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주애군珠厓郡과 담이군儋耳郡은 바다 가운데의 섬에 있고,注+물 가운데 거주할 수 있는 곳을 주洲라 한다. 관리와 병졸들이 모두 중국中國 사람이었다.
관리와 병졸들이 지역 사람들을 침해하고 능멸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 지역 백성들 또한 포악해져서 한漢나라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하여 자주 관리들의 금령禁令을 범하고, 대체로 몇 년마다 한 번씩 배반하여 관리를 죽이니, 한漢나라에서는 번번이 군대를 징발해서 공격하여 평정하곤 하였다.
그런데 이때에 이르러는 여러 현縣이 배반하여 몇 년이 지나도록 평정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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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상上이 여러 신하들과 상의하여 군대를 크게 출동하고자 하였는데, 대조待詔로 있는 가연지賈捐之가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신臣이 들으니,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은 성인聖人 중에 가장 훌륭한 분이요, 우禹임금은 성인聖人의 경지에 들어갔으나 충분하지는 못하다고 하였습니다.注+우禹임금의 공덕은 겨우 성인聖人의 경지에 들어갔으나, 충분하고 크지는 못하다.
이는 성교聲敎에 참여하고자 하면 다스려주고, 참여하고자 하지 않는 자는 억지로 다스리지 않았음을 말한 것입니다.注+여與(참여하다)는 예預로 읽는다. 강彊(억지로)은 기량其兩의 절切이니 아래도 같다.
은殷나라와 주周나라의 영토는 동쪽으로는 강江나라와 황黃나라에 지나지 않고, 서쪽으로는 저족氐族과 강족羌族에 지나지 않고, 남쪽으로는 만형蠻荊에 지나지 않고, 북쪽으로는 삭방朔方에 지나지 않았습니다.注+강江ㆍ황黃은 두 나라이니, 모두 이성羸姓이다.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강국江國은 여남汝南안양현安陽縣에 있고, 황국黃國은 여남汝南익양현弋陽縣에 있다.” 하였다.
이 때문에 칭송하는 소리가 함께 일어나서 백성들은 생업을 즐거워하였으며, 월상씨越裳氏는 아홉 번 통역을 거쳐 공물貢物을 바쳤으니, 이는 무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注+월상越裳은 남쪽 지방의 먼 나라 이름이니, 교지交趾의 남쪽에 있다. 주周나라 성왕成王 때에 아홉 번 통역을 거듭하여 와서 흰 꿩을 바쳤다.
그런데 진秦나라에 이르러서는 군대를 일으켜 멀리 공격해서 외지의 영토를 탐하여 국내를 텅 비워서 천하가 무너지고 배반하였으며, 효무황제孝武皇帝는 군대와 말[마馬]을 장려하여 사방 오랑캐들을 물리쳐서 부세賦稅가 번거로워지고 요역徭役이 무거워져서 도둑 떼가 함께 일어났으니, 이는 모두 영토를 너무 크게 확장하여 정벌이 그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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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지금 관동關東 지방의 백성들이 곤궁하여 도로에 유리流離해서 심지어는 아내를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고 딸을 팔기까지 하는데도 법으로 금지하지 못하고 의리로 바로잡지 못하니, 이는 사직社稷의 우환입니다.
낙월駱越 지방 사람들은 아비와 자식이 같은 냇물에서 목욕하여 금수와 다름이 없으니, 본래 군현郡縣을 설치할 지역이 못 됩니다.
짙은 안개와 이슬로 기후가 저습하여 독초와 독충과 뱀, 수토水土의 해로움이 많아서 사람들이 오랑캐를 보기도 전에 전사戰士가 스스로 죽으니, 이 지역을 버려도 아까울 것이 없고 공격하지 않더라도 위엄에 손상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폐하陛下께서는 하찮은 분노를 참지 못하여 병사들을 몰아 큰 바다 가운데로 떠밀어서 궁벽하고 아득히 먼 지역에 마음껏 분풀이를 하고자 하시니, 기근을 구제하여 착한 백성들을 보전하는 방법이 아닙니다.注+연悁은 영년縈年과 길연吉掾 두 가지 절切이니 성내고 또 조급한 모양이다. 제擠는 자암子諳과 자해子奚 두 가지 절切이니 밀치고 떠미는 것이다. “원원元元”은 선善함이니, 옛날에 사람을 일러 선善이라 하였으니, 선인善人을 말한 것이다. 인하여 선善을 원元이라 하였으므로 백성들을 여원黎元이라 하였으니, “원원元元”이라고 한 것은 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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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또 지난번 강족羌族을 토벌할 적의 군대를 가지고 말하더라도,注+이것은 아마도 선제宣帝신작神爵 원년(B.C. 61)에 강족羌族이 배반했을 때를 가리킨 듯하다. 군대가 외지에서 풍우를 맞은 지가 1년이 채 못 되었고 군대가 출동한 것이 천 리를 넘지 않았으나 비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