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이 있었다.注+① 주천周天은 365도度 4분도分度의 1이다. 일日과 월月이 모두 하늘에서 오른쪽으로 운행하는데 1주야晝夜에 일日은 1도度를 운행하고 월月은 13도度 19분도分度의 7을 운행하며 29일日 남짓이 되면 월月이 하늘을 일주一周하여 일日을 뒤쫓아가서 만나게 된다. 서로 만날 때 일日과 월月이 같은 길에 있으면 식食이 되는데, 월月이 혹 일도日道의 바깥에 있거나 혹 일도日道의 안쪽에 있으면 식食이 생기지 않는다. 또 역가曆家에서 교식交食(일식과 월식)하는 법法은 대체로 173일日 남짓으로 한계를 삼는다. 그러나 월月이 먼저 안쪽에 있으면 한계에 따라 식食이 많고, 만약 월月이 바깥에 있으면 한계에 따라 식食이 적다.
가 그것이 고르지 않은 것을 보고 말하기를, “일日과 월月이 비록 하는 도수度數가 일정하긴 하지만 조금 남음과 모자람이 없을 수 없다. 그러므로 비록 서로 만나더라도 식食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있고 혹 자주 만나서 식食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라고 하였으니, 이 말이 옳다. 지금 이 책에 연年은 쓰고 월月과 회晦와 삭朔을 쓰지 않은 것은 사관이 그 기록을 잃어버린 것이다.
綱
[綱]한韓나라 정승 협루俠累를 도살盜殺(암살)하였다.
目
[目]협루俠累는 복양濮陽의 엄중자嚴仲子와 서로 사이가 나빴다注+① 협俠은 성姓이다. 누累는 력추力追의 절切이다. 복濮은 음이 복卜이다. 복양濮陽은 춘추春秋시대의 제구帝丘로 한漢나라 때 복양현濮陽縣이 되어 동군東郡에 소속되었다. 악惡은 본음대로 읽으니, 친하지 않다는 뜻이다..
엄중자가 지읍軹邑 사람 섭정聶政의 용감함을 듣고서注+② 지軹는 음이 지紙이다. 춘추春秋시대에는 원읍原邑이었고 한漢나라 때 지현軹縣이 되어 하내군河內郡에 소속되었다. 섭聶은 이첩尼輒의 절切이니 성姓이다.황금黃金 100일鎰로 섭정 어머니의 장수를 축원하고 인하여 원수를 갚고자 하였다.注+③ 24양兩이 일鎰이다. 무릇 ‘위수爲壽’라고 하는 것은 존자尊者에게 술잔을 올리고 무한한 수명을 바치는 것이다.
섭정이 받지 않으며 말하기를, “늙은 어머니가 계시니 감히 다른 사람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을 허락하지 못합니다.”注+④ 《예기禮記》 〈곡례曲禮상上〉에 “부모가 계시면 친구를 위하여 죽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라고 하였다.
어머니가 죽은 뒤에 엄중자가 마침내 섭정으로 하여금 협루를 살해하게 하였다.注+⑤ 자刺(찌르다)은 칠역七亦의 절切이고, 또 본음대로 읽는다.
협루가 관부官府에 앉아 있는데 호위하는 병사가 매우 많았다.
섭정이 곧바로 들어가 협루를 찔러 죽이고는 이어서 스스로 칼로 얼굴을 베어 피부를 벗기고 눈을 도려내며 배를 갈라 내장이 나오게 하였다.注+⑥ 피면皮面은 칼로 얼굴을 벗겨서 그 피부를 떼어내는 것이다. 결안決眼은 눈동자를 도려내는 것이다.
한韓나라 사람이 그 시신을 저잣거리에 내어놓고 현상금을 걸고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였으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注+⑦ 폭暴은 보목步木의 절切이고, 또 본음대로 읽으니, 드러낸다는 뜻이다. 구購는 음이 구構이니, 재물로 구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그의 누나 섭앵聶嫈이 소식을 듣고 가서 곡을 하며 말하기를, “이 사람은 지읍軹邑심정리深井里의 섭정이다.注+⑧ 자姊는 음이 자子이다. 남자男子는 먼저 태어난 여자女子 형제를 자姊라고 한다. 앵嫈은 음이 앵鶯이니 그 누나의 이름이다. 심정深井은 이명里名이다.
내가 있기 때문에 거듭 스스로 몸을 난도질하여 신분을 감추었으니注+⑨ 중重은 지용持用의 절切이니 부復와 같다. 누나 때문에 거듭 스스로 자기의 몸을 난도질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알아보지 못하게 한 것을 이른다. 종從은 음이 종蹤이니, 스스로 그 종적을 끊었음을 이른다., 내가 어찌 죽음을 두려워하여 끝내 훌륭한 동생의 이름을 없어지게 하겠는가.”라고 하며, 마침내 동생의 시신 옆에서 자결하였다.
역주
역주1杜預 :
晉나라 때의 학자로 《春秋左氏傳》에 능통하며, 《春秋左氏經傳集解》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