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資治通鑑綱目(6)

자치통감강목(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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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寅年(B.C.7)
九月 地震하다
自京師 至北邊郡國三十餘處 地震하여 壞城郭하고 壓殺四百餘人하다
上以災異 問待詔李尋한대 對曰
夫日者 衆陽之長이요 人君之表也 君不修道하면 則日失其度하여 晻昧無光하나니
間者 尤不精하여 光明 侵奪失色하고 邪氣珥, 蜺數作注+珥, 音耳, 凡氣在日旁, 直射爲珥, 珥形點黑也. 蜺, 硏奚切, 或作霓. 雙出, 色鮮盛者爲雄曰虹, 闇者爲雌曰蜺. 數, 音朔, 下同.하니
小臣 不知內事 竊以日視컨대 陛下志操衰於始初多矣注+以日視, 言以日色視之也.니이다
唯陛下 執乾剛之德하사 彊志守度注+謂守法度也.하여 毋聽女謁邪臣之態하고 諸保阿乳母甘言悲辭之託 斷而勿聽하사 勉强大誼하고 絶小不忍注+女謁, 謂婦人私謁請也. 保阿乳母, 謂保護阿依乳哺之母.하소서
良有不得已어든 可賜以貨財언정 不可私以官位 誠皇天之禁也注+良, 甚也.니이다
月者 衆陰之長이니 妃后, 大臣, 諸侯之象也
間者 月數爲變하니 此爲母后與政亂朝하여 陰陽俱傷하여 兩不相便이니
唯陛下 親求賢士하고 無彊所惡하여 以崇社稷注+惡, 去聲. 邪佞之人, 誠可賤惡, 勿得寵異, 令其疆盛也.하소서
五行 以水爲本이라 水爲準平注+五行, 一曰水. 水者, 天一所生.이니 王道公正修明이면 則百川理하여 落脈通하고 偏黨失綱이면 則湧溢爲敗注+落, 與絡通. 落脈通, 言如人身之經絡‧血脈, 流通而不壅塞也.니이다
今汝潁漂涌하여 竝爲民害注+地理志 “潁川郡陽城縣陽乾山, 潁水所出, 東至沛郡下蔡縣, 入淮, 過郡三, 行千五百里. 汝水, 出汝南郡定陵縣高陵山, 東南至新蔡, 入淮, 過郡四, 行千三百四十里.”하고 百川沸騰하니 咎在皇甫卿士之屬注+皇甫卿士, 周室女寵之族也.이라
唯陛下 少抑外親大臣하소서
地道柔靜 陰之常義也어늘
間者 地數震하니 宜務崇陽抑陰하여 以救其咎하고 固志建威하여 閉絶私路하며 拔進英雋하고 退不任職하여 以彊本朝注+固志建威, 謂固志以用英俊, 建威以黜姦邪也.하소서
夫本彊則精神折衝하고 本弱則招殃致凶하여 爲邪謀所陵注+折衝, 言有欲衝突爲害者, 則折挫之.하며 朝廷亡人이면 則爲賊亂所輕이니 其道自然也注+亡, 讀曰無.니이다
求能浚川疏河者하다
騎都尉平當 使領河隄注+使, 疏吏切. 使領, 謂爲使而領其事.러니 奏按經義 治水有決河深川而無隄防壅塞之文하니 宜博求能浚川疏河者니이다 從之注+決, 分泄也. 深, 浚治也.하다
待詔賈讓 奏言호되
治河有上中下策하니이다
古者立國居民 疆理土地호되 必遺川澤之分하고 度水勢所不及注+遺, 留也. 分, 扶問切. 度, 計也. 言川澤水所流聚之處, 皆留而置之, 不以爲居邑而妄墾殖, 必計水所不及, 然後居而田之也.이라
大川無防하여 小水得入하고 陂障卑下 以爲汙澤注+汙, 一胡切, 停水曰汙.하여 使秋水多得이라도 其所休息하여 左右遊波 寬緩而不迫하니이다
夫土之有川 猶人之有口也
治土而防其川 猶止兒啼而塞其口 豈不遽止리오이나 其死 可立而待也
曰 善爲川者 決之使道하고 善爲民者 宣之使言注+國語 “召公諫厲王監謗之辭.” 道, 如字. 使道, 使得其道也.이라하니이다
蓋隄防之作 近起戰國하니 雍防百川하여 各以自利注+雍, 讀曰壅.하니이다
齊與趙魏 以河爲竟하니 趙魏 瀕山하고 齊地 卑下注+竟, 讀曰境. 趙‧魏之地, 一邊接山, 地勢高. 齊地瀕海, 故卑下也.일새
作隄호되 去河二十五里하니 河水東抵齊隄하면 則西泛趙魏
趙魏亦爲隄호되 去河二十五里하니 雖非其正이나 水尙有所遊盪하여 時至而去 則塡淤肥美
民耕田之하여 或久無害하면 稍築宮宅하여 遂成聚落이라가
大水時至漂沒이면 則更起隄防以自救하여 稍去其城郭하고 排水澤而居之하니
湛溺 自其宜也注+湛, 讀曰沈.니이다
今隄防陿者 去水數百步 遠者 數里
於故大隄之內 復有數重하여 民居其間하니 此皆前世所排也니이다
河從河內黎陽으로 至魏郡昭陽 東西 互有石隄하여 激水使還하여
百餘里間 河再西三東이라 迫阨如此하여 不得安息注+地理志 “黎陽縣, 屬魏郡.” 激, 工歷切. 聚石於隄旁衝要之處, 所以激去其水也. 溝洫志 “河從河內, 北至黎陽, 爲石隄, 激使東抵東郡平剛, 又爲石隄, 使西北抵黎陽觀下, 又爲石隄, 使東北抵東郡津北, 又爲石隄, 使西北抵魏郡昭陽, 又爲石隄, 激使東北, 百餘里間, 河再西三東.”이니이다
今行上策인댄 徙冀州之民當水衝者하고 決黎陽遮害亭하여 放河하여 使北入海注+遮害亭, 在淇口東十八里. 有金隄, 隄高一丈. 自淇口東, 地稍高, 至遮害亭西, 五丈.하여
河西薄大山하고 東薄金堤하면 勢不能遠泛濫하여 朞月自定하리이다
難者將曰 若如此 敗壞城郭田廬冢墓 以萬數 百姓怨恨注+難, 去聲.이라하나
昔大禹治水 山林當路者 毁之
鑿龍門, 辟伊闕하고 析底柱, 破碣石하여 墮斷天地之性하니이다
此乃人功所造 何足言也注+鑿, 穿之也. 辟, 讀曰闢, 開通也. 析, 鑿破也. 底柱, 山名. 破, 剖之也. 墮, 火規切. 人功所造, 謂城郭田廬冢墓也.리잇고
今瀕河十郡 治隄歲費 且萬萬이요 及其大決이면 所殘無數注+十郡, 謂河南‧河內‧東郡‧陳留‧魏郡‧平原‧千乘‧信都‧淸河‧勃海也.하니
如出數年治河之費하여 以業所徙之民하고 遵古聖之法하여 定山川之位注+謂依禹迹也.하면 使神人各處其所而不相奸注+神, 謂川瀆之神. 人, 謂居人也.리이다
且以大漢方制萬里하니 豈其與水爭咫尺之地哉注+方, 四方之內也.잇가
此功一立이면 河定民安하여 千載無患하리니
謂之上策이니이다
若乃多穿漕渠於冀州地하여 使民得以漑田하여 分殺水怒하면
雖非聖人法이나 然亦救敗術也注+殺, 所拜切, 衰小之也.니이다
可從淇口以東하여 爲石隄하여 多張水門注+地理志 “淇水, 出河內共縣北山, 東至黎陽入河.” 水經注曰 “魏‧晉之枋頭, 古淇口也.” 共, 音恭.이니 恐議者疑河大川難禁制 滎陽漕渠 足以卜之注+如淳曰 “今礫谿口是也.” 言作水門, 通流水, 不爲害也.
其水門 但用土木이어니와 今作石隄하면 勢必完安하리니
冀州渠首 盡當仰此水門이요 諸渠皆往往股引取之注+渠首, 渠之總頭. 股, 支別也.하여
旱則開東方下水門하여 漑冀州하고 水則開西方高門하여 分河流通渠하면 則塡淤加肥하여 禾麥 更爲秔稻 轉漕舟船 便하리니 此三利也
民田適治하고 河隄亦成이면 此誠富國安民하고 興利除害하여 支數百歲
謂之中策이니이다
若乃繕完故隄하면 增卑倍薄하여 勞費無已하고 數逢其害하리니 此最下策也注+倍, 如字, 倍加也.니이다
詔定世宗하여 爲不毁之廟하다
孔光, 何武奏호되 迭毁之次 當以時定이니 請與群臣雜議注+自元帝時, 貢禹建毁廟之議, 韋玄成‧匡衡皆踵其說, 以爲太祖以下五廟, 其親廟四, 親盡而迭毁. 迄于成帝, 終莫能定, 今二府復奏.하노이다
皆以爲孝武皇帝親盡宜毁라호되
王舜, 劉歆曰
天子七廟 七者 其正法注+句.이라 數可常數者也 不在此數中하니 變也注+言非常數, 故云變也.
苟有功德則宗之 不可預爲設數니이다
臣愚 以爲孝武皇帝功烈如彼하고 孝宣皇帝崇立之如此하시니 不宜毁라한대
制曰 舜, 歆議可라하다
冬十月 策免大司空武하여 遣就國하고 以師丹爲大司空하다
左右或譏何武事親不篤이라한대 帝亦欲改易大臣하여 乃策免武하여 歸汎鄕侯國注+左右, 謂天子側近之臣. 通鑑 “何武後母在蜀郡, 遣吏歸迎, 會成帝崩. 吏恐道路有盜賊, 後母留止, 左右或譏武事親不篤.” 汎, 通作氾. 武封氾鄕侯, 在琅邪不其縣, 後改食南陽博望鄕.하고 以師丹爲大司空하다
見上多改成帝之政하고 乃上書言호되
古者 諒闇不言하여 聽於冢宰하고 三年 無改於父之道하니이다
前大行在堂이어늘 而官爵臣等하여 以及親屬하여 赫然貴寵하고
詔書比下하여 變動政事 卒暴無漸注+比, 頻也. 卒, 讀曰猝.하시니
不能明陳大義하고 復不能牢讓爵位注+牢, 堅也. 牢讓, 猶言固辭也.하여 相隨空受封侯하여 增益陛下之過하니이다
間者 郡國 多地動水出하여 流殺人民하고 日月不明하고 五星失行하니
此皆擧錯失中하고 號令不定하여 法度失理하고 陰陽溷濁之應也니이다
人情 無子 雖六七十이라도 猶博取而廣求注+取, 讀曰娶.하나니 孝成皇帝 獨以壯年克己하사 立陛下爲嗣러시니
及棄天下 陛下繼體하사 四海安寧하고 百姓不懼하니 此先帝聖德 當合天人之功也注+克, 去也. 己者, 有我之私. 繼體, 謂非創業之主而繼先帝之正體而立者.니이다
臣聞天威不違顔咫尺注+左傳齊桓公對宰孔之言也, 言常若在前, 宜自肅懼也.이라하니 願陛下 深思先帝所以建立陛下之意하시고 且克己躬行하여 以觀群下之從化하소서
天下者 陛下之家也 肺附何患不富貴리오 倉卒若是하시니 其不久長矣注+師古曰 “肺附, 謂親戚也.” 舊解云 “肺附, 如肺腑之相附著.” 一說 “肺, 斫木札也, 喩其輕薄, 附著大材也.”리이다
書數十上 多切直之言이러라
傅太后從弟子遷 尤傾邪하니 惡之하여 免官하여 遣歸故郡注+傅氏, 本河內溫人.이러니
傅太后怒어늘 不得已復留遷하다
孔光與丹奏호되 詔書前後相反하니 天下疑惑하여 無所取信이라 請歸遷故郡이라호되
卒不得遣하여 復爲侍中하니 其逼於傅太后 皆此類也러라
詔還陳湯長安하다
議郞耿育 上書하여 寃訟陳湯曰
湯爲聖漢하여 揚威雪恥注+寃訟, 謂訟其寃也. 爲, 去聲. 雪, 拭也.러니 卒以無罪 老棄하니
燉煌 正當西域通道
令威名折衝之臣으로 旋踵及身하여 復爲郅支遺虜所笑하니 誠可悲也注+通道, 通行之路也. 及身, 謂罪及其身也.니이다
今奉使外蠻者 未嘗不陳郅支之誅하여 以揚漢國之盛하나니
夫援人之功以懼敵하고 棄人之身以快讒하니 豈不痛哉注+援, 引也.리잇가
且安不忘危 盛必慮衰
今國家 素無文帝累年節儉富饒之畜注+畜, 讀曰蓄.하고 又無武帝薦延梟俊禽敵之臣注+薦延, 使群臣薦士而延納之也. 梟, 善鬪, 故云梟俊, 猶言梟將也. 一說 “梟, 謂斬其首而懸之也. 俊, 謂敵之魁率也.”하고 獨有一湯이어늘 反使亡逃分竄하여 死無處所注+分, 謂散離也.하니이다
遠覽之士 莫不計度하여 以爲湯尙如此하니 雖復破絶筋骨하고 暴露形骸라도 猶復制於脣舌하여 爲嫉妬之臣所係虜耳注+言湯功如此之偉, 猶不免於罪徙, 繼今者, 雖復捐身爲國, 終制於吏議, 陷於係虜之罪也.라하리니 此臣所以爲國家尤戚戚也注+爲, 去聲.로소이다 書奏 天子還湯하여 卒於長安하다


갑인년(B.C.7)
[] 9월에 지진이 있었다.
[] 경사京師로부터 북쪽 변경의 군국郡國 30여 곳에 이르기까지 지진이 발생하여 성곽城郭이 무너지고 4백여 명이 압사하였다.
재이災異에 대해 대조待詔 이심李尋에게 묻자, 이심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해는 여러 의 우두머리이고 인군人君의 상징입니다. 군주가 를 닦지 않으면 해가 도수를 잃어서 어두워 광채가 없습니다.
그런데 근자에 해가 더욱 정명精明하지 못하여 광명光明이 침탈을 당해서 제빛을 잃고, 간사한 기운이 햇무리를 이루고 무지개가 자주 나타나니注+(햇무리)는 음이 로 무릇 기운이 해 옆에 있으면서 곧바로 쏘는 것을 라 하는데, 둥근 귀걸이 모양의 흑점이다. (무지개)는 연해硏奚이니, 혹은 로 쓴다. 두 개가 쌍으로 나와서 색깔이 곱고 풍성한 것이 수컷이니 이라 하고, 색이 어두운 것이 암컷이니 라 한다. (자주)은 음이 이니, 아래도 같다.,
소신小臣은 조정의 일을 알지 못하나 삼가 햇빛을 가지고 살펴보건대, 폐하陛下의 지조가 처음보다 많이 쇠퇴하신 듯합니다.注+② “이일시以日視”는 햇빛을 가지고 살펴봄을 말한 것이다.
부디 폐하께서는 건강乾剛을 굳게 지키시어 의지意志를 강하게 하고注+③ 〈“수도守度”는〉 법도法度를 지킴을 이른다. 법도를 지켜서 여자들의 사사로운 청탁과 간사한 신하들의 아첨하는 말을 듣지 마시고, 여러 보아保阿(보모保母)와 유모乳母들의 감언이설과 구슬픈 말로 청탁하는 것을 일절 끊고 듣지 마시어 대의大誼를 힘쓰고 을 끊으소서.注+④ “여알女謁”은 부인(궁녀)들이 사사로이 뵙고 청탁함을 이른다. 보아保阿유모乳母는 〈황자皇子를〉 보호하고 의지하게 하며 젖을 먹이는 어미를 이른다.
매우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재물을 하사할지언정 관작과 지위를 사사롭게 주어서는 안 되니, 이것은 참으로 황천皇天이 금하는 것입니다.注+은 심하다는 뜻이다.
[] 달은 여러 의 우두머리이니, 후비后妃대신大臣, 제후諸侯입니다.
근자에 달이 자주 변고를 일으키니, 이는 모후母后가 정사에 관여하여 조정을 어지럽혀 이 모두 해를 입어서 둘 다 편치 못한 것이니,
부디 폐하께서는 직접 어진 선비를 구하고, 경멸해야 할 간사한 사람을 강성하게 하지 말아서 사직社稷을 높이소서.注+(미워하다)는 거성去聲이다. 간사하고 아첨하는 사람은 진실로 경멸하고 미워할 만하니, 이들을 총애하고 특별히 대우해서 강성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오행五行은 물을 근본으로 삼아 물이 기준이 되니注+, 왕도王道공정公正하고 잘 닦여져 밝으면 온갖 내[]가 맥락이 관통하듯이 잘 흐르고, 왕도가 편당하여 기강을 잃으면 물이 솟구쳐 넘쳐서 제방이 무너집니다.注+과 통하니, “낙맥통落脈通”은 사람의 몸에 경락經絡혈맥血脈이 유통하여 막히지 않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지금 여수汝水영수潁水가 마구 흘러 넘쳐서 모두 백성들의 폐해가 되고注+④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영천군潁川郡 양성현陽城縣 양건산陽乾山에서 영수潁水가 발원하여 동쪽으로 패군沛郡하채현下蔡縣에 이르러 회수淮水로 들어가는데, 3개의 을 경유하여 1,500리를 흘러간다. 여수汝水여남군汝南郡 정릉현定陵縣 고릉산高陵山에서 발원하여 동남쪽으로 신채현新蔡縣에 이르러 회수淮水로 들어가는데, 4개의 을 경유하여 1,340리를 흘러간다.” 하였다. 온갖 냇물이 비등沸騰(비등)하고 있으니, 이는 허물이 의 등속에 있습니다.注+황보경사皇甫卿士나라에서 총애받았던 여인들의 집안이다.
부디 폐하께서는 외친(외척)의 대신大臣들을 다소 억제하소서.
[] 땅의 가 유순하고 고요함은 의 떳떳한 의리인데,
근자에 땅이 자주 지진을 일으키니, 마땅히 힘써 을 높이고 을 억제해서 그 허물을 바로잡고, 의지를 굳게 지키고 위엄을 세워서 사사로운 길을 막고 끊으며, 영준英俊한 인물을 선발하여 등용하고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이들을 물리쳐서 본조本朝(조정)를 강하게 하소서.注+① “고지건위固志建威”는 의지意志를 굳게 세워 영준英俊한 인물을 등용하고 위엄을 세워서 간사한 이들을 내침을 이른다.
근본이 강하면 깨끗한 정신精神이 충돌하려는 자들을 꺾고, 근본이 약하면 재앙을 부르고 흉함을 불러서 간사한 꾀를 가진 자들에게 능멸을 당하며注+② “절충折衝”은 충돌하여 폐해를 입히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꺾음을 말한 것이다., 조정에 훌륭한 사람이 없으면 난신적자亂臣賊子들에게 경시를 당하니, 그 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注+(없다)는 로 읽는다.
[] 냇물을 깊이 파고 황하를 소통시킬 수 있는 자를 구하였다.
[] 기도위騎都尉 평당平當使가 되어 황하의 제방을 주관하였는데注+, 아뢰기를 “경전經傳의 뜻을 살펴보건대 물을 다스림에 황하를 트고 내를 깊이 팠다는 글만 있고 제방을 쌓아서 물을 막았다는 글이 없으니, 마땅히 내를 깊이 파고 황하를 소통시킬 수 있는 자를 널리 구해야 합니다.” 하니, 이 그의 말을 따랐다.注+은 물을 나누어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은 내를 깊이 파서 물을 다스리는 것이다.
[] 대조待詔 가양賈讓이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황하를 다스리는 데에는 상책上策중책中策, 하책下策이 있습니다.
옛날 나라를 세우고 백성들을 거주하게 할 적에 토지를 구획하여 다스리되, 반드시 천택川澤의 지역을 남겨두고 수세水勢가 미치지 않을 곳을 헤아렸습니다.注+는 남겨둔다는 뜻이다. (구분, 분별)은 부문扶問이다. 은 헤아린다는 뜻이다. 천택川澤의 물이 흘러 모여드는 곳을 모두 남겨두어서 거주하는 읍으로 삼거나 함부로 개간하여 곡식을 심지 않고, 반드시 물이 미치지 않을 곳을 헤아린 뒤에 백성들을 살게 하고 농사짓게 한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큰 냇물을 막지 아니하여 소류小流가 유입되게 하고, 낮은 지역을 막아 저수지로 만들어서注+(웅덩이)는 일호一胡이니, 물이 고여 있는 곳을 라 한다., 설령 가을에 물이 많이 불어나더라도 여기에 잠시 머물게 하여, 좌우의 물결이 너그럽고 느슨하여 급하지 않았습니다.
땅에 냇물이 있는 것은 사람에게 입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땅을 다스리면서 냇물을 막는 것은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그 입을 막는 것과 같으니, 이렇게 하면 어찌 울음을 급히 그치지 않겠습니까마는, 그러나 그 아이는 곧 죽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냇물을 잘 다스리는 자는 물을 터놓아 물길을 따르게 하고, 백성을 잘 다스리는 자는 백성들이 자신의 심정을 펴서 말하게 한다.’라고 하는 것입니다.注+③ 〈“선위천자善爲川者……선지사언宣之使言”은〉 《국어國語》에 하였다. 본음本音대로 읽으니, “사또使道”는 그 물길을 얻게 하는 것이다.
[] 제방은 근래인 전국戰國시대에 만들기 시작하였는데, 온갖 냇물을 막아 각각 자국自國에 이롭게 하였습니다.注+(막다)은 으로 읽는다.
나라와 나라, 나라는 황하를 국경으로 삼았는데, 나라와 나라는 과 가깝고 나라는 지역이 낮았습니다.注+(경계)은 으로 읽는다. 나라와 나라 지역은 한쪽이 산과 접하여 지세地勢가 높고, 나라 지역은 바다와 접하였으므로 지세地勢가 낮았다.
그리하여 나라는 황하에서 25리 떨어진 곳에 제방을 만들었으니, 황하가 동쪽으로 흘러 나라 제방에 이르면 서쪽으로 역류하여 나라와 나라 지역에 물이 범람하였습니다.
나라와 나라 또한 황하에서 25리 떨어진 곳에 제방을 만들었으니, 비록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은 아니나 그래도 물이 흘러 갈 곳이 있어서 때로 홍수가 닥쳤다가도 지나가면 진흙이 메워져서 땅이 비옥해졌습니다.
백성들이 이 땅을 경작하여 혹 오랫동안 폐해가 없으면 점점 집을 지어 마침내 취락을 이루었다가,
큰 홍수가 때로 이르러 물에 떠내려가거나 침몰하게 되면 다시 제방을 쌓아 스스로 구원해서 차츰 거주하던 성곽을 버리고 수택水澤소통疏通시켜 물을 빼서 거주하였으니,
홍수에 잠기는 것은 본래 당연한 것입니다.注+(빠지다)은 으로 읽는다.
[] 지금 제방이 좁은 곳은 물에서 수백 떨어져 있고 먼 곳은 몇 가 됩니다.
옛날 만들었던 큰 제방 안에 다시 몇 겹의 제방이 있어서 백성들이 그 사이에 거주하고 있으니, 이곳은 모두 전대前代수택水澤에서 물을 뺐던 곳이었습니다.
황하는 하내河內여양黎陽으로부터 위군魏郡소양昭陽에 이르기까지 동서東西에 서로 돌 제방[석제石隄]이 있어서 물을 부딪쳐 돌아서 흐르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백여 리 사이에 황하의 물이 두 번 서쪽으로 흘러가고 세 번 동쪽으로 흘러가니, 긴박함이 이와 같아서 편안히 쉴 수가 없습니다.注+①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여양현黎陽縣위군魏郡에 속했다.” 하였다. 공력工歷이니, 제방의 측면 중에 물이 충돌하는 곳에 돌을 모아 쌓는 것은 그 물을 부딪쳐서 흘러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한서漢書》 〈구혁지溝洫志〉에 “황하는 하내河內로부터 북쪽으로 여양현에 이르는데, 이곳에 돌 제방을 만들어 부딪쳐서 동쪽으로 동군東郡평강平剛에 이르게 하고, 여기에 또다시 돌 제방을 만들어서 서북쪽으로 여양黎陽 아래에 이르게 하고, 여기에 또다시 돌 제방을 만들어서 동북쪽으로 동군의 나루터 북쪽에 이르게 하고, 여기에 또다시 돌 제방을 만들어서 서북쪽으로 위군魏郡소양昭陽에 이르게 하고, 여기에 또다시 돌 제방을 만들어 부딪쳐서 동북쪽으로 흐르게 해서, 백여 리 사이에 황하가 두 번 서쪽으로 흘러가고 세 번 동쪽으로 흘러간다.” 하였다
[] 지금 상책上策을 시행한다면 물의 충격을 정면으로 받는 기주冀州 지역의 백성들을 옮기고, 여양黎陽차해정遮害亭을 터서 황하를 방류하여 북쪽으로 흘러가게 하여 바다로 유입시켜야 합니다.注+차해정遮害亭기수淇水의 어귀 동쪽 18리 지점에 있다. 금제金隄가 있으니, 제방의 높이가 한 길[]인데, 기수淇水의 어귀 동쪽으로부터는 지형이 점차 높아져서 차해정遮害亭 서쪽에 이르면 높이가 다섯 길이 된다.
그리하여 황하가 서쪽으로 태산太山에 이르고 동쪽으로 금제金堤에 이르게 되면, 수세水勢가 크게 범람하지 못하여 1개월이면 저절로 안정될 것입니다.
논란하는 자들은 ‘만약 이와 같이 하면 파괴되는 성곽城郭전택田宅과 무덤이 으로 헤아려져서 백성들이 원한을 품을 것이다.’라고 할 것입니다.注+(논란하다)은 거성去聲이다.
그러나 옛날 대우大禹가 홍수를 다스릴 적에는 수로를 막고 있는 산림을 모두 훼손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용문龍門을 뚫고 이궐伊闕을 개통하고 저주산底柱山을 쪼개고 갈석碣石을 부수어 천지天地의 성질을 끊어버렸습니다.
이 성곽과 전지와 전택과 무덤은 바로 인공人功으로 만든 것이니, 어찌 굳이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注+은 뚫는다는 뜻이다. 으로 읽으니, 개통한다는 뜻이다. 은 쪼개어 깨뜨린다는 뜻이다. 저주底柱는 산의 이름이다. 는 쪼갠다는 뜻이다. (훼손하다)는 화규火規이다. “인공소조人功所造(인공으로 만든 것)”는 성곽城郭전택田宅과 무덤을 이른다.
[] 지금 황하 가에 있는 10개의 에서 해마다 제방을 수리하는 비용이 거의 [만만萬萬]에 이르고, 홍수가 크게 터지게 되면 파괴되는 것이 무수히 많습니다.注+① “십군十郡”은 하남河南, 하내河內, 동군東郡, 진류陳留, 위군魏郡, 평원平原, 천승千乘, 신도信都, 청하淸河, 발해勃海를 이른다.
만일 몇 년 동안 황하를 다스리는 비용을 내어서 이주한 백성들의 생업을 도와주고, 옛 성인聖人의 법을 따라 산과 냇물의 위치를 정한다면注+② 〈“준고성지법遵古聖之法 정산천지위定山川之位”는〉 우왕禹王이 옛날 황하를 소통한 자취를 따름을 이른다. 천독川瀆과 거주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각기 제자리에 있게 하여 서로 침범하지 않게 할 것입니다.注+천독川瀆을 이르고, 은 거주하는 인민人民을 이른다.
또 우리 대한大漢은 사방으로 1만 리를 통치하고 있으니, 어찌 협소한 지척咫尺의 땅을 황하의 물과 다툴 것이 있겠습니까.注+은 사방의 안이다.
이 일이 한 번 성립되면 황하가 안정되고 백성들이 편안해져서 천 년 동안 근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상책上策이라 하는 것입니다.
[] 만약 조운漕運하는 운하運河기주冀州 지역에 많이 파서 백성들로 하여금 전지田地관개灌漑하게 하여 성난 물길을 나누어서 줄이면,
비록 성인聖人의 법은 아니나 이 역시 파괴를 저지하는 방법일 것입니다.注+소배所拜이니, 줄인다는 뜻이다.
기수淇水 어귀의 동쪽으로부터 돌 제방을 만들어서 수문을 많이 설치하여야 하니注+②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기수淇水하내河內 공현共縣북산北山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여양黎陽에 이르러 황하로 들어간다.” 하였다. 《수경주水經注》에 “나라와 나라의 방두枋頭가 옛날의 기수淇水 어귀이다.” 하였다. 은 음이 이다., 이렇게 하면 의논하는 자들이 황하가 큰 하천이어서 통제하기 어렵다고 의심할까 염려되나, 형양滎陽의 운하로 충분히 성공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注+여순如淳이 말하기를 “〈형양조거滎陽漕渠는〉 지금의 역계礫谿(역계) 어귀가 이곳이다.” 하였으니, 이곳에 수문을 만들어 흐르는 물을 통하게 하면 폐해가 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형양의 운하에 있는 수문은 흙과 나무만을 사용했지만 지금 돌 제방을 만들면 형세상 반드시 견고하고 안전할 것이니,
기주冀州의 운하가 모두 마땅히 이 수문을 의뢰할 것이요, 여러 운하에 모두 이따금 지류를 내어 물이 흘러가게 해서注+④ “거수渠首”는 운하의 총두總頭이다. 는 지류이다.,
가물면 동쪽의 아래 수문을 열어놓아 기주冀州관개灌漑하고, 홍수가 나면 서쪽의 높은 수문을 열어놓아 황하의 흐름을 나누어 운하와 통하게 하면, 진흙이 메워져 땅이 더욱 비옥해져서 조와 보리를 심던 밭이 바뀌어 메벼와 찰벼를 심는 논이 될 것이요, 전조轉漕하는 선박이 편리하게 운행할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 이로운 점입니다.
백성들의 전지田地가 적당히 다스려지고 황하의 제방이 또한 완성되면, 이는 진실로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백성을 편안히 하며, 이로움을 일으키고 폐해를 제거하여 수백 년을 지탱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중책中策이라 하는 것입니다.
[] 만약 옛 제방을 수리하여 완전하게 하려고 하면, 낮고 척박한 곳이 배가 되어서, 노력과 비용이 끝이 없고 자주 수해를 만날 것이니, 이것이 가장 하책下策입니다.”注+본음本音대로 읽으니, 배가倍加하는 것이다.
[] 조령詔令을 내려 〈무제武帝인〉 세종世宗을 훼철하지 않는 사당으로 정하였다.
[] 공광孔光하무何武가 아뢰기를 “사당을 순서에 따라 훼철하는 일을 제때에 정해야 하니, 여러 신하들과 모여서 의논할 것을 청합니다.”注+원제元帝 때로부터 공우貢禹가 사당을 훼철하는 의논을 건의하였는데, 위현성韋玄成광형匡衡이 모두 그 말을 인습하여 말하기를 하였다. 성제成帝에 이르기까지 끝내 이것을 정하지 못했는데, 지금 승상부丞相府대사공부大司空府에서 다시 아뢴 것이다. 하였다.
이 에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효무황제孝武皇帝이 다하여 마땅히 훼철하여야 한다.” 하였으나,
왕순王舜유흠劉歆은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천자天子칠묘七廟이니, 은 바른 법입니다.注+② 여기서 를 뗀다. 이란 는 변하지 않는 상수常數이고 은 이 안에 들어 있지 않으니, 은 변하는 수입니다.注+③ 변하지 않는 상수常數가 아니므로 이라 말한 것이다.
만일 공덕功德이 있으면 높이고 미리 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어리석은 신은 생각하건대, 효무황제孝武皇帝공렬功烈이 저처럼 높고, 효선황제孝宣皇帝께서 효무황제孝武皇帝를 높이고 사당을 세우심이 이와 같으시니, 훼철해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하기를 “왕순과 유흠의 의논이 하다.” 하였다.
[] 겨울 10월에 책서策書를 내려 대사공大司空 하무何武를 면직하여 봉국封國으로 내보내고, 사단師丹대사공大司空으로 삼았다.
[] 좌우左右의 측근 중에 혹자가 하무何武가 어버이를 돈독히 섬기지 않는다고 비난하자, 황제 또한 대신大臣들을 바꾸고자 하여 마침내 책서策書를 내려 하무를 면직하여 범향후汎鄕侯의 나라로 돌아가게 하고注+좌우左右천자天子측근側近에 있는 신하들을 이른다. 《자치통감資治通鑑》에 “하무何武의 계모[후모後母]가 촉군蜀郡에 있었으므로 하무가 관리를 보내어 맞이하여 돌아오게 하였는데, 마침 성제成帝하니 관리는 도로道路에 도적이 있을까 염려하여 계모를 촉군蜀郡에 머물러 있게 하였다. 그러자 좌우의 측근들 중에 혹자가 ‘하무가 어버이를 돈독히 섬기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하였다. 과 통하여 쓴다. 하무를 범향후氾鄕侯에 봉하니, 나라가 낭야군琅邪郡(낭야군) 불기현不其縣에 있었는데, 뒤에 식읍을 남양南陽박망향博望鄕으로 옮겼다., 사단師丹대사공大司空으로 삼았다.
사단은 성제成帝의 정사를 많이 고치는 것을 보고 마침내 상서上書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등에게 관작을 내리셔서 친족들에게까지 미쳐 혁혁하게 귀하고 영광스럽게 하였고,
조서詔書를 자주 내리셔서 정사를 점차적으로 바꾸지 않고 갑작스럽게 변경하셨습니다.注+는 자주이다. (갑자기)은 로 읽는다.
그런데 대의大義를 분명히 말씀드리지 못하고 또 작위를 한사코 사양하지 못하고서注+는 견고함이니, “뇌양牢讓”은 한사코 사양한다는 말과 같다., 서로 따라 명분 없이 봉후封侯를 받아서 폐하의 허물을 더 불어나게 하였습니다.
근자에 군국郡國에서는 지진이 많이 일어나고 물이 솟구쳐서 인민들을 표류시켜 죽이고, 해와 달이 밝지 못하고 오성五星이 운행하는 길을 잃었으니,
이는 모두 조정의 거조擧錯(거조)가 중도中道를 잃고 호령號令이 안정되지 못해서, 법도法度가 도리를 잃고 음양陰陽이 혼탁한 응험입니다.
[] 사람의 심정은 자식이 없으면 비록 나이가 6, 70이 되더라도 널리 배필을 구해서 자식을 얻고자 하는데注+(장가들다)는 로 읽는다., 효성황제孝成皇帝께서는 유독 젊은 나이에 자신의 사욕을 이기셔서 폐하를 세워 후사로 삼으셨습니다.
효성황제孝成皇帝께서 돌아가시자 폐하가 지위를 계승하시어 사해四海가 편안하고 백성들이 두려워하지 않으니, 이는 선제先帝의 성스러운 이 하늘과 사람을 화합하게 하신 입니다.注+은 제거함이요, 는 자신의 사욕이다. “계체繼體”는 창업創業한 군주가 아니고 선제先帝정체正體를 이어 즉위한 자를 이른다.
은 듣건대, 하늘(군주)의 위엄이 멀리 있지 않아서 얼굴 가까이에 있다고 하니注+③ 〈“천위불위안지척天威不違顔咫尺”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군주가 항상 앞에 있듯이 여겨서 마땅히 스스로 엄숙히 하고 두려워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폐하께서는 선제先帝께서 폐하를 세운 뜻을 깊이 생각하시고, 또 사욕을 이기고 몸소 도리를 행하시어 아랫사람들이 따라 교화됨을 살피소서.
천하天下는 폐하의 집안이니, 어찌 외척[폐부肺附]들이 부귀하지 못할까 근심하십니까. 그런데 이처럼 창졸간에 정사를 바꾸시니, 장구하지 못할 것입니다.”注+안사고顔師古가 말하기를 “폐부肺附는 친척(외척)을 이른다.” 하였고, 옛 주해註解에 이르기를 “폐부肺附폐부肺腑가 서로 붙어 있는 것과 같다.” 하였으며, 일설에 “는 나무를 깎은 대팻밥이니, 그 가볍고 얇아서 큰 재목에 붙어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하였다.
사단師丹이 수십 번 글을 올림에 간절하고 정직한 말이 많았다.
[] 부태후傅太后의 당질[종제자從弟子]인 부천傅遷이 더욱 간사하자, 이 그를 미워해서 면직하여 옛 으로 돌려보냈는데注+부씨傅氏는 본래 하내河內온읍溫邑 사람이다.,
부태후傅太后가 노여워하므로 은 부득이 다시 부천을 그대로 머물러 있게 하였다.
공광孔光사단師丹이 아뢰기를 “전후의 조서詔書가 서로 어긋나니, 천하 사람들이 의혹하여 믿음을 취할 곳이 없습니다. 부천을 옛 으로 돌려보내시기를 청합니다.” 하였으나,
끝내 돌려보내지 못하고서 다시 시중侍中을 삼으니, 황제가 부태후傅太后에게 압박을 받는 것이 모두 이와 같았다.
[] 조령詔令을 내려 진탕陳湯장안長安으로 돌아오게 하였다.
[] 의랑議郞 경육耿育상서上書하여 진탕陳湯의 억울함을 다음과 같이 하소연하였다.
“진탕은 성스러운 나라를 위하여 위엄을 드날리고 치욕을 씻었는데注+① “원송寃訟”은 그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것이다. (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은 씻음이다., 끝내 죄 없는 몸으로 버려져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거처하고 있는 돈황燉煌은 바로 서역西域을 통행하는 길목에 해당합니다.
적을 무찌른 위엄과 명성이 있는 신하로 하여금 곧바로 죄가 몸에 미쳐서 다시 질지郅支(질지)의 남은 오랑캐들에게 비웃음을 사게 하니, 참으로 서글픕니다.注+② “통도通道”는 통행하는 길이다. “급신及身”은 죄가 그 몸에 미침을 이른다.
지금 외국의 오랑캐에게 사명使命을 받드는 자들은 진탕이 질지를 주벌한 일을 말하여 나라의 성대함을 찬양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남의 공을 끌어다가 적을 두렵게 하고, 남의 몸을 버려서 중상모략하는 자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니, 어찌 애통하지 않겠습니까.注+은 끌어오는 것이다.
[] 또 나라가 편안하여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아야 하고, 왕성하여도 반드시 쇠퇴할 때를 염려하여야 하니,
지금 우리 국가는 평소에 문제文帝처럼 누년累年 동안 근검절약하여 풍요로운 저축이 없고注+(저축하다)은 으로 읽는다.무제武帝처럼 맹장[효준梟俊]으로 적을 사로잡는 신하를 천거하여 맞이한 일이 없고注+② “천연薦延”은 여러 신하들로 하여금 선비를 천거하여 맞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올빼미[]는 싸우기를 잘하므로 효준梟俊이라 하였으니, 맹장[효장梟將]이란 말과 같다. 일설에 “는 그 목을 베어 높은 곳에 매닮을 이르고, 은 적의 괴수를 이른다.” 하였다., 오직 진탕陳湯 한 사람이 있는데, 도리어 그로 하여금 도망하여 흩어져 숨어서 죽을 곳이 없게 하였습니다.注+은 흩어져 떠남을 이른다.
멀리 내다보는 선비들이 모두 헤아려 말하기를 ‘진탕도 오히려 이와 같으니, 비록 우리가 〈국가를 위해〉 다시 힘줄과 뼈가 끊기고 부스러지며 형체와 해골이 햇볕과 이슬에 드러나게 하더라도 다시 사람들의 구설에 제재 받아서 질투하는 신하에게 포박을 당할 것이다.’라고 할 것이니注+④ 〈“탕상여차湯尙如此……위질투지신소계로이爲嫉妬之臣所係虜耳”는〉 진탕陳湯의 공이 이처럼 훌륭한데도 죄를 받고 내쫓김을 면치 못하니, 이 뒤를 이은 자가 비록 다시 자기 몸을 버려 국가를 위하더라도 끝내 관리들의 비난하는 의논에 제재 받아서 포박을 당하는 죄에 빠지게 될 것임을 말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은 국가를 위해 더욱 서글퍼합니다.”注+(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이 글을 아뢰자, 천자天子가 진탕을 돌아오게 하여 장안長安에서 일생을 마치게 하였다.


역주
역주1 작은……마음 :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不忍之心]은 원래 仁한 마음으로 좋은 것이나, 작은 일에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은 ‘婦人의 仁’이라 하여 좋게 보지 않는다. ‘婦人의 仁’이란 자식이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꾸짖고 종아리를 쳐 경계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지 못함을 이른다. 《論語》 〈衛靈公〉에 “작은 일에 차마 하지 못하면 큰 계책을 어지럽힌다.[小不忍則亂大謀]”라고 보이는데, 朱子의 《集註》에 “小不忍은 ‘婦人의 仁’과 ‘匹夫의 勇’과 같은 것이 모두 해당된다.”라고 풀이하였다. ‘小不忍’은 ‘작은 일에 차마 하지 못한다.’는 뜻도 되고 ‘하찮은 일을 참지 못한다.’는 뜻도 되는바, ‘匹夫의 勇’은 바로 後者에 해당된다.
역주2 皇甫卿士 : 《詩經》 〈小雅 十月之交〉에 “皇父(황보)가 卿士요 番氏(반씨)가 司徒이다.[皇父卿士 番維司徒]”라고 보이는데, 원래는 周나라 幽王 때의 卿士를 지낸 寵臣 皇甫氏를 이르는바, 인신하여 군주에게 총애를 받는 신하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皇父의 父는 음이 甫이다.
역주3 五行의……것이다 : 朱子는 《周易》의 ‘河圖’의 五行生成을 설명하면서 “하늘이 1로써 水를 낳으면 땅이 6으로써 이루어주고, 땅이 2로써 火를 낳으면 하늘이 7로써 이루어주고, 하늘이 3으로써 木을 낳으면 땅이 8로써 이루어주고, 땅이 4로써 金을 낳으면 하늘이 9로써 이루어주고, 하늘이 5로써 土를 낳으면 땅이 10으로써 이루어준다.[天以一生水而地以六成之 地以二生火而天以七成之 天以三生木而地以八成之 地以四生金而天以九成之 天以五生土而地以十成之]”라고 하였다. 《易本義圖》
역주4 使(使者)는……이른다 : 이 내용은 《漢書》 顔師古의 注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使는 使者 또는 出使의 경우 疏吏의 切이어서 ‘시’로 읽는다. 그리하여 ‘使使者’의 경우 ‘사시자’로 읽는 것이 원칙이나 우리나라에서는 使者를 ‘시자’로 읽지 않고 ‘사자’로 읽으며, 使領의 경우 使는 節度使, 按察使 등의 관직명에 붙는 글자여서 ‘사’로 읽는 것이 원칙이다.
역주5 召公이……말이다 : 召公은 召康公(姬奭)의 손자인 穆公 召虎이며, 厲王은 이름이 胡이다. 여왕이 포악한 정사를 하자, 백성들이 王을 비방하니, 王은 노하여 衛나라의 무당을 시켜 이들을 찾아내어 모두 죽였다. 이에 백성들이 말을 하지 못하고 도로에서 만나면 곁눈질을 하여 불안의 뜻을 나타내었다. 이에 소공이 王에게 간하기를 “백성들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보다도 폐해가 큽니다. 냇물이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여 제방이 터지면 반드시 많은 사람을 상하게 하니 백성들도 이와 같습니다. 이 때문에 내를 다스리는 자는 물길을 터놓아 흘러가게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백성들의 입을 터주어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나 王은 끝내 듣지 않다가 결국 쫓겨나고 말았다.
역주6 太祖……합니다 : 親廟 넷은 四親의 廟로 高祖‧曾祖‧祖‧考의 직계 조상을 이르는바, 太祖는 不祧廟여서 훼철하지 않고 나머지 四親의 廟는 親이 다하면 차례로 훼철함을 이른다. 예컨대 高祖가 五代祖가 되면 祧遷하는데, 만일 功德이 높은 帝王이 있으면 宗으로 높여 훼철하지 않는다. 前漢은 高祖인 劉邦이 나라를 창건하여 太祖(高祖)가 되었고, 文帝의 太宗, 武帝의 世宗, 宣帝의 中宗은 훼철하지 않았다.
역주7 諒闇에서……않았습니다 : 諒闇은 諒陰, 亮陰으로도 표기하는데, 帝王이 居喪하는 곳을 이르나 뜻은 자세하지 않다. 冢宰는 옛날 百官의 우두머리로 지금의 總理와 같은바, 殷나라 高宗 武丁이 양암에 거처하며 선제의 삼년상을 예법대로 마쳤는데, 그동안 정사를 다스리는 것을 총재에게 듣게 하였다. 《書經》 〈商書 說命 上〉에 보인다. 아래의 내용은 《論語》 〈學而〉에 보이는 孔子의 말씀이다.
역주8 前大行의……있는데 : 成帝의 장례를 치르기 전임을 말한 것이다. 大行은 막 별세하여 시호를 아직 정하지 못한 帝王를 이르며, 梓宮은 가래나무로 만든 제왕이나 황후, 왕후의 관을 이른다.
역주9 齊나라……말이니 : 宰孔은 天子인 周 襄王의 신하이다. 齊 桓公이 霸者가 되자, 襄王은 재공을 보내어 齊侯(桓公)에게 胙肉(제사 지낸 고기)을 하사하여 “天子가 文王과 武王에게 제사를 지냈기에 재공을 보내어 伯舅(桓公)에게 胙肉을 내리노라.” 하니, 齊侯가 뜰 아래로 내려가 拜辭하려 하자, 재공이 말하였다. “또 천자의 명령이 계시었소. 天子께서 저에게 ‘伯舅는 나이가 많은데다가 功勞까지 있으므로 한 등급을 올려주노니, 내려가서 拜辭하지 말게 하라.’ 하셨소.” 이에 齊侯가 대답하기를 “天子의 위엄이 면전에서 지척도 떨어져 있지 않으니, 小白인 제가 감히 天子의 명을 탐하여 내려가 절하지 않을 수 있겠소.” 하고는 내려가 절 한 뒤에 올라와 胙肉을 받았는바, 이 내용은 《春秋左氏傳》 僖公 9년에 보인다.

자치통감강목(6) 책은 2019.03.14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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