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裴頠著崇有論하여 以釋其蔽하니 曰 利欲은 可損而未可絶有也요 事務는 可節而未可全無也라
談者 深列有形之累하고 盛稱空無之美하여 遂薄綜世之務하고
賤功利之用
注+綜, 子宋切, 機縷也. 綜世之務, 謂整理當世之事, 使皆有紀, 若機之有錯綜.하며 高浮遊之業
하고 卑經實之賢
注+經實, 謂有經世之實用者.하니 人情所徇
에 名利從之
라
於是立言
에 藉於虛無
를 謂之玄妙
하고 處官
에 不親所職
을 謂之雅遠
하고 奉身
에 散其廉操
를 謂之
達
이라
故로 悖吉凶之禮하고 忽容止之表하며 瀆長幼之序하고 混貴賤之級하여 無所不至라
夫萬物之生
이 以有爲分者也
注+物之未生, 則有無未分, 旣生而有, 則與無爲已分矣.라 故
로 心
은 非事也
로되 而制事必由於心
하니 不可謂心爲無也
요
匠은 非器也로되 而制器必須於匠하니 不可謂匠非有也라
由此而觀하면 濟有者는 皆有也니 虛無 奚益於已有之群生哉리오하니라 然이나 習俗已成하여 頠論이 亦不能救러라
目
[目] 裴頠가 〈崇有論〉을 지어서 그 폐해를 해소하고자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利欲은 덜 수는 있으나 완전히 없앨 수는 없고, 事務는 줄일 수는 있으나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談論하는 자들이 有形의 폐해를 깊이 나열하고 空無의 아름다움을 매우 칭찬하여, 마침내 經世하는 일을 하찮게 여기고
功利의 쓰임을 천시하며
注+綜은 子宋의 切이니, 베틀의 올이다. “綜世之務”는 當世의 사무를 정리함에 베틀에 날실과 씨실이 교착함이 있는 것과 같아 모두 기강이 있게 함을 이른다. 부화하고 방탕한 일을 높이 여기고
經世實用하는 어진 이를 비하하니,
注+“經實”은 經世의 실용이 있음을 이른다. 사람의 마음이 원하는 바에 명예와 이익이 뒤따른다.
이에 글을 쓸 적에는 虛無를 바탕으로 삼는 것을 ‘玄妙하다.’ 하고, 관직에 있을 때에는 맡은 직책을 친히 다스리지 않는 것을 ‘고아하고 원대하다.’ 하고, 자신의 몸을 받들 적에 청렴과 지조를 돌보지 않는 것을 ‘曠達하다.’ 한다.
그러므로 길흉의 禮를 무너뜨리고 행동거지의 儀表를 소홀히 하며, 長幼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귀천의 등급을 혼란하게 하여 못 하는 짓이 없다.
만물의 태어남은
有에서 나누어지는 것이다.
注+〈“夫萬物之生 以有爲分者也”는〉 물건이 아직 생기기 전에는 有와 無가 나누어지지 않았으나, 이미 생겨 존재하면 無와 이미 나누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은 일이 아니지만 일은 반드시 마음을 말미암아 만들어지니 마음을
無라고 할 수가 없고,
匠人은 器物이 아니지만 기물은 반드시 장인을 통해서 만들어지니 장인을 일러 有가 아니라고 할 수가 없다.
이로 말미암아 살펴보면 有를 이루는 것은 모두 有이니, 虛無가 이미 존재하는 여러 백성들에게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그러나 세상의 習俗이 이미 이루어져서 배외의 〈숭유론〉도 이것을 바로잡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