑州, 徐州, 揚州, 荊州, 豫州, 梁州, 雍州로 되어 있다. 成數는 대체적인 수를 이른다. 《禮記》 〈王制〉에 “무릇 四海의 안은 九州이고, 州는 사방 1,000리인데, 주마다 100리의 나라가 30개이고, 70리의 나라가 60개이고, 50리의 나라가 120개여서 모두 210개이니, 8개 주에 주마다 210개 국이다.……天子의 縣內(畿內)에는 100리의 나라가 9개이고 70리의 나라가 21개이고 50리의 나라가 63개여서 모두 93개이다.[凡四海之內九州 州方千里 州建百里之國三十 七十里之國六十 五十里之國百有二十 凡二百一十國 是一州凡二百一十國……天子之縣內 方百里之國九 七十里之國二十有一 五十里之國六十有三 凡九十三國]” 한 것을 든 것으로, 이를 모두 합하면 1,773개 국이 된다.
역주2 人彘 : 사람의 돼지란 뜻으로 呂后가 戚夫人에게 붙인 칭호인바, 앞의 惠帝 원년조에 보인다.

자치통감강목(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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