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勒이 問浚於王子春한대 子春曰 幽州去歲大水하여 人不粒食이어늘
浚이 積粟百萬이로되 不能賑贍하며 刑政苛酷하고 賦役殷煩하여 忠賢內離하고 夷狄外叛하니
人皆知其將亡이로되 而浚意氣自若하여 曾無懼心이라 方更置立臺閣하여 布列百官하고 自謂漢高, 魏武不足比也라하노이다
勒이 撫几笑曰 王彭祖眞可擒也로다 浚使者還薊하여 具言石勒形勢寡弱하고 款誠無二한대 浚이 益驕怠하여 不復設備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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於是에 漢嘉, 涪陵, 漢中之地 皆爲成有라 成主雄이 虛己好賢하여 隨才授任하여
命太傅驤은 養民於內하고 李鳳等은 招懷於外하며 刑政寛簡하여 獄無滯囚러라
興學校하고 置史官하며 其賦民에 男丁은 歲穀三斛하고
女丁
은 半之
하고 疾病
은 又半之
하며 戸調
는 絹不過數丈
이요 綿數兩
注+調, 徒弔切.이라
事少役希
하니 民多富實
이요 新附者
는 給復除
注+復, 方目切.러라
是時에 天下大亂이로되 而蜀獨無事하며 年穀屢熟하여 乃至閭門不閉하고 路不拾遺라
然이나 朝無儀品하여 爵位濫溢하고 吏無祿秩하여 取給於民하고 軍無部伍하여 號令不肅하니 此其所短也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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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王浚의 사자가 襄國에 도착하니, 石勒이 강한 병졸과 정예병을 숨기고 피로한 군대와 관청의 빈 창고를 보여주고는, 북향하고서 사자에게 절하고 왕준의 편지를 받았다.
왕준이 석륵에게
麈尾(주미)를 보내주자,
注+麈는 音이 主로 사슴의 등속인데, 꼬리가 바람을 내어 파리와 모기를 쫓을 수 있다. 晉나라의 王公과 貴人들은 대부분 麈尾를 사용하였는데, 옥으로 자루를 만들었다. 석륵이 감히 잡지 못하는 체하면서 벽에 걸어두고 아침저녁으로 절하며 말하기를 “내가
王公을 뵐 수 없으나,
그분이 보내주신 것을 보니, 왕공을 뵙는 것과 같다.” 하였다. 또 董肇(동조)를 보내어 왕준에게 표문을 올려서
3월 중순에 직접 幽州에 나아가 尊號를 받들어 올리겠다고 약속하고, 동시에 棗嵩에게 편지를 보내어 幷州牧이 되기를 요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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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石勒이 王子春에게 王浚의 情況을 묻자, 왕자춘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幽州는 지난해에 큰 홍수가 져서 백성들이 곡식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왕준은 백만 석의 곡식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백성들을 구휼하지 않고, 형벌과 정사가 가혹하며, 부역이 많고 번거로워서 안으로는 忠賢들이 떠나고, 밖으로는 오랑캐들이 배반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장차 망할 줄을 알고 있으나 왕준은 意氣가 태연자약해서 조금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막 다시 臺閣을 세워 백관들을 나열하고는 스스로 漢나라 高祖(劉邦)와 魏나라 武帝(曹操)도 자신과 견줄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석륵이 안석을 어루만지고 웃으며 말하기를 “王彭祖(왕준)를 참으로 사로잡을 수 있겠구나.” 하였다. 왕준의 사자가 薊城으로 돌아가서 석륵의 형세가 외롭고 약하며 석륵이 두 마음을 품지 않고 정성을 바치고 있다고 자세히 말하자, 왕준은 더욱 교만하고 나태하여 더 이상 대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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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이때에 漢嘉와 涪陵, 漢中의 지역이 모두 成나라의 소유가 되었다. 成主 李雄은 마음을 겸허히 하고 어진 이를 좋아하여 재주에 따라 임무를 맡겨서,
太傅 李驤에게는 안에서 백성을 잘 다스리게 하고 李鳳 등에게는 밖에서 사람들을 안무하고 회유하게 하였다. 또 형벌과 정사가 너그럽고 간략하여 감옥에는 오래된 죄수가 없었다.
학교를 일으키고 史官을 설치하였으며, 백성들에게 세금을 부과할 적에 성년 남자에게는 1년에 곡식 3섬을 거두고,
성년 여자에게는 이의 절반을 거두고 질병이 있는 자에게는 또 절반을 줄여주었으며,
戶稅는 비단 몇 필, 면이 몇 냥에 지나지 않았다.
注+調(세금)는 徒弔의 切이다.
일이 적고 부역이 드무니, 백성들이 대부분 부유하고 충실하였고, 새로 귀의해온 자에게는 부역과 세금을 면제하였다.
注+復(부역을 면제하다)은 方目의 切이다.
이때 천하가 크게 혼란하였으나 蜀 지역에는 홀로 일이 없었으며, 곡식이 여러 해 동안 풍년이 들어, 마을의 문을 닫지 않고 길에 흘린 물건을 줍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조정에는 禮制와 봉록이 없어서 작위가 지나치게 많았고 관리들은 봉록이 없어서 백성들에게 공급을 받았으며, 군대에는 部伍가 없어서 號令이 엄숙하지 못하니, 이것이 成나라의 단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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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勒이 병력을 모아 엄중하게 행장을 갖추고
王浚을 기습하려 하였으나 아직 출동하지 않았는데,
注+“纂嚴”은 군대가 모여 엄중하게 행장을 갖추고 출동하기를 기다림을 이른다. 張賓이 말하기를 “〈출발을 늦추는 것은〉
劉琨과
鮮卑,
烏桓이 우리의 후환이 될까 두려워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하였다.
석륵이 “그렇다.”라고 대답하자, 장빈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저 세 방면 중에는 지혜와 용맹이 장군에게 미칠 자가 없습니다. 장군이 비록 군대를 이끌고 멀리 출동하더라도 저들은 반드시 감히 움직이지 못할 것이요,
게다가 또 저들은 장군이 곧바로 천 리 멀리 군대를 이끌고 幽州를 점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입니다. 경무장한 군대로 공격하러 갔다가 돌아오면 20일이 넘지 않을 것이요,
가령 저들이 우리를 공격할 마음이 있더라도 저들이 출병하기를 모의할 때에는 우리가 이미 돌아와 있을 것입니다.
注+藉(가령)는 慈夜의 切이다. 유곤과 왕준이 비록 명목상으로는 똑같이
晉나라 신하라고 하나 실제는 원수이니,
만약 유곤에게 편지를 보내고 인질을 보내어 화친을 청하면, 유곤은 반드시 우리가 자신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고 왕준이 망하는 것을 통쾌하게 여겨서,
끝내 왕준을 구하려고 우리를 기습하지 않을 것입니다. 용병술은 신속함을 귀하게 여기니, 때에 뒤늦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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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3월에 石勒의 군대가 易水에 도착하니, 王浚의 督護인 孫緯가 급히 사람을 보내어 왕준에게 아뢰고서 장차 군대를 무장하여 석륵의 군대를 막으려 하였는데, 遊統이 이를 제지하였다.
왕준의 장수와 보좌들이 모두 말하기를 “오랑캐는 탐욕스럽고 신의가 없으니, 반드시 속임수가 있을 것입니다. 공격해야 합니다.”라고 하였으나,
왕준이 노하여 말하기를 “石公이 이번에 오는 것은 바로 나를 받들어 황제로 추대하고자 해서일 뿐이니, 감히 그를 공격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참수하겠다.” 하고는, 연회를 마련하고서 석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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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劉琨이 拓跋猗盧에게 구원병을 청하여 漢나라를 공격하려 하였는데, 마침 탁발의로가 거느리고 있는 여러 오랑캐들이 石勒에게 호응할 것을 모의하였다.
이에 탁발의로가 이들을 다 주살하느라고 끝내 유곤과의 약속에 달려오지 못하였다. 유곤은 석륵이 항복할 뜻이 없음을 알고는 크게 두려워하였다.
劉翰이 석륵을 따르려고 하지 않아서 마침내 段匹磾에게 귀의하니, 단필제가 마침내 薊城을 점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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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張軌가 병이 위독해지자, 文武의 장수와 보좌들에게 遺命을 내리기를 “되도록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서 위로는 국가에 보답할 것을 생각하고 아래로는 집안을 편안히 하라.” 하였다.
장궤가 죽자, 長史 張璽 등이 표문을 올려 세자 張寔으로 하여금 아버지의 지위를 대신하게 하니, 詔令을 내려 장식을 都督, 刺史, 西平公으로 삼고, 장궤의 시호를 武穆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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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漢나라(前趙) 大司馬 中山王인 劉曜와 趙染이 長安을 침략하자, 索綝이 군대를 이끌고 나와 막았다.
조염이 삭침을 가볍게 여기는 기색을 보이자, 長史 魯徽가 말하기를 “晉나라의 군주와 신하는 자신들의 세력의 강약이 대등하지 못함을 알고 있어서 장차 우리와 결사적으로 싸울 것이니,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하였다.
조염이 말하기를 “
司馬模처럼 강한 적도 내가 썩은 나무를 꺾듯 손쉽게 취하였는데, 삭침처럼 하찮은 놈이 어찌 능히 나의 말발굽과 칼날을 더럽히겠는가.”
注+拉(꺾다)는 落合의 切이다. 하였다.
그리고 새벽에 경무장한 기병 수백 명을 거느리고서 삭침을 맞아 싸우며 말하기를 “반드시 삭침을 사로잡은 뒤에야 밥을 먹겠다.” 하였다.
삭침이 조염과
新豐城 서쪽에서 싸웠는데,
注+〈“城西”는〉 新豐城의 서쪽이다. 조염이 패하고 돌아가면서 후회하며 말하기를 “내 노휘의 말을 따르지 아니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내 무슨 면목으로 그를 만나보겠는가.” 하고는 먼저 노휘를 참수하라고 명하였다.
노휘가 말하기를 “장군이 어리석고 고집스러워서 패전하고는, 도리어 다시 자기보다 재주가 앞선 사람을 시기하고 자기보다 나은 자를 살해하려 하니, 아직도 천지가 있다면 어찌 이부자리에서 편안히 죽겠는가.”
注+“忌前”은 남의 재주가 자기보다 앞선 것을 시기하는 것이요, “害勝”은 자기보다 나은 자를 살해하는 것이다. 하였다.
조염은
北地를 공격하다가 쇠뇌를 맞고 죽었다.
注+中(맞다)은 去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