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綱

丙辰年(B.C.5)

二年이라 春正月에 有星孛于牽牛注+牽牛六星, 在斗北, 臨黃道, 爲犧牲, 亦爲關梁, 不明, 則道路不通, 天下牛疫死.하다

綱

◑策免大司馬喜하고 罷三公官하여 復以朱博爲御史大夫하고 丁明爲大司馬衛將軍하다

目

丁傅驕奢하여 皆嫉傅喜之恭儉하고 又傅太后欲稱尊號호되 喜與孔光, 師丹으로 共執以爲不可라

上이 重違大臣正議注+重, 難也.하고 又內迫傅太后하여 先免師丹하여 以感動喜호되 喜終不順이러니

朱博이 與傅晏連結하여 共謀成尊號事하여 數毁短喜어늘 遂策免喜注+毁短者, 譖毁而言其短也.하다

目

御史大夫官旣罷에 議者多以爲漢이 自天子之號로 下至佐史히 皆不同於古어늘 而獨改三公하니 職事難分明하여 無益於治亂注+成帝綏和元年, 罷御史大夫, 置大司空. 漢官, 至斗食‧佐史而止, 言漢承秦號, 爲皇帝, 下至百官, 稱號皆不與古同.이니이다

於是에 博이 奏言호되

故事에 選郡國守相高第하여 爲中二千石注+高第, 謂才優而品第高也.하고 選中二千石하여 爲御史大夫하고 任職者를 爲丞相하여 位次有序注+任職者爲丞相, 言御史大夫能任其職, 則進而爲相.러니

今中二千石이 未更御史大夫而爲丞相하여 權輕하니 非所以重國政也注+更, 工衡切, 經也.라

臣愚는 以爲大司空官을 可罷요 復置御史大夫니이다

遂更拜博하여 爲御史大夫하고 又以丁明爲大司馬衛將軍하여 如故事注+復綏和以前之制也.하다

綱

夏에 遣高武侯傅喜하여 就國注+恩澤侯表 “高武侯, 國於南陽杜衍縣.”하다

目

傅太后自詔丞相, 御史曰喜附下罔上하여 與師丹同心背畔하니 其遣就國하라

綱

策免丞相博山侯光하여 爲庶人하고 以朱博爲丞相하다

目

孔光이 自議繼嗣持異하고 又重忤傅太后指라

策免爲庶人注+重, 直用切. 重忤傅太后指, 謂不使居北宮, 奏傅遷, 持稱尊號之議也.하고 以朱博爲丞相이러니 臨延登受策에 有大聲如鐘鳴殿中이어늘

以問黃門侍郞揚雄及李尋注+延登, 延入而登殿也. 漢舊儀 “丞相‧御史大夫初拜, 皇帝延登親詔也.” 續漢志 “給事黃門侍郞, 六百石, 掌侍從左右. 給事中, 關通中外, 及諸王朝見於殿上, 引王就坐.”한대

尋對曰此는 洪範所謂鼓妖者也注+洪範五行傳曰 “聽之不聰, 是謂不謀, 時則有鼓妖. 君嚴猛而閉下, 臣戰栗而塞耳, 則妄聞之氣, 發於音聲, 故有鼓妖.”라 人君不聰하여 爲衆所惑하여 空名得進이면 則有聲無形하여 不知所從生이니 宜退丞相하여 以應天變이니이다

雄亦以爲聽失之象이라하고

且曰博은 爲人이 彊毅多權謀하여 宜將不宜相하니 恐有凶惡亟疾之怒니이다

上이 不聽하다

綱

詔共皇去定陶之號하고 立廟京師하며 尊共皇太后傅氏하여 爲帝太太后하고 共皇后丁氏爲帝太后하다

目

朱博旣相에 上이 遂用其議하여 下此詔하니

於是에 帝太太后는 稱永信宮하고 帝太后는 稱中安宮하여 四太后各置少府, 太僕注+傅太后‧丁太后‧趙太后與太皇太后, 爲四太后.하다

傅太后旣尊後에 尤驕하여 與太皇太后語에 至謂之嫗러라

丁, 傅爲公卿列侯者甚衆이라

然이나 帝不甚假以權勢하여 不如王氏在成帝世也러라

綱

免關內侯師丹하여 爲庶人하고 遣新都侯王莽하여 就國하다

目

丞相, 御史言호되 師丹, 王莽이 抑貶尊號하여 虧損孝道하니 當伏顯戮이로되 幸蒙赦令하니 不宜有爵土라 請免爲庶人이라한대

詔免丹하고 遣莽就國하다

天下多寃王氏者러니 諫大夫楊宣이 言호되

孝成皇帝稱述陛下至德하사 以承天序하시니 豈不欲陛下自代하여 奉承東宮哉注+天序, 謂帝王正統相傳之次, 天所命也. 奉承東宮, 言供養太后.시리오

太皇太后春秋七十이라

數更憂傷하여 勅令親屬하여 引領以避丁, 傅注+數更憂傷, 謂先罹元帝之喪, 又哭成帝也. 引領, 謂自引首領而退也.하시니 陛下登高遠望하시면 獨不慙於延陵乎注+言王氏斥逐而丁‧傅貴寵, 若登高而望成帝陵寢, 寧不有慙於付託乎.잇가

帝深感其言하여 復封商子邑하여 爲成都侯注+綏和二年, 商子況, 以罪奪侯, 今以邑紹封.하다

綱

罷州牧하고 復置刺史하다

目

朱博이 又奏言호되

部刺史秩卑賞厚하여 勸功樂進注+漢刺史, 秩六百石耳, 居部九歲, 擧爲守相, 秩二千石, 其有異材功效著者, 輒登擢. 勸功, 謂自勸勉而立功也.이러니

前罷刺史하고 更置州牧호되 秩眞二千石하여 九卿缺이어든 以高第補注+以二千石高第者, 補九卿之缺.하고 其中材는 則苟自守而已니 恐功效陵夷하고 姦軌不禁일까하오니

臣은 請罷州牧하고 置刺史如故라한대 從之하다

綱

六月에 帝太后丁氏崩하다

目

詔合葬共皇注+從夫也, 共皇葬定陶.園하다

綱

大赦하고 改元太初하고 更號陳聖劉太平皇帝

注+陳聖劉, 敷陳聖劉之德也.라하다

目

待詔黃門夏賀良이 言注+夏, 姓. 賀良, 名也.호되

漢歷中衰하니 當更受命이라 宜急改元易號라야 可得延年益壽라한대

上이 久寢疾일새 冀其有益하여 遂從賀良等議注+上卽位痿痺, 末年浸劇.하다

綱

秋七月에 詔以永陵亭部爲初陵하고 勿徙民注+通鑑 “以渭城西北原上永陵亭部, 爲初陵.”하다

綱

◑八月에

詔罷改元易號事하고 待詔夏賀良等이 伏誅

하다

目

上이 改號月餘로되 寢疾自若하니 賀良等이 復欲妄變政事하여 進退大臣이라

上以其言無驗이라하여 詔曰

賀良等이 建言改元易號하면 可安國家라하니

朕이 信道不篤하여 過聽其言하여 冀爲百姓獲福이러니

卒無嘉應注+過, 誤也. 爲, 去聲.하니 夫過而不改면 是謂過矣라 前詔非赦令이어든 皆蠲除之하라

賀良等이 皆下獄伏誅注+蠲, 除也. 改元易號, 大赦天下, 以求延祚, 而不蒙福, 帝悔之, 故更下制書, 諸非赦事, 皆除之, 謂改制易號, 今皆復故也.하다

綱

盡復諸神祠하다

目

上以寢疾로 盡復前世所嘗興諸神祠凡七百餘所注+成帝建始初, 匡衡‧張譚奏, 罷諸神祠不應禮者, 今盡復之.하니 一歲에 三萬七千餘祠云注+神祠旣多, 而有歲五祠者, 有歲四祠者, 故其數若是之多.이러라

綱

丞相博이 有罪自殺하고 御史大夫趙玄은 減死論하다

目

傅太后怨傅喜不已하여 使孔鄕侯晏으로 風丞相陽鄕侯博하여 令奏免喜侯注+恩澤侯表 “孔鄕侯, 食邑於沛郡夏丘. 陽鄕侯, 國於山陽湖陵.”하니 博이 與御史大夫趙玄議之한대

玄이 言事已前決하니 得無不宜注+前決, 謂前已決遣就國, 罪無重科也. 得無, 猶言無乃也.아

博曰已許孔鄕侯矣로라 匹夫相要라도 尙相得死어든 何況至尊이리오 博은 唯有死耳라한대

玄이 卽許可注+要, 平聲, 約也. 得死, 謂得其死力也. 至尊, 謂傅太后.하다

博이 惡獨斥奏喜하여 以何武前就國에 與喜相似라하여 卽幷奏喜, 武하여 皆請免爲庶人注+惡, 烏故切. 斥, 指斥也.하다

上이 疑博, 玄承指하여 卽召玄問狀한대

玄이 辭服注+丞相‧御史同奏, 而獨召問玄者, 以博强毅多權詐, 難遽得其情, 而玄易以窮詰也.이어늘 詔減玄死罪三等하고 削晏戶四分之一注+減死罪三等, 爲隷臣妾. 晏封五千戶, 削其千二百五十.하고

假謁者節하여 召丞相詣廷尉하니 博이 自殺하여 國除하다

綱

冬十月에 以平當爲丞相하다

目

以冬月故로 且賜爵關內侯注+以冬月非封侯時, 故且先賜爵關內侯也.하다

綱

병신년(B.C.5)

[강綱] 한漢나라 효애황제孝哀皇帝 건평建平 2년이다. 봄 정월에 패성孛星이 견우성牽牛星 자리에 나타났다.注+① 견우성牽牛星의 여섯 별은 북두성北斗星 북쪽에 자리하여 황도黃道에 임해 있는데, 희생을 주관하고 관문關門과 교량橋梁도 주관한다. 이 별이 밝지 못하면 도로가 통하지 못하고 천하天下의 소가 역병으로 죽는다.

綱

[강綱] 책서策書를 내려 대사마大司馬 부희傅喜를 면직하고 삼공三公의 관원을 파하고서, 다시 주박朱博을 어사대부御史大夫로 삼고 정명丁明을 대사마大司馬 위장군衛將軍으로 삼았다.

目

[목目] 정희丁姬와 부태후傅太后가 교만하고 사치하여 모두 공손하고 검소한 부희傅喜를 미워하였고, 게다가 부태후가 존호尊號를 칭하고자 하였으나 부희가 공광孔光, 사단師丹과 함께 불가하다고 고집하였다.

상上 은 대신大臣의 올바른 의논을 어기기가 어려웠고注+① 중重은 어렵게 여김이다., 또 안으로는 부태후에게 압박을 받아서 먼저 사단을 면직하여 부희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였으나, 부희는 끝내 순종하지 않았다.

주박朱博이 부안傅晏과 결탁하여 함께 존호尊號를 올리는 일을 모의해서 자주 부희를 헐뜯으면서 단점을 말하자, 마침내 책서策書를 내려 부희를 면직하였다.注+② “훼단毁短”은 참소하여 헐뜯으면서 그의 단점을 말하는 것이다.

目

[목目] 어사대부御史大夫의 관직을 파하자, 의논하는 자들이 대부분 말하기를 “한漢나라는 천자天子의 칭호로부터 아래로 좌사佐史에 이르기까지 칭호가 모두 옛날과 똑같지 않은데, 유독 삼공三公만을 고치니, 맡은 직무를 분명히 알기 어려워서 혼란한 국정을 다스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하였다.注+① 성제成帝 수화綏和 원년(B.C.8)에 어사대부御史大夫를 파하고 대사공大司空을 두었다. 한漢나라의 관직은

두식斗食과 좌사佐史

에 이르러 그쳤다. 한漢나라는 진秦나라의 관직 칭호를 계승하여 〈천자天子를〉 황제皇帝라 칭하고, 아래로 백관百官에 이르기까지 칭호가 모두 옛날과 똑같지 않다는 말이다.

이에 주박朱博이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고사故事에 군국郡國의 수守와 상相으로 등급이 높은 자를 선발하여 중이천석中二千石을 삼고注+② “고제高第”는 재주가 넉넉하여 등급[품제品第]이 높음을 이른다., 중이천석中二千石에서 선발하여 어사대부御史大夫를 삼고, 어사대부御史大夫의 직책을 잘 수행하는 자를 승상丞相으로 삼아서 위차位次에 질서가 있었습니다.注+③ “임직자위승상任職者爲丞相”은 어사대부御史大夫가 자신의 직무를 잘 수행하면 승진하여 승상丞相이 됨을 말한다.

지금은 중이천석中二千石이 어사대부御史大夫를 지내지 않고 곧바로 승상丞相이 되어서 권세가 가벼우니, 국가의 정사를 중하게 하는 방법이 아닙니다.注+④ 갱更은 공형工衡의 절切이니, 지낸다는 뜻이다.

어리석은 신臣은 생각하건대, 대사공大司空의 관직을 파하고 다시 어사대부御史大夫를 두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시 주박을 임명하여 어사대부御史大夫로 삼고, 또 정명丁明을 대사마大司馬 위장군衛將軍으로 삼아서 고사故事와 같게 하였다.注+⑤ 수화綏和 연간(B.C.8~B.C.7) 이전의 제도를 회복한 것이다.

綱

[강綱] 여름에 고무후高武侯 부희傅喜를 봉국封國으로 내보냈다.注+① 《한서漢書》〈외척은택후표外戚恩澤侯表〉에 “고무후高武侯는 남양南陽의 두연현杜衍縣을 국도國都로 했다.” 하였다.

目

[목目] 부태후傅太后가 직접 승상丞相과 어사御史에게 명하기를 “부희傅喜가 아랫사람들에게 부화附和하여 편들고 윗사람을 기망해서 사단師丹과 합심하여 배반하였으니, 그를 봉국封國으로 내보내라.” 하였다.

綱

[강綱] 책서策書를 내려 승상丞相 박산후博山侯 공광孔光을 면직하여 서인庶人으로 삼고注+① 중重(거듭)은 직용直用의 절切이다. “중오부태후지重忤傅太后指”는 부태후傅太后를 북궁北宮에 거처하지 못하게 하고, 부천傅遷을 〈옛 군郡으로 돌려보낼 것을〉 아뢰고, 존호尊號를 칭하는 의논에 이견異見을 가진 것을 이른다., 주박朱博을 승상丞相으로 삼았다.

目

[목目] 공광孔光은 계사繼嗣를 의논할 때부터 황제와 의견을 달리하였고 또 부태후傅太后의 지시를 거듭 거슬렸다.

그리하여 책서策書로 면직하여 서인庶人으로 삼고 주박朱博을 승상丞相으로 삼았는데, 주박을 맞이하여 궁전에 올라오게 하여 〈주박이〉 책서策書를 받을 즈음에 종(쇠북)소리와 같은 큰 소리가 궁전 안에 울렸다.

상上이 이것을 가지고 황문시랑黃門侍郞 양웅揚雄과 이심李尋에게 물으니注+② “연등延登”은 맞아 들여서 궁전으로 올라오게 하는 것이다. 《한구의漢舊儀》에 “승상丞相과 어사대부御史大夫를 처음 임명할 적에 황제皇帝가 맞이하여 궁전에 오르게 하고 직접 명했다.” 하였다. 《속한지續漢志》에 “급사황문시랑給事黃門侍郞은 육백석六百石이니 황제의 좌우에서 시종하는 일을 관장하였다. 급사중給事中은 궁정宮庭의 중외中外를 연락하고 여러 왕이 대궐 위에서 조회하여 천자를 뵈올 적에 왕들을 인도하여 자리로 나아가게 함을 관장했다.” 하였다.,

이심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이것은 〈홍범洪範〉에 이른바 ‘북의 요망[고요鼓妖]’이란 것입니다.注+③ 《홍범오행전洪範五行傳》에 “군주가 제대로 듣지 못하면 이것을 불모不謀라 하니, 이때에 고요鼓妖가 생긴다. 군주가 너무 엄하고 사나워 아랫사람들을 막고, 신하가 두려워하여 귀를 막으면 망령되이 들리는 기운이 음성으로 나타나므로 고요鼓妖가 생기는 것이다.” 하였다. 임금이 총명하지 못하여 여러 사람에게 미혹되어 헛된 명성의 사람이 승진하게 되면, 종소리만 있고 형체가 없어서 어디에서 생긴지를 모르니, 마땅히 승상丞相을 퇴출하여 하늘의 변고에 응해야 합니다.”

양웅 또한 “이것은 군주가 송옥訟獄을 잘못 처리한 징후입니다.”라 하고,

또 “주박은 인품이 강하고 굳세며 권모술수가 많아서, 장수에는 제격이나 정승에는 마땅하지 않으니, 흉악하고 격렬한 하늘의 노여움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하였으나,

상上은 따르지 않았다.

綱

[강綱] 조령詔令을 내려서 공황共皇의 정도定陶란 칭호를 없애고 경사京師에 사당을 세웠으며, 공황태후共皇太后 부씨傅氏를 높여 제태태후帝太太后라 하고 공황후共皇后 정씨丁氏를 제태후帝太后라 하였다.

目

[목目] 주박朱博이 정승이 되자, 상上은 마침내 그의 의논을 따라 이 조령詔令을 내렸다.

이에 제태태후帝太太后는 영신궁永信宮이라 칭하고 제태후帝太后는 중안궁中安宮이라 칭하여, 네 명의 태후太后가 각각 소부少府와 태복太僕을 두었다.注+① 부태후傅太后와 정태후丁太后, 조태후趙太后와 태황태후太皇太后가 네 명의 태후太后이다.

부태후傅太后는 존호尊號를 받은 뒤에 더욱 교만해져서 태황태후太皇太后와 말할 적에 심지어는 그를 할미[구嫗]라 부르기도 하였다.

정씨丁氏와 부씨傅氏 중에 공경公卿과 열후列侯가 된 자가 매우 많았다.

그러나 황제皇帝는 이들에게 크게 권세를 빌려주지는 아니하여 성제成帝 때 왕씨王氏의 권세만은 못하였다.

綱

[강綱] 관내후關內侯 사단師丹을 면직하여 서인庶人으로 삼고, 신도후新都侯 왕망王莽을 봉국封國으로 내보냈다.

目

[목目] 승상丞相과 어사御史가 말하기를 “사단師丹과 왕망王莽이 존호尊號를 올리는 것을 막고 폄하하여 상上의 효도를 훼손하였으니, 마땅히 뭇사람에게 시체를 보이는 형벌[현륙顯戮]을 받게 해야 하나, 요행히 사면령赦免令을 받았으니 관작과 토지를 소유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면직하여 서인庶人을 삼을 것을 청합니다.” 하자,

조령詔令을 내려 사단을 면직하고 왕망을 봉국封國으로 내보냈다.

천하天下에 왕씨王氏들을 억울하게 여기는 자가 많았는데, 간대부諫大夫 양선楊宣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효성황제孝成皇帝께서 폐하陛下의 지극한 덕德을 칭찬하시어 대통大統[천서天序]을 잇게 하셨으니, 어찌 폐하로써 대신 태황태후太皇太后[동궁東宮]를 잘 공양하기를 바라지 않으셨겠습니까.注+① “천서天序”는 제왕이 정통正統을 서로 전하는 차례를 이르니, 이는 하늘이 명한 것이다. “봉승동궁奉承東宮”은 황제가 태후太后를 공양供養함을 말한 것이다.

태황태후는 지금 춘추春秋(연세)가 70세이십니다.

여러 번 근심과 상심을 겪으셔서 친족들에게 칙령勅令을 내려 목을 늘어뜨리고 물러가 정씨丁氏와 부씨傅氏를 피하라고 하셨으니注+② “수경우상數更憂傷”은 먼저 원제元帝의 상喪을 당하고, 또 성제成帝의 상喪에 곡함을 이른다. “인령引領”은 스스로 목을 늘어뜨리고 물러감을 이른다., 폐하陛下께서 높은 곳에 올라 멀리 연릉延陵을 바라보신다면 어찌 성제成帝께 부끄럽지 않겠습니까.”注+③ 〈“폐하등고원망陛下登高遠望 독불참어연릉호獨不慙於延陵乎”는〉 왕씨王氏들이 축출당하고, 정씨丁氏와 부씨傅氏가 존귀해지고 총애를 받으니, 만약 높은 곳에 올라가 성제成帝의 능침陵寢을 바라보신다면 어찌 부탁하신 뜻에 부끄럽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황제는 그의 말에 깊이 감동하여 다시 왕상王商의 아들 왕읍王邑을 봉하여 성도후成都侯로 삼았다.注+④ 수화綏和 2년(B.C.7)에 왕상王商의 아들 왕황王況이 죄로 후侯의 작위를 박탈당했는데, 이제 왕읍王邑이 봉후封侯를 이은 것이다.

綱

[강綱] 주목州牧을 파하고 다시 자사刺史를 두었다.

目

[목目] 주박朱博이 또다시 상주上奏하였다.

“부部(주州)의 자사刺史는 질秩이 낮아도 상賞이 많아서 스스로 권면하여 공을 세우고 승진하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注+① 한漢나라 자사刺史는 원래 질秩이 육백석六百石인데, 부部(주州)에 부임한 지 9년이 되면 군수郡守와 제후의 상相으로 추천되니 질秩이 이천석二千石이 되고, 이 중에 특별한 재능과 공효功效를 드러낸 자가 있으면 그때마다 발탁되어 승진하였다. “권공勸功”은 스스로 권면하여 공을 세움을 이른다.

그런데 지난번에 자사刺史를 파하고 고쳐서 주목州牧을 두었으나, 질秩이 진이천석眞二千石이어서 구경九卿에 결원이 생기면 〈주목州牧 중에〉 고과考課 성적이 우수한 자로 보임하고注+② 〈“이고제보以高第補”는〉 이천석二千石 중에 고과 성적이 높은 자로 구경九卿의 결원을 보임하는 것이다., 중등의 재능을 가진 자는 구차히 스스로 자리만 지킬 뿐이니, 공적이 점점 쇠퇴하고

간사한 무리[간궤姦軌]

를 금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신臣은 주목州牧을 파하고 예전과 같이 자사刺史를 둘 것을 청합니다.” 이에 상上이 그의 말을 따랐다.

綱

[강綱] 6월에 제태후帝太后 정씨丁氏가 붕崩하였다.

目

[목目] 조령詔令을 내려서 공황共皇의 정도원定陶園에 합장하게 하였다.注+① 남편(공황共皇)을 따른 것이니, 공황共皇은 정도원定陶園에 장례했었다.

綱

[강綱] 대사령大赦令을 내리고 태초太初라 개원改元하고 황제皇帝의 칭호를 진성류태평황제陳聖劉太平皇帝로 바꾸었다.注+① “진성류陳聖劉”는 성스러운 유씨劉氏의 덕德을 편다는 뜻이다.

目

[목目] 대조황문待詔黃門 하하량夏賀良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注+① 하夏는 성姓이고 하량賀良은 이름이다.

“한漢나라의 국운[역기歷紀]이 중간에 쇠하였으니, 마땅히 다시 천명天命을 받아야 합니다. 급히 개원하고 황제의 칭호를 바꾸어야 수명壽命을 오래 연장할 수 있습니다.”

상上은 오랫동안 병을 앓았으므로 유익함이 있기를 바라서 마침내 하하량 등의 의논을 따랐다.注+② 상上이 즉위하자 몸이 마비가 되었는데, 말년에 더욱 심하였다.

綱

[강綱] 가을 7월에 조령詔令을 내려 영릉정부永陵亭部를 초릉初陵으로 삼고 백성을 이주시키지 말게 하였다.注+① 《자치통감資治通鑑》에 “위성渭城 서북쪽 언덕 위에 있는 영릉정부永陵亭部를 초릉初陵으로 삼았다.” 하였다.

綱

[강綱] 8월에 조령詔令을 내려 개원하고 황제의 칭호를 바꾼 일을 중지하고, 대조待詔 하하량夏賀良 등이 복주伏誅되었다.

目

[목目] 상上이 칭호를 고친 지 한 달이 넘었으나 오랜 병환이 그대로 계속되니, 하하량夏賀良 등이 다시 정사를 함부로 변경하여 대신大臣을 올리고 물러나게 하고자 하였다.

상上은 그들의 말이 효험이 없다 하여 다음과 같이 명하였다.

“하하량 등이 ‘개원하고 황제의 칭호를 바꾸면 국가를 편안히 할 수 있다.’고 건의하기에,

짐朕은 도道를 믿음이 독실하지 못하여 잘못 그 말을 따라서 백성들을 위해 복을 받기를 바랐다.

그러나 끝내 아름다운 응험이 없으니注+① 과過는 과오이다. 위爲(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으면 이것을 허물이라 하는 것이다.

앞서 내린 명령 중에 사면령赦免令이 아닌 것은 모두 제거하라.”

이에 하하량 등이 모두 하옥되어 복주伏誅되었다.注+② 견蠲은 제거(중지)한다는 뜻이다. 개원하고 황제의 칭호를 바꾸고 천하에 사면령赦免令을 내려서 수명을 연장하는 복을 구하였는데 복을 받지 못하니, 황제는 이것을 후회하였다. 그러므로 다시 제서制書를 내려서 사면과 관계되지 않는 여러 일을 모두 제거하게 한 것이니, 바꾸었던 연호와 황제의 칭호를 지금 모두 복구함을 이른다.

綱

[강綱] 여러 신사神祠를 모두 회복하였다.

目

[목目] 상上이 오랫동안 병환이 계속되었으므로 앞서 일으켰던 700여 곳의 신사神祠를 모두 회복하니注+① 성제成帝 건시建始 초년(B.C.32)에 광형匡衡과 장담張譚이 아뢰어 예禮에 맞지 않는 여러 신사神祠들을 파했는데, 지금 다시 모두 회복한 것이다., 1년에 37,000여 차례나 제사하였다.注+②

신사神祠가 이미 많은데다가 1년에 5번 제사 지내는 경우가 있고 1년에 4번 제사 지내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 수가 이와 같이 많은 것이다.

綱

[강綱] 승상丞相 주박朱博은 죄가 있어 자살하고, 어사대부御史大夫 조현趙玄은 사형을 감하는 것으로 논죄論罪하였다.

目

[목目] 부태후傅太后는 부희傅喜를 계속 원망하여 공향후孔鄕侯 부안傅晏을 시켜 승상丞相인 양향후陽鄕侯 주박朱博에게 넌지시 말해서 그로 하여금 아뢰어 부희의 후侯를 면직하게 하니注+① 《한서漢書》〈외척은택후표外戚恩澤侯表〉에 “공향후孔鄕侯는 패군沛郡의 하구夏丘를 식읍으로 하고, 양향후陽鄕侯는 산양山陽의 호릉湖陵을 국도國都로 했다.” 하였다., 주박은 어사대부御史大夫 조현趙玄과 상의하였다.

조현이 말하기를 “일이 이미 이전에 결정되었으니, 불가하지 않겠습니까? ” 하자注+② “전결前決”은 전에 이미 결정하여 봉국封國으로 내보낸 일을 이르니, 죄는 이중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득무得無”는 “무내無乃”라는 말과 같다.,

주박이 말하기를 “내 이미 공향후에게 허락하였노라. 필부匹夫가 서로 약속하더라도 죽을힘을 다하여 지켜야 하는데, 하물며 지존至尊에 있어서이겠는가. 나는 오직 죽을힘을 다할 뿐이다.” 하니,

조현이 즉시 허락하였다.注+③ 요要는 평성平聲이니 약속함이다. “득사得死”는 그의 사력死力을 얻음을 이른다. 지존至尊은 부태후傅太后를 이른다.

주박은 부희만을 지적하여 아뢰는 것을 꺼려서, 하무何武가 예전에 봉국封國으로 나아간 것이 부희의 일과 서로 유사하다 하여, 즉시 부희와 하무를 함께 아뢰어 모두 면직하여 서인庶人으로 삼을 것을 청하였다.注+④ 악惡(싫어하다)는 오고烏故의 절切이다. 척斥은 지척함이다.

상上은 주박과 조현이 부태후의 뜻을 받들었다고 의심하고는 즉시 조현을 불러 상황을 물으니,

조현이 복죄服罪하자注+⑤ 승상丞相과 어사御史가 함께 아뢰었는데 유독 조현趙玄을 불러 물은 것은, 주박朱博은 마음이 굳세고 강인하며 권모와 속임수가 많아서 대번에 그 정황을 알아내기가 어렵고, 조현은 따져 묻기 쉬웠기 때문이다. 조령詔令을 내려 조현의 죽을죄를 세 등급 감하고, 부안의 봉호封戶 4분의 1을 삭탈하였다.注+⑥ 〈“조감현사죄삼등詔減玄死罪三等”은〉 죽을죄를 세 등급을 감하여 노예와 신첩으로 삼는 것이다. 부안傅晏에게 5천 호戶를 봉하였으니, 〈4분의 1인〉 1,250호戶를 삭탈한 것이다.

알자謁者에게 부절符節을 내려 승상丞相을 불러 정위廷尉에 나오게 하니, 주박이 자살하여 그의 봉국封國이 없어졌다.

綱

[강綱] 겨울 10월에 평당平當을 승상丞相으로 삼았다.

目

[목目] 겨울철이므로 우선 관내후關內侯의 관작을 하사하였다.注+① 겨울철은 후侯를 봉할 때가 아니므로 우선 먼저 관내후關內侯의 관작을 하사한 것이다.

역주: 역주1 斗食과 佐史 : 봉록이 적은 낮은 관리를 이른다. 《漢書》〈名秩簿〉에 “斗食은 月俸이 11斛이고, 佐史는 月俸이 8斛이다.” 하였다.; 역주2 간사한 무리[姦軌] : 姦軌는 姦宄와 같은바, 《書經》〈虞書舜典〉에 “오랑캐가 中華를 어지럽히며, 寇하고 賊하며 姦하고 宄한다.[蠻夷滑夏寇賊姦宄]”라고 보이는데, 《集傳》에 “사람을 위협하며 재물을 빼앗는 것을 寇라 하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賊이라 하고 밖에서 나쁜 짓을 하는 것을 姦이라 하고 안에서 나쁜 짓을 하는 것을 宄라 한다.”라고 풀이하였다.; 역주3 大赦……太平皇帝 : “改元할 적에 改元한 내용을 쓰지 않는데 여기에서 太初라고 쓴 것은 어째서인가. 改元했다가 곧바로 중지한 것이니, 바로 중지하면 쓰지 않은 것과 똑같다. 夏賀良의 말에 미혹되었으니, 이것을 비판할 만하다고 여긴 것이다. 하물며 武帝가 일찍이 ‘太初’라고 改元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皇帝의 칭호를 바꾼 것과 함께 쓴 것이다.[改元不書所改此其書太初何遄罷之也遄罷之則如勿書惑於賀良之言以是爲可譏也況武帝嘗改太初乎故幷更號書]” 《書法》; 역주4 詔罷改元易號事……伏誅 : “《資治通鑑綱目》에서 左道(異端)를 억제하여 이단에 대해서는 반드시 ‘伏誅’라고 썼다.[綱目抑左道於異端必以伏誅書之]” 《書法》 “심하다. 天道가 아득하고 멀어서 쉽게 말할 수 없음이여. 秦나라 사람들이 籙圖書를 아룀으로부터 匈奴를 멀리 축출하였지만 秦나라를 멸망시키는 실제가 胡亥에게 있었음을 알지 못하였다. 天命이 있는 것은 간혹 그 일부만을 볼 수 있으나 요컨대 쉽게 엿보거나 헤아릴 수가 없는 것이다. 泰山에 冠石이 일어나 선 것과 〈上林에〉 쓰러진 버드나무가 다시 일어남과 같은 것은 後人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이것이 宣帝가 天命을 받을 符瑞가 됨을 알 수 있으나 당시에 있어서는 이것을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지금 ‘漢나라 국운이 중간에 쇠하여 마땅히 다시 天命을 받아야 한다.’라고 한 夏賀良 등의 말은 전혀 소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改元을 하고 皇帝의 칭호를 바꾸어서 이를 억누르고자 하였으니, 이는 天道를 인력으로 이길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하하량의 죽음이 眭孟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휴맹은 생략하고 쓰지 않은 것은 그 말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伏誅’라고 썼으니, 그렇다면 하하량 등의 죄를 다시 어찌 도피할 수 있겠는가. 후세에 天命을 추측하고자 하는 자들이 이것을 보면 다소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甚矣天道幽遠未易言也自秦人奏籙圖書斥逐匈奴而不知亡秦之實在於胡亥蓋天命所在雖或間見一斑要之未易窺測有如泰山立石僵柳復起自後人觀之曉然知其爲宣帝受命之符而在當時則莫之識也今焉漢歷中衰當更受命夏賀良等所言未爲無見而欲改元易號以厭之是天道可以人勝矣賀良之死與眭孟何異然眭孟略而不書者其言不見於施行故也旣書伏誅則賀良等罪夫復何辭後之欲推測天命者見此可以少鑑矣]” 《發明》; 역주5 잘못을……것이다 : 잘못을 저질러도 즉시 뉘우치고 고치면 괜찮지만 잘못을 끝까지 고집하여 고치지 않으면 이것이야말로 진정 잘못이란 뜻으로 《論語》〈衛靈公〉에 보이는 孔子의 말씀이다.; 역주6 神祠가……것이다 : 원문에 ‘앞서 일으켰던 700여 곳의 神祠’라 하였는데, 지금 5번 내지, 4번 제사하여서는 37,000여 번을 제사할 수 없다. 700여 곳의 神祠 외에 다른 곳이 더 있어 이처럼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자치통감강목(6) 책은 2019.03.14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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