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目]
진秦나라
무안군武安君이 병이 나자
왕릉王陵으로 하여금
조趙나라를 정벌하게 하였는데,
한단邯鄲을 공격하여 패하였다.
注+① 소리少利는 전쟁에서 자못 패하였음을 말한 것이다.
무안군의 병이 낫자 왕이 그를 보내 왕릉을 대신하게 하고자 하였다.
무안군이 아뢰기를 “한단은 실제로 공격하기 쉽지 않고, 또 제후들의 구원이 바로 도착할 것입니다.
진秦나라가 비록 장평長平에서 승리하였으나, 사졸 가운데 전사한 자가 반을 넘었습니다.
나라 안이 빈 상황에서 멀리
대하大河와 산을 건너 다른 나라의
국도國都를 다투다가
注+② 진秦나라로부터 한단邯鄲을 공격함에 대하大河와 왕옥산王屋山, 태행산太行山 등의 험난함이 있다. 가로질러 건너는 것을 절絶이라고 한다.조趙나라가 안에서 호응하고 제후들이 밖에서 공격하면
진秦나라 군대가 패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하였다.
왕이 다시 응후應侯를 보내 무안군에게 가기를 청하였으나 끝내 사양하고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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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조趙나라 왕이 평원군平原君으로 하여금 초楚나라에 가서 구원을 요청하게 하였다.
평원군이 문하의 식객 가운데 문무文武를 갖춘 자 20인과 함께 가기로 약속하였는데, 19인을 얻고는 나머지는 뽑을 만한 사람이 없었다.
모수毛遂가 자신을 천거하자 평원군이 말하기를 “어진 선비가 세상에 처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그 끝이 바로 드러납니다.
注+① 추錐는 날카로운 것이니, 또한 송곳과 같은 물건이다. 낭囊은 주머니이다. 입立은 바로이다. 견見(드러나다)은 호전胡甸의 절切이다.
지금 선생이 저의 문하에 계신 지가 이제 3년인데, 제가 들은 바가 없으니, 이것은 선생이 가지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니, 모수가 말하기를 “신이 오늘에야 주머니 속에 있고자 청합니다.
신으로 하여금 진작에 주머니 속에 있게 하였다면 뾰쪽한 송곳의 끝이 삐져나왔을 것이니, 끝이 보일 뿐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注+② 탈脫은 토활吐活의 절切이니, 돌출한다는 뜻이다. 영頴은 송곳 끝이다. 송곳 끝의 뾰족한 부분이 돌출하여 주머니 밖으로 삐져나오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하였다.
毛遂가 자신을 천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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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평원군平原君이 마침내 그와 함께 초楚나라에 도착하여 초楚나라 왕과 합종의 이해득실에 대하여 논의하였는데, 오래도록 결정이 나지 않았다.
모수毛遂가 칼을 어루만지며 계단을 지나 올라가 말하기를 “합종의 이해득실은 두 마디 말이면 결정이 나는데
注+① 양언兩言은 이로움과 해로움을 말한다., 오늘 해가 뜨면서 논의하기 시작하여 해가 중천에 이르도록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였다.
왕이 노하여 꾸짖자 모수가 칼을 어루만지며 앞으로 나아가 말하기를 “왕께서 저를 꾸짖는 것은 초楚나라의 많은 병사들 때문인데, 지금 10보 안에서는 왕께서 초楚나라의 많은 병사를 의지할 수 없으니, 왕의 생명이 저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저의 주군이 앞에 계신데 저를 꾸짖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그리고 제가 들은 바로는 탕왕湯王은 70리의 땅을 가지고 천하에 왕 노릇 하였고, 문왕文王은 100리의 땅을 가지고 제후들을 신하로 거느렸다고 합니다.
지금 초楚나라가 땅이 사방 5천 리요 군사가 100만이니, 이는 패자霸者와 왕자王者의 자질을 갖춘 것입니다.
, 이놈은 백대의 원수입니다.
注+③ 악惡(미워하다)는 거성去聲이다.
조趙나라도 수치스럽게 여기는데, 왕께서는 미워할 줄 모르십니다.
합종이라는 것은
초楚나라를 위한 것이지
조趙나라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注+④ 위爲(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하니, 왕이 “그렇소. 그렇소.”라고 하였다.
마침내
초楚나라 왕과
하여 합종을 정하고서 돌아왔다.
注+⑤ 삽歃은 소갑所甲의 절切이니, 입에 피를 머금는 것이다.
평원군이 말하기를 “나는 감히 다시는 천하의 선비를 외모로 판단하지 않겠다.”
注+⑥ 상相은 거성去聲이니, 본다는 뜻이다. 하고, 이 일로 인하여 모수를
상객上客으로 삼았다. 그리고
초楚나라가
춘신군春申君으로 하여금 군대를 이끌고
조趙나라를 구원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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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위魏나라 왕이
진비晉鄙로 하여금
조趙나라를 구원하게 하니
注+① 진晉은 성姓이다.,
진秦나라 왕이 사신을 보내
위魏나라에게 말하기를 “내가
조趙나라를 공격하여 조만간 함락시킬 것이니, 제후 가운데 감히 구원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군대를 이동하여 먼저 공격하겠다.” 하였다.
위魏나라 왕이 두려워서 진비로 하여금 구원을 중지하여
업鄴의 성벽에 주둔하게 하고, 다시
신원연新垣衍으로 하여금
한단邯鄲에 들어가
조趙나라를 설득하여 함께
진秦나라를 높여
제帝로 삼아 그 군대를 퇴각시키고자 하였다.
注+② 신원新垣은 복성複姓이며, 연衍은 이름이다.
노중련魯仲連이 그 소식을 듣고 가서 신원연을 만나 말하기를 “저
진秦나라는 예의를 버리고 적을 참수한 공로를 숭상하는 나라입니다.
注+③ 상上(숭상하다)은 상尙과 같다. 수공首功은 참수한 것으로 공을 삼는 것이다.
저들이 만약 방자하게 천하에
제帝가 된다면 내가 동해에 뛰어들어 죽을지언정 그 백성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注+④ 사연肆然은 사지肆志(뜻대로 함)와 같다
그리고
는
진秦나라가
제帝를 칭했을 때의 해악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는 것입니다.
注+⑤ 양梁은 곧 위魏나라이다.
옛날에
구후九侯,
악후鄂侯,
문왕文王은
주왕紂王의
삼공三公이었습니다.
注+⑥ 《괄지지括地志》에 “상주相州 부양현釜陽縣 서남쪽에 구후성九侯城이 있다.”고 하였다. 악鄂은 음이 악萼이니, 나라 이름이다.
주왕이 구후를 죽여 젓갈을 담그자 악후가 강력하게 간쟁하였습니다.
이것을 이유로 주왕은 악후를 죽여 포를 떴습니다.
注+⑦ 구후九侯에게 훌륭한 딸이 있어서 주왕紂王에게 바쳤다. 그 딸이 음란한 짓을 좋아하지 않자 주왕紂王이 화가 나서 죽이고는 구후를 죽여 젓갈을 담갔다. 쟁爭(간쟁하다)은 거성去聲이다. 포脯는 음이 부斧이니, 마른 고기이다.
문왕이 이 소식을 듣고 한숨을 쉬며 탄식하였는데, 이것을 이유로 주왕은 문왕을
의 감옥에 가두어 죽게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注+⑧ 유牖는 음이 유酉인데, 본래는 유羑라고 쓴다.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하내河內 탕음현湯陰縣에 유리성羑里城이 있다.”고 하였다. 고庫는 병거를 보관하는 곳이다.
지금
진秦나라와
양梁나라가 모두 만승의 나라를 근거로 각자 왕을 칭하는 명성을 갖고 있는데, 어찌하여
진秦나라가 한 번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을 보고 바로 복종하여
제帝로 섬기고 마침내 포와 젓갈이 되는 지경으로 나아간단 말입니까.
魯仲連이 秦나라가 帝를 칭하는 해악을 논하다
그리고 진秦나라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帝의 노릇을 계속한다면, 장차 천자天子의 예를 행하여 천하를 호령하고 제후의 대신大臣을 바꿀 것이며, 미워하는 자에게 빼앗아 좋아하는 자에게 주고,
또 자신들의 딸과 참소하기 좋아하는 여자들로 하여금 제후들의 비빈이 되게 할 것이니, 양梁나라 왕이 어떻게 편안히 지낼 수 있겠으며, 장군은 또한 어떻게 이전의 은총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신원연新垣衍이 일어나 두 번 절하고 말하기를 “제가 오늘에야 선생께서 천하의 선비임을 알았습니다.
여기서 나가 감히 다시는 진秦나라를 제帝로 높이자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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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진秦나라가 조趙나라를 포위했을 때에 조趙나라 평원군平原君의 부인은 공자公子 무기無忌의 누이였다.
조趙나라 사신의 수레가
위魏나라에 잇달아 이르러 공자 무기를 나무랐다.
注+① 개蓋는 일산이다. 관개冠蓋는 관모도 있고 일산도 있는 사대부이다. 촉屬(닿다)은 음이 촉燭이니, 아래도 같다.
공자가 근심하여 여러 번 위魏나라 왕에게 진비晉鄙로 하여금 조趙나라를 구원하게 할 것을 청하였고, 심지어 빈객과 변사가 백방으로 설득하였으나, 왕이 끝내 듣지 않았다.
공자가 이에 빈객을 모으고 수레 백여 대를 준비하여 싸움에 달려가 조趙나라에서 죽고자 하였다.
조趙나라로 가는 길에 후생侯生을 만났는데, 후생이 말하기를 “공자께서 별다른 계책도 없이 진秦나라 군대에게 달려들려고 하니, 이것은 마치 굶주린 호랑이에게 고기를 주는 격입니다.
무슨 공이 있겠습니까.”
注+② “무타단無佗端”은 별다른 기이한 계책이 없어 단서를 열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하였다.
공자가 두 번 절하고 계책을 묻자 후생이 말하기를 “제가 듣건대, 진비의 병부兵符가 왕의 침실 안에 있고 여희如姬가 가장 총애를 받는다고 하니, 충분히 병부를 훔쳐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자께서 일찍이 여희를 위해 그 아비의 원한을 갚아주었으니, 여희가 공자를 위하여 죽음도 사양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로 여희에게 한 번 말을 하면 병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니, 진비의 병부를 탈취하여 북쪽으로
조趙나라를 구원하고 서쪽으로
진秦나라를 물리치면, 이것이
오패五霸의 공적입니다.”
注+③ 위爲(위하다)는 모두 거성去聲이다. 여희如姬의 아비가 어떤 사람에게 피살되었는데, 공자公子가 문객으로 하여금 그 원수의 머리를 베어 여희에게 바치게 하였다. 호랑이는 위엄이 있고 용맹한 짐승이므로 병부로 삼았다. 한漢나라 때에 동호부銅虎符가 있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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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공자公子가 그의 말대로 하여
병부兵符를 얻으니,
후생侯生이 말하기를 “장수가 야전에 있을 때에는 군주의 명령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注+① 손무자孫武子의 말이다.
만약 진비晉鄙가 의심하여 다시 왕에게 물으면 일이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신의 문객인 주해朱亥는 힘센 장사이니 데리고 갈만 합니다.
진비가 말을 듣지 않으면 그로 하여금 공격하게 하십시오.” 하였다.
공자가 업鄴에 이르자 진비가 병부를 맞추어 보고 과연 의심하여 손을 든 채로 공자를 보고 말하기를 “내가 10만의 군대를 이끌고 국경에 주둔하고 있으니, 국가의 중임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 대의 수레를 타고 와서 이를 대신하려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니, 주해가 40근짜리 철퇴를 소매 속에 넣고 있다가 진비를 쳐서 죽였다.
注+② 추살椎殺은 쳐서 죽이는 것이다.
공자가 병사를 모아놓고 명령을 내리기를 “
부자父子가 함께 군중에 있는 자는 아비가 집으로 돌아가고,
형제兄弟가 함께 군중에 있는 자는 형이 집에 돌아가고,
독자獨子로 형제가 없는 자는 집에 돌아가 부모를 봉양하라.”
注+③ 양養(봉양)은 거성去聲이다. 하고 8만 명의 병사를 뽑아 그들을 이끌고 진군하였다.